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설악산] 음폭골~은벽길 ①

저산너머. 2013. 10. 28. 18:01

 

 

 

 

 

♣ 천불동~양폭~염주골 하단부~음폭골~만경대능선~화채릉~피골 서릉~은벽길

 

자정 언저리에 속초에 도착했는데, 문득 순대가 땡긴다.

아마도 동서울에서 맡았을 순대 냄새의 잔상 때문인듯...ㅎㅎ

택시 기사님께 순대집을 수소문해 잠시 들러 순대를 사고는 설악동으로 신나게 달린다.

설악동에 도착하니 때마침 로그도 막 도착한 참이다.

설악동까지 로그를 픽업해주셨던, 지난 봄 백운동 리지 산행때 함께 한 한강 형수님도 만나 반갑게 인사도 드리고...

 

천불동 산행 전야의 공식 보금자리에 자리를 잡은 후 간단히 한잔 한 뒤 알싸한 설악숲의 밤내음을 맡으며 꿈나라로

향한다.

다음날의 산행에 기대감 때문인지 항상 이 첫날밤 자리에 누울 때의 느낌이 너무도 좋다.

 

아침 이른 시각 힐리형님이 도착하시고, 이번 산행에 특별히 참여하신 백운대님도 도착하신후 음폭골을 향해

새벽의 냉기가 채 가시지 않은 천불동을 거슬러 오른다. 

 

 

※ 지난 10월 첫째주에 다녀온 곳인데, 카메라(메모리가 들어있던)가 한동안 가출모드였던 탓에 이제서야 올린다.

 

 

 

양폭대피소앞.

투명한 가을 하늘, 협곡 깊숙이 부서지는 눈부신 아침햇살.

너무도 청명한 날씨라 오늘 산행이 더욱더 기대된다.

 

 

 

양폭포.

 

 

 

양폭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염주골(음폭골)에 접어든다.

이상하게 자꾸만 인연이 어긋나다 처음 찾는 염주골.

도대체 어떤 곳일지.. 기대감 만땅이다.

 

 

양폭을 되돌아보며...

 

 

 

계곡이 오른편으로 크게 휘돌자마자 멀리 음폭으로 보이는 폭포의 흰 물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음폭포.

 

 

 

되돌아본 만경대의 벽.

 

 

이 깊은 협곡도 어느덧 가을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음폭 최상단에서 내려다본 풍경.

 

 

 

 

음폭 상단에서 잠시 쉬어간다.

 

 

좁고 검은 협곡과 대비되어 더욱더 눈부신 빛.

 

 

 

근래 비가 좀 내렸는지 암사면이 젖어있어 미끄러운 곳이 꽤 있었다.

 

 

 

고갈봉.

 

 

 

 

 

드디어 염주폭포에 도착.

사진을 통해 무수히 봤지만, 실제 눈으로 보니 훨씬 더 멋지다.

담엔 저 안쪽으로 들어가봐야지.

 

 

 

염주폭의 시커먼 소.

 

 

 

 

 

 

 

 

염주폭 앞에서 점심 식사를 한 뒤 염주골 본류를 벗어나 음폭골로 접어든다.

 

 

암봉 사이로 보이는 칠형제연봉.

로그가 이쪽에서 보는 토끼봉이 낙타봉 같다고 한다.

바라보니 정말 낙타 얼굴 딱이다.ㅎㅎㅎ

"히히힝~~~"

 

 

 

 

 

고갈봉.

 

 

살모사 계열 맞는 것 같은데... 대가리가 유난히 작고, 모양도 살모사 특유의 삼각형이 아니다.

 

 

 

 

음폭골의 암반 와폭지대.

며칠전 비가 내린데다 햇빛이 적게 드는 곳이라 그런지 음폭골의 암반들은 미끄러운 곳이 많아 조심스러웠다.

일행중 누군가가 한차례 미끄덩~~

그 소리에 놀라 뒤돌아보던 나까지 덩달아 미끄덩~~~

 

 

 

 

 

이제 신선대가 눈에 들어온다.

 

 

너무도 근사한 고갈봉.

염주골과 음폭골의 협곡미도 좋았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고갈봉이 가장 감동적이었다.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나중에 한번...ㅎㅎㅎ

 

 

 

 

 

 

 

 

 

음폭골 암반지대를 완전히 벗어난 뒤 좀더 진행하니 골짜기 형태를 서서히 잃으며 잡목으로 뒤덮혀가는 음폭골 중상류.

 

 

적당한 지점에서 만경대능선을 향해 지릉을 타고 오른다.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길고 길게 느껴지던 구간.

음폭골 산행의 크럭스는 음폭 통과가 아니라 음폭골~만경대 능선 구간이었던 듯...ㅎㅎ

대신 잡목은 거의 없어 그나마 진행하기는 수월한 편.

 

 

만경대 능선에 붙고나니 숲사이로 곱게 물든 화채봉이 보인다.

 

화채봉 사이트. 1253봉 삼거리 쉼터에 사람 한명이 있다. 혹시 공단직원 아닌지 잠시 쫄았는데, 먼저 도착하신 백운대님과 얘길하는 걸 보니 등산객 같다.

행색과 배낭을 보니 비박팀이 분명해 보여 백운대님께 슬쩍 윙크하고는 백운대님이 좀더 붙잡아주길 기대하며 그대로 쉼터를 통과해 부리나케 비박지로 향한다. 

어디 눈먼 버섯이라도 없는지 등산로 주위를 둘러보며 잠시 방심하던 중 문득 뒤를 돌아봤는데.. 헐~~ 잔뜩 상기된 표정의 그 등산객이 바로 꽁무니에 붙어 있다. 이건 뭐지? 눈채 챈게 분명하다.ㅋㅋㅋ 

어디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는건지 걷는건지 하고 있는데.. 헐... 그사람 겁나게 따라붙는다. 자꾸 따라오면 배낭 벗고 뛴다??ㅎㅎ

결국 간발의 차로 제일 너른 비박지에 먼저 도착해 배낭 내려놓으며 게임오버~~!! 바위아래 쉼터를 둘러보러 잠시 가보니 그사람 중얼거리듯 그런다.

"우쒸~ 삼거리에서 후미 기다리는게 아니었는데....." ㅋㅋㅋ

 

화채샘터에서 물을 긷고, 타프를 치고...

바람도 제법 불고, 약간 쌀쌀했지만 무에 걱정이겠는가.

한바탕 화채의 황홀한 밤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