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bet·Nepal·Himal

[안나푸르나 트레킹] 6. 간드룽~담푸스 ♪

저산너머. 2009. 3. 10. 18:36

 

간드룽의 아침 풍경.

안나푸르나 사우스.

사진 왼쪽 상단의 나뭇가지에 일출무렵의 풍경을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까마귀 한마리가 보인다..ㅎ

 

 

좌로부터 안나푸르나 사우스, 히운출리, 마차푸차레

 

 

란드룽 오르막길을 오르며...

 

 

간드룽 숙소에서 바라본 마차푸차레.

 

 

란드룽 오르막길을 오르며...

 

 

 

 

 

 

톨카 도착 직전.

 

 

톨카에서의 시원한 조망.

 

 

 

 

담푸스의 일몰.

 

 

 

 

 

 


 

♣ 안나푸르나 트레킹 4일째 : 간드룽~란드룽~톨카~담푸스

 

간드룽의 아침은 너무도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지상 모든 생명체들이 마치 안나푸르나 여신의 가호 아래 곤히 잠들어 있는 듯...
이 고요와 평화를 지켜내기 위한 여신의 고뇌일까?
안나푸르나 사우스 정상부 어지럽게 흩날리는 순백의 설연.. 
그러나 그마저도 지극히 고요한 먼 풍경속에서일 뿐...

간드룽에서 바라보는 일출 무렵의 풍경은 너무도 아름답다.
능선 정상부가 아닌 산중턱에서 바라보는 탓에 붉고 둥그런 태양을 직접 바라보는 여느 일출은 아니지만, 
아침 햇살이 동쪽 능선을 타고 넘어 안나푸르나 사우스 정상부를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그 아랫쪽 갈색
초원지대를 붉게 물들인 뒤 계곡 깊숙한 곳까지 서서히 부드럽게 스며드는 풍경에선 신비로움을 넘어 
성스러운 느낌마저 들었다.


전날 맥주를 많이 마신 탓인지 두 친구분 기상이 늦어진다.
일찍 일어나 언덕길을 올라 간드룽의 일출을 감상하고 내려온 시각까지도 여전히...
온수로 샤워를 하고, 짐을 다 정리하고, 아침식사를 기다린다. 

늦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롯지를 나서 비탈길을 내려서다 담푸스-너야풀 갈림길에서 두분과 헤어졌다.
두 친구분은 계곡길을 따라 너야풀로 원점회귀하시고, 나는 내 포터와 함께 계곡을 건너 란드룽~톨카를
거쳐 담푸스로 진행할 것이다.

빙하 녹아내린, 녹슨 구릿빛 물이 철철 넘쳐흐르는 주계곡의 작은 철다리를 건너자마자 란드룽까지 가파른
비탈길이 이어진다. 
땀을 뻘뻘흘리며 비탈길을 오른 뒤 휴식을 취하며 안나푸르나 사우스와 히운출리를 바라다본다.

언덕 모퉁이에 위치한 톨카에서 바라보는 안나푸르나 사우스 전망은 정말 시원하기 그지없었다.
편한 너야풀 방향 계곡길을 굳이 마다하고, 담푸스로 향하는 이유가 바로 톨카에서의 전망 때문이었는데,
고생한 보람이 느껴진다.

톨카 언덕 모퉁이를 돌아서며 이젠 정말 마지막이 될 것 같은 아쉬움에 나도 모르게 연신 되돌아보게 된다.
물론 담푸스에서도 안나 사우스와 히운출리의 모습이 보이긴 하겠지만 이곳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톨카쪽에서 담푸스로 넘어서는 비촉 데우랄리 고갯마루에 위치한 롯지의 풍경이 꼭 우리네 주막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랜 여정에 심신이 지친 나그네들이 고갯마루에서 잠시 다리쉼하며 목도 축이고, 허기를 달래기도 하는..
롯지 주인의 딸인지 며느리인지 밀크티를 내주는 여인의 웃는 인상이 너무도 귀여웠다.
티베탄계인데, 햇볕에 그을려 까무잡잡한 얼굴에 눈웃음 가득한 눈꼬리와 입매가 어쩜 그리도 귀여울 수가..ㅎㅎ
상큼한 미소가 찻잔에도 배어있는 듯 밀크티가 여느 때보다 더 달콤하고, 고갯마루를 오르느라 쌓인 심신의
피로가 한꺼번에 녹아내리는 듯하다.
사진이라도 찍어둘 걸....ㅎㅎ


다시 길..
이제 담푸스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내리막길만 내려서면 된다.

담푸스는 트레킹의 날머리 또는 들머리이고, 완만한 구릉지대에 자리잡은 마을이라서 규모는 큰 편이지만 
의외로 롯지 시설은 좋지 않았다.
대부분이 낡고 허름한..
솔루쿰부를 포함해 트레킹의 마지막이 될 오늘 밤을 시설이 좋은 롯지에서 편안하게 쉬면서 그동안의 여정을
정리하고 싶었는데, 약간 아쉬움이 느껴졌다.
괜찮은 롯지를 찾아 한참을 헤매다 몸도 지칠대로 지쳐 날이 어두워져서야 가까운 롯지에 들 수 있었다.
늦은 저녁을 먹고, 여느때처럼 홀로 싸늘한 잠자리에 들고.. 
트레킹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별 의미없이 지나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