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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유재영, 5월의 편지 - 꿈 같은 절망 18

저산너머. 2009. 5. 1. 18:28


유재영


자벌레처럼
푸른 목을 가누는,
아침 한때
가만가만
분홍빛 품사로
떠 가는 은유여
풀밭을 스쳐 온
어린 바람의
겨드랑이에서 나는
오이풀 냄새와
뜨락 가득
한없이 퍼올리는
햇빛들의 수사학
두려워라
꽃들의 저 눈부신
기약 너머
문득, 초록의 이름으로
다가오는 사람 하나
오늘 내가 쓰는
긴 편지의 첫머리는
비워 두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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