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가리골 2

[아침가리골] 심설속 월둔고개 넘기 ②

♣ 현리~갈터~아침가리골~월둔고개~월둔골~원당~내린천 아침가리골은 보통 협곡 지형을 이룬 하단부만을 트레킹 대상으로 하지만, 발원지인 구룡덕봉에서 최하단 방태천 합수부까지 장장 16km에 이르는 긴 계곡이다. 본류 좌우로 3~4km 가량의 지류들이 부챗살처럼 흘러내리는데, 수계 기준으론 동설악 둔전골의 3배가 넘고, 내설악 백담계곡에 육박하는 규모. 안쪽 조경동에 서너가구의 민가만 있을 뿐 오염원이 거의 없는 곳인데, 계곡 중류에서 상류까지 임도가 개설되어 있는 현재도 충분히 좋지만, 만약 임도마저 없었다면 남한땅에선 계곡 발원지부터 끝까지 오염원 없이 살아남은 유일한 대규모 계곡이었을 것이다. 풍광상 하이라이트인 하단부 협곡지대에 비해 조경동 이후의 중상단부는 다소 수수한 편이라 다른 계절엔 좀 밋밋할..

Trekking 2014.02.19

[아침가리골] 심설속 월둔고개 넘기 ①

♣ 현리~갈터~아침가리골~월둔고개~월둔골~원당~내린천 집에 도착해 배낭을 펼치니 배낭속에 여전히 남아있던 한기가 확 밀려오면서 반사적으로 몸이 떨리고, 현장의 기억이 그대로 되살아나는 듯하다. 눈속에서 추위로 고생했던 지난 4일간 몸과 마음의 기억이... 겨울산은 매력적이다. 온산을 뒤덮는 하얀 눈, 살인적인 칼바람, 혹독한 추위로 상징되는 겨울산. 다른 계절과는 비교불가한 독특한 분위기와 마성같은 아름다움으로 치장한 채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겨울산. 그러나, 스치기만해도 치명적인 독이 발린 날카로운 비수를 뒤춤에 숨기고 있기도 한 두 얼굴의 겨울산. 눈은 공평하다. 지상의 모든 풍경을 평준화시킨다. 힘들게 높은 설산을 찾지 않더라도 집근처 눈덮힌 공원도 충분히 멋지고, 굳이 설악이 아니더라도 설경 명산..

Trekking 2014.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