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2

[덕유산] 덕유의 기록 ②

별다른 느낌도, 의미도, 가치도 느껴지지 않는 이 허접하기 그지없는 사진들.. 그런데 나는 왜 계속 찍어대는 걸까?? 그건 아마도 무언가 기억하고 싶기 때문은 아닌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희미해지는 기억들. 너무 멀어져 만질 수도 없는 기억들. 때론 전혀 다른 이미지로 왜곡되기까지 하는... 특히나 우리들 눈의 기억이라는 건 시간이라는 신비한 힘 앞에 얼마나 무기력한 것인지.. 발 아래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결코 잊을 수 없을 것만 같던 벅찬 풍경의 기억도.. 그 미소, 그 표정 하나하나, 머릿카락을 스쳐 지나던 바람.. 행여 잊을까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던 소중한 얼굴의 기억도.. 결코 완벽하지 못하고, 단지 보조적인 수단밖에 될 수 없음을 잘 알면서도 내가 사진을 찍고 또 그것에 집착하는 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