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bet·Nepal·Himal

[포카라] 페와호 보트타기

저산너머. 2009. 5. 8. 18:24

 

 

페와호 선착장.

멀리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 설산이 조망된다.

 

 

 

선착장의 엄청난 날파리떼.

 

 

 

호수 한가운데 섬에 바라히 사원(Barahi Mandir)이라는 힌두 사원이 있는데, 네팔인들이 즐겨찾는 명소이다.

 

 

 

 

 

 

 

댐사이드쪽 풍경.

 

 

일몰 무렵의 페와호.

 

 

 

 

 

♣ 포카라 페와호수 보트 타기

포카라는 네팔 제2의 도시이자 천혜의 휴양지이다.
시내 어디에서든 만년설의 하얀 안나푸르나 산군과 미봉(美峰)인 마차푸차레를 바라볼 수 있고, 아름다운 페와호수가

있고, 사랑고트에선 히말라야 파노라마를 막힘없이 감상할 수 있고, 시간과 노력, 비용을 조금만 들인다면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아무튼 굳이 힘들게 트레킹을 떠나지 않더라도 포카라는 한 일주일쯤 아무 생각없이 휴식을 취하기 딱 좋은 곳이다.
유럽이나 다른 선진국, 아니 중진국 어느 나라에만 있었더라도 포카라는 지금보다는 훨씬 더 유명한 국제적
관광명소가 되지 않았을까?
이곳 이외에 바나나가 주렁주렁 열려있는 아열대의 풍경과 히말라야(그것도 14좌중의 하나)라는 극지의 풍경을 
한장소에서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세계적으로 과연 얼마나 될까?

포카라에 가기전 왠지 모르게 유럽풍의 깔끔한 휴양지를 상상하곤 했었는데, 이런 상상을 여지없이 깨버리는
허름한 숙박시설들과 상가.
페와호라는 호수를 옆에 두고도 심심하면 발생하는 단수, 낡고 부족한 상하수도 시설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런 사정이 비단 포카라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천혜의 관광자원들을 보유하고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네팔의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나같이 호젓한 여행을 좋아하는 여행자에게는 이런 점이 오히려 더 매력적인 요소일 수도 있지만...


안나푸르나 푼힐 트레킹을 마치고, 맘먹고 아무런 생각 없이 쉬기로 한 날. 
오전에 사랑고트에 올라 안나푸르나 전망을 맘껏 바라본 뒤 레이크 사이드로 돌아와, 까페 콘체르토에서 얇고
바삭한 이태리식 피자로 점심식사를 한 후, German Bakery에서 레몬 케익과 초컬릿 크로와상과 생수를 구입해
곧장 페와호로 향했다.
보트 탑승료로 300루피를 지불하고 여유있게 3시간을 빌렸다.
보트 타다 지겨워지면 중간에 반납한다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타보니 3시간도 그리 길지 않더라.....

천천히 노를 저어 호수 반대편으로 건너가보기도 하고, 댐사이트 쪽까지 내려가 보기도 하고, 보트 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보트에 누워 멀리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의 하얀 설산을 감상하기도 하다 지치고 힘들어지면 
빵과 물을 먹고, 바람결에 보트를 맡긴 채 잠을 청하기도 하고.....

이렇게 시간과 공간과 사람,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머리를 비운 채 홀로 보트에 누워있다가 문득 이곳이 천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설사 이곳이 천국은 아니더라도 이 아름다운 페와호에서 보트를 타고 있는 이 시간만큼은 난 천국에 머물러 있던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