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리~갈터~아침가리골~월둔고개~월둔골~원당~내린천 집에 도착해 배낭을 펼치니 배낭속에 여전히 남아있던 한기가 확 밀려오면서 반사적으로 몸이 떨리고, 현장의 기억이 그대로 되살아나는 듯하다. 눈속에서 추위로 고생했던 지난 4일간 몸과 마음의 기억이... 겨울산은 매력적이다. 온산을 뒤덮는 하얀 눈, 살인적인 칼바람, 혹독한 추위로 상징되는 겨울산. 다른 계절과는 비교불가한 독특한 분위기와 마성같은 아름다움으로 치장한 채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겨울산. 그러나, 스치기만해도 치명적인 독이 발린 날카로운 비수를 뒤춤에 숨기고 있기도 한 두 얼굴의 겨울산. 눈은 공평하다. 지상의 모든 풍경을 평준화시킨다. 힘들게 높은 설산을 찾지 않더라도 집근처 눈덮힌 공원도 충분히 멋지고, 굳이 설악이 아니더라도 설경 명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