Tibet·Nepal·Himal

[네팔] 너걸 코트 전망대 ♪

저산너머. 2010. 6. 30. 16:43

너걸코트(Nagarkot) 히말라야 전망대에서 바라본 히말라야 풍경.

너걸코트의 일출. 일출 자체는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하는 것도 아닌, 평범한 일출이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왼쪽 설산은 마나슬루일 것으로 생각된다. 맞다면 오른쪽이 거네쉬 히말쯤일테고...

너걸코트 정면으로 보이는 이 부근은 아마도 랑탕히말쯤일 것 같고..

세번째 사진의 왼쪽 설산.
마나슬루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혹시 안나푸르나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언뜻봐선 오른쪽이 안나푸르나의 마차푸차레를 닮은 것 같기도 한데...
근데 카트만두 인근인 너걸코트에서 그 먼 안나푸르나가 과연 보일지는 의문이..
안나푸르나보다 훨씬 가까운 에베레스트나 초오유 등 솔루쿰부의 거봉들은 아주 청명한 날이 아닌데다, 일출빛에 뿌옇게 흐려져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여행 기간을 통틀어 몇장 안되는 내 사진. 전망대에 아무도 없었기에 물론 셀카. 아~~ 손시려...

너걸코트 전망탑.

너걸코트 오르는 언덕위에 우뚝선 거목 한그루. '넌 항상 만년설의 하얀 히말라야를 바라보고 있구나. 네가 쓰러지는 그날까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며.....'

해가 서서히 높아지면서 시계가 급격히 흐려지고 있었다.

너걸코트 오르는 도로.






♣ 2007.12.7  네팔 카트만두 근교 너걸코트(Nagarkot) 전망대


히말라야 트레킹때 찍은 엄청난 양의 사진 정리하느라 질려서인지.. 늘어지는 포스팅에 지겨워졌는지..
아니면 무언가 정리되지 못한 생각 때문인지 구렁이 담넘어가듯 트레킹 관련 포스팅을 마친감이 있어서
마음 한구석에 항상 무언가 찜찜함이 남아있었는데, 이제서야 정리를 해본다.

네팔을 떠나기 직전에 히말라야를 마지막으로 한번 더 바라보면서 50여일간의 티벳, 네팔 여행과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정리하고
싶어 너걸코트에 올랐었다.
올드버스파크에서 버스를 탄 후 벅터푸르에서 너걸코트행으로 갈아탔는데, 카트만두 시내를 빠져나가는
동안 중고차와 오토바이가 뿜어대는
엄청난 매연과 버스 정류소에 정차할 때마다 자기도 태워달라고
악다구니를 쓰며 버스안으로 날라들어오는 지독한 흙먼지 때문에 숨쉬기가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
결국 기관지가 견뎌내지 못하고 그때 걸린 천식증상 때문에 귀국 후에도 한동안 고생했었다..ㅡㅡ)

너걸코트 전망대, 정확히는 머하디오포커리(Mahadevpokhari Dara)산 정상 전망대에 오르기 전날 너걸코트
언덕위의 "At the End of Universe"라는 멋진 이름의 호텔(?)에서 하루를 묵고, 새벽 일찍 전망대를
향했다.
어두운 시각이라서 길이 헷갈려 군부대 정문으로 진입할 뻔 하기도...ㅎㅎ
1시간 가량 깜깜한 비포장 도로를 따라 무작정 오르다 전망대 정상에 도착하니 아직 사위에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어둠이 걷히고, 여명이 밝아오면서 멀리 서서히 드러나는 장쾌한 히말라야 파노라마..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전율....
정말 그 곳이 지구의 끝, 아니 우주의 끝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시간가는 줄 모르며 바라보다 문득 한줄기 빛같은 것이 뇌리를 스쳤다.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트레킹 때 바로 눈앞의 설산들을 바라보면서도 저곳은 나와는 전혀 인연이 없는,
히말라야의 신들이나 전문산악인들만의 영역으로 생각했는데, 나도 저곳에 한번쯤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모르겠다.
물론 말 그대로 생각 뿐일 가능성이 높겠지만... 
그러나, 죽기전에 한번은 그곳을 내 두다리로 직접 오르고, 그 거대한 풍경을 눈으로 바라보고, 경험하고 싶은
마음은 지금도 여전히 
가슴속 한구석에 남아있다.
7천미터급은 어렵겠지만, 6천미터 초중반급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도보산행에서 릿지등반으로 산행 스타일이 바뀌는 과정에서 일종의 두려움과 즐기되 너무 깊이 빠지진
말자라는 평소의 신념 때문에 많이 망설였었다.
설악 릿지 등반 때마다 서로간 약간의 갈등도 없지 않았었고..ㅎㅎ
등반 횟수가 누적되면서 릿지 등반을 어쩔 수 없는 우리의 길로 받아들이게 되고, 어느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즐기게 되었지만...

그러나 그런 과정에서도 암벽만은 입문하지 않으리라는 결심은 여전히 깔려있었다.
그런 결심이 어쩌면 릿지 등반을 내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전제조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젠 그 영역도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슬몃 들기도 한다.
인수봉도 뒷길이 아닌 앞길로 오르고 싶고, 도봉의 선인, 설악의 장군봉 등도 한번쯤은 오르고싶은 생각이..

이런 변덕이 혹시나 히말라야를 염두에 둔 건 아닐까?
히말라야 설산 아래가 아닌, 위로 가기 위한 내적합리화는 아닌지.....ㅎㅎㅎ




아무튼-------

히말라야! 그 길 위에서 난 행복했었고, 언젠가 다시 그 길위에 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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