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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이야기] 설악의 바위지대 경계선

저산너머. 2013. 9. 16. 14:41

 

 

 

 

 

 

 

 

설악 구석구석을 찾다보면 간혹 특이한 지형이 눈에 띄곤 한다.

소규모의 기암이나 암봉, 동굴 등등이 아닌 대규모 수준의...

 

오늘은 그 첫번째.

 

 

 

설악의 대표적인 바위지대는 천불동과 토왕골, 공룡능선, 내설악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바위지대를 구분해주는  

긴 경계선이 있다.

이 경계선을 기준으로 아래쪽은 설악의 대표적인 험지를 형성하고 있고, 위쪽은 전형적인 육산을 이루고 있으며, 경계선

안쪽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완만한 편이다.

 

물론 이 경계선 위쪽도 숲으로 덮혀 육안으로 관찰되지 있을 뿐 흙 아래쪽은 바위지대일테니 지질학 등의 측면에선 별다른

의미는 없을 듯...

(난 지질학이나 지리학에 전혀 문외한이고, 이쪽에 별다른 관심도 없다. 그저 설악을 다니며 관심있게 지켜본 관찰자일 뿐.

또 너무 깊게 들어가면 재미없기도 하다.ㅎㅎㅎ)

 

 

 

이 경계선의 가장 대표적인 곳이 외설악 칠성봉 부근이라고 할 수 있고, 이 곳의 선을 가장 뚜렷하게 감상할 있는

곳이 외설악 만경대나 소청~희운각 등로이다.

(토왕골이나 소토왕골에서 화채봉쪽으로 오르다보면 칠성봉을 지나면서부터 그동안의 암릉, 암봉 풍경이 한순간

완전히 숲으로 덮힌 육산으로 바뀌는 경험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만경대에서 바라보면 칠성봉 정상을 거쳐 서서히 고도를 낮추며 만경대로 접근하는 이 선을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다.

 

 

그동안 달마봉 등지에서도 누차례 보긴 했지만, 좀더 가까운 곳에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 지난 은벽길 산행때

자세하게 관찰했는데, 이 선은 은벽길 부근에서 시작되어(정확히는 은벽길 동쪽 이웃 능선) 선녀봉~칠성봉~만경대~

염주골 좌측 능선~공룡릉 신선대로 연결된 뒤 내설악으로 넘어가는 듯하다.

내설악 쪽은 외설악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바위 밀도가 낮고, 지형이 완만해 이미 숲으로 덮힌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이 경계선이 비교적 단절되있고, 불분명하지만, 대략 봉정암 상단부~쌍폭골 중단부~직백운 중단부 등을 거쳐 귀때기골

부근으로 이동, 내설악 만경대를 거쳐 공룡능선으로 넘어간뒤 세존봉쪽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 선은 대개 능선에선 고도가 높아지며 골짜기에선 고도가 낮아지는 등 등고선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진행한다.

또한 경계선 부근도 햇빛이 덜드는 북사면 쪽은 숲으로 덮힌 곳이 많으므로 보는 방향에 따라서 선의 연결 정도가

다를 것 같다.

 

 

이 경계선 안쪽의 공통적인 특징은 황적색을 띠는 화강암 지대이고, 매우 험한 지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

범봉, 공룡릉, 용아릉의 암봉들이나 가야동, 백운동, 천불동의 붉은빛을 띠는 암반들을 떠올리면 될 것 같다.

 

가야동 백운동의 바위때깔은 다른 골짜기들과 약간 다르다.

인접 계곡이면서도 회색톤이 대부분인 곰골, 길골과는 확실히 다르고, 특이하게 보라 또는 분홍색을 띠는 큰귀때기골

하단부와도 또 다르다.

큰귀때기골 바로 옆 골짜기이면서도 가야동과 비슷한 황적색을 띠는 작은귀때기골 삼단 와폭부근의 암반색으로 보면

작은 귀때기골과 큰 귀때기골 사이를 가르는 능선이 이 부근에선 바위지대의 경계선이 아닌가 생각된다.

(인접한 경계선 안쪽의 골짜기들과 바위 때깔이나 암질이 달라보이는 점을 고려해보면 귀때기골 부근은 이 경계선이

나뉘는 곳일 뿐만 아니라 이웃 골짜기들과 지질학적으로도 약간 차이가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경계선의 중요한 의미는 전형적인 골산인 설악을 설악답게 만드는 장본인이자, 설악을 여타의 산들과 대비해서는 물론 같은

설악 내에서도 풍광 측면에서 절대적인 비교우위를 갖게 만드는, 설악의 핵심지대이자 존재이유 자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또 이 경계선에 토왕성폭포, 허공다리폭포, 토왕좌골의 폭포, 칠선폭포, 염주골 폭포 등 외설악의 직폭형태의 큰 폭포들이 상당수 

걸쳐있다는 점도 작지 않은 의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설악의 쌍폭, 백운폭포, 쉰길폭포 등도 이 선 부근에 위치한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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