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진
칠판에 누가 낙서를 해두었습니다.
(연어가 돌아오듯 그대가 돌아옵니다.
그대가 돌아오듯 연어가 돌아옵니다.)
창 밖을 내다보던 나는
지우개로 천천히 낙서를 지웁니다.
눈을 감으면
반짝이는 강이 내 안에 흐릅니다.
아무리 지워도 눈부신 강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지워도 눈부신 기억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미루나무 가지 위로 키 큰 하늘이
급류가 쏟아지듯 파랗게 쏟아지고
연어가 돌아오듯 그대가 돌아옵니다.
못 잊을 기억 찾아 연어가
그대가 돌아오듯 돌아오고 있습니다.
(연어가 돌아오듯 그대가 돌아옵니다.
그대가 돌아오듯 연어가 돌아옵니다.)
창 밖을 내다보던 나는
지우개로 천천히 낙서를 지웁니다.
눈을 감으면
반짝이는 강이 내 안에 흐릅니다.
아무리 지워도 눈부신 강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지워도 눈부신 기억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미루나무 가지 위로 키 큰 하늘이
급류가 쏟아지듯 파랗게 쏟아지고
연어가 돌아오듯 그대가 돌아옵니다.
못 잊을 기억 찾아 연어가
그대가 돌아오듯 돌아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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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앞에 모든 것이 변한다지만
누군가 나를 연어처럼
혹은 내가 연어를 기다리듯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영원히 변치 않고
기다려주고
기다릴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그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변치 않고
기다려주고
기다릴 수 있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의 연어는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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