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bet·Nepal·Himal

[티벳 20] 장무 가는 길

저산너머. 2008. 6. 17. 17:47

해발 5,200m 라룽라(Lalung-la) 고개 정상.
티벳에 체류하던 그 모든 날이 맑고 청명한 날씨였지만, 이곳은 해발 5천미터가 넘는데다 오염원이 전혀없는 곳이다보니 더욱더 맑고 티없이 파란 하늘이었다.

뒤에 보이는 봉우리는 시샤팡마(Shishapangma, 8,027m).
산명은 티벳어로 '황량한 땅' 즉, 기후가 나빠 식물이나 가축이 살 수 없는 장소를 의미한다고 한다.
'여신', '설산' 등의 그럴듯한 의미가 포함된 다른 산과는 다르게 좀 무뚝뚝한 산명.
대부분 국경에 걸쳐 있는 다른 히말라야 14좌와는 달리 유일하게 중국 국경내에 있고, 14좌의 막내이다.

 

 

솜사탕 하나 흘러간다.
팔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

 

We love beer~~!!
눈부시게 흰 만년설의 히말라야 파노라마를 감상하며 마시는 맥주맛은 어떨까?ㅎㅎ
몇 안되는 맘에 드는 사진(티벳, 네팔 여행을 통틀어..)

 

 

 

 

 

 

산을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그곳에선 위대한 히말라야 앞에 숙연해지게 된다.

 

 

 

 

 

시샤팡마

 

 

라룽라 고개와 니얄람 사이의 풍경들.
히말라야 설산들이 금방이라도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그러나.. 정말.. 멀.고.도.  험.하.다.....

 

 

 

 

 

국경선과 히말라야 마루금의 불일치 때문일까?
이미 마루금을 지났으니 물길을 따라 내려가고 있는 셈인데, 히말라야 속으로 점점 깊숙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국경도시인 장무에 도착하기전 니얄람에서..

니얄람의 첫인상은 더이상 티벳이 아니라는 느낌이었다.
중국 동부의 어느 소도시 같은 느낌..

니얄람이 보이자마자 우리 모두 열렬히 환호했다.
모두들 일종의 해방감에 들떠 있었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참 이상한 일이다.
티벳스러움을 찾아 티벳에 왔고, 그동안 그 티벳스러운 멋에 감탄해하던 그 마음은 다 어디로 사라져버린 걸까?
티벳스러움.. 흑백톤의 어둡고, 우중충한 마을, 황량한 느낌의 갈색 들판, 춥고 건조한 느낌에 혹시 이미 지쳐버린 것일까?
아니면 우리 앞에 네팔이라는 새롭고 따뜻한 동경의 대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을까?
이런 기분은 니얄람보다 더 크고 중국스런, 국경마을인 장무에서 더더욱 강했다.

 

 

티벳에 가면 꼭 야크스테이크를 먹어보라고 했는데, 그동안 구경도 못하다가 니얄람에 도착해서야 먹게 되었다.
사실 이곳의 맛은 솔직히 별로였다.
야크스테이크는 나중에 카트만두의 에베레스트 스테이크 하우스와 에베레스트 트레킹때 남체 칼라파타르 롯지에서 먹은게 역시 최고였다.


 

 

니얄람을 지나 네팔과 티벳의 티벳쪽 국경마을인 장무로 내려가는 길.
니얄람(3,750)~장무(2,300m) 구간은 표고 1,500여 미터를 내리꽂는, 바라보기에도 아찔한 거대한 협곡길인데, 당시엔

도로공사중이라서 저녁 5시 이후에만 통행을 시키고 있었다.
워낙 가파른데다 노면이 거칠기 짝이 없는 비포장 도로라서 랜드크루져가 제속도를 내지 못한다.
랜드크루저가 쉴 새 없이 덜컹대는데, 프레임이 다 드러난 낡은 시트 모서리에 두번이나 꼬리뼈가 부딪혀 귀국후에도 

오랫동안 고생했다는...ㅡㅡ;;

그 길에서는 수목한계선에서 시작해 해발고도가 낮아짐에 따라 온/아열대의 수림으로 바뀌는 신비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니얄람 근처의 나무 한그루 찾기 힘든, 갈색의 산에 점점이 녹색이 섞이기 시작하다 장무 근처에서는 짙푸른 원시의

수림으로 바뀌는 신비로운 색의 스펙트럼.

 

 

 

장무가 얼마 남지 않은 지점에서 찍은 사진.
모두들 무사히 장무에 도착했다는 안도감과 티벳에서 네팔로 넘어오면서 느끼던 묘한 해방감에 들떠 있었다.
함께 했던 6명의 친구들과 사람 좋아보이는 기사 Mr.장이 문득 보고 싶어진다.

 

 

 

 

♣ 2007.11.5   티벳 올드팅그리 ~ 라룽라 고개 ~ 니얄람 ~ 장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