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선골 연녹빛 찬란한 계절, 오월. 굳게 닫혔던 설악의 문이 드디어 열렸다. 이런 때 설악으로 떠나지 않는다면 왠지 낭비처럼 느껴지는 계절이다. 계절과 약간 어울리지 않는 듯하지만, 올시즌 첫 설악 산행은 칠선골로 향한다. 이맘때쯤 칠선골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눈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나무, 길을 향해 어지럽게 누워버린 잡목들.. 지난 겨울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칠선골에 들어선지 얼마되지 않아 이런 커다란 눈덩이가 보이기 시작한다. '눈이 있네? 위쪽 협곡쪽엔 좀더 큰 눈덩이가 있겠군.' 이 정도였다. 이때까지만해도... 가야동 천왕문이나 잦은바위골 소천왕문 느낌이 드는 곳. 수수하던 칠선골은 이곳부터 협곡 풍경을 풀어놓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직 전조에 불과하다. 칠선골 특유의 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