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Ridge 56

[설악산] 천화대 리지 ③

사선크랙 하강후 왕관봉으로 직진하지 않고, 흑범길로 우회해 흑범길 정상에 올랐다. 악천후로 인해 2년 연속 정상을 목전에 둔 지점에서 눈물을 머금고, 되돌아서야했던 흑범길. 이런 이유 때문이지 흑범길 정상에서 바라보는 왕관봉은 또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 하늘이 너무도 화창하고 투명하던 날. 그 어느때보다도 여유있게 천화대를 등반했던 것 같다. 긴 암릉위에서 바라보던 역광의 칠형제릉과 외설악의 풍경, 흑범길 정상에서 바라보던 왕관봉이 아직도 눈에 선한 듯하다.

Sorak/Sorak_Ridge 2011.09.30

[설악산] 천화대 리지 ①

9월의 마지막 주, 천화대의 암릉들이 문을 닫기 직전에 천화대를 찾았다. 청명하고 투명한 가을 하늘처럼 오늘도 멋진 등반을 기대해 본다. 워낙 긴 암릉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긴장감 때문인지.. 지금껏 서너차례 찾았음에도 천화대는 이상하게 갈때마다 생소한 느낌이 드는 곳이 많았는데, 이제서야 등반루트에 대해 감이 잡히는 듯하다. 솔직히 처음 찾았을 땐 기대가 너무 컸었는지 약간은 실망감이 들기도 했지만, 찾으면 찾을수록 점점 더 좋다는 느낌이 드는 천화대.. 혹시 단체팀에 휩쓸릴 경우 여유로운 등반은 물론 대기하느라 한두시간을 그냥 허비할 수도 있어 1, 2피치는 오늘도 전략적으로 우회한다.ㅎㅎ 1, 2피치는 언제 다시 등반해 볼 수 있을런지.....ㅠ

Sorak/Sorak_Ridge 2011.09.30

[Old Story] 외설악 칠형제봉 리지

♣ 2005년 7월 외설악 칠형제봉 리지 칠형제봉 리지를 처음 찾았던 날인 것 같다. 디카가 고장나서 A/S를 맡기고는 필카를 가져 갔었다. 필름 스캔을 맡겼더니 결과물이 좀 이상했다. 마치 20년쯤 지난 사진인 듯...ㅎㅎ 소소하 : 난생 첨으로 필름스캔이란거 해보려고 2마트에 맡겼더니만 이렇게..ㅡㅡ; 어찌 보면 오래된 사진인 것 같기도.. 암튼 인화물은 좀 낫다. 후니 : 사진잘봤네.. 근데 자꾸 대장이라 카지 마라 첫마디 부터 버벅댄개 대장은 무슨 쪽팔린다. 글구... 다시 함가구 싶다. 길도 알았겠다 여유를 가지고 조망을 즐감하고파. 수리 : 사진 잘 나왔는데... 멋있어... 인물이...ㅋㅋ 근데....나 말야..... 열심히 매달려 올라 간 흔적은 없고, 바위사이에 끼어있는 듯한... 나만 ..

Sorak/Sorak_Ridge 2011.08.30

[설악산] 흑범길, 구름속에서..②

온통 구름속에 잠겨있다 문득 조망이 열리는 순간 바라보는 주변 풍경이 정말 환상적인 곳인데, 아쉽게도 단 한차례도 열리지 않는다. 젖은 바위, 일년여만의 리지 등반.. 다들 무거운 몸으로 등반이 지연되는 와중에 흑범길의 크럭스인 40m 슬랩 칸테를 오르는 중 빗줄기가 굵어진다. 야속한 흑범길. 천둥번개만 없을 뿐,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기상 조건이다.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인데다, 장시간 계속된 등반으로 지쳐가면서 다들 서서히 전의를 상실해 가던 시각.. 어느새 탈출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다. 하긴 3단 직벽도 꽤 시간이 소요되는 구간인 걸 감안하면 왕관봉까지 진행하기엔 이미 너무 늦어버린 시각이다. 이번 등반의 모토가 지난해 찾지못한 흑범의 꼬리를 찾자였는데, 아쉽지만 지난해와 동일하게 천화대 비박지..

Sorak/Sorak_Ridge 2011.07.26

[설악산] 흑범길, 구름속에서..①

성하의 계절. 출발전엔 흑범의 암릉위에서 무더위와 땡볕에 장시간 노출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아 걱정했었는데, 설악은 수일전부터 계속된 이상 저온으로 산중에서는 가만히 있으면 한기가 느껴질 정도다. 흑범길 첫피치에 도착해보니 하루종일 안개비가 흩날리는 궂은 날씨에 바위는 이미 촉촉히 젖은 상태. 짙은 구름에 덮혀 한치 앞도 가늠하기 힘든 암릉길. 이따금씩 들리는 석주와 천화대 등반팀의 외침이 습한 구름을 타고, 바로 옆에서 들리는 듯할 뿐, 흑범은 석주와 천화대 등 주변과 단절된 설악의 고도로 변해 버렸다. 단 한차례도 열릴 줄 모르는 운무 가득한 풍경에 일면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이런 날씨에만 감상할 수 있는 운치있는 풍경에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Sorak/Sorak_Ridge 2011.07.26

[Old Story] 5년전 오늘.. 별길 리지 (2006년 6월)

별길 리지는 외설악 천불동 오련폭포 왼편의 암릉길이다. 오련폭포 하단부에서 시작해 외설악 만경대까지 이어지는 긴 암릉이지만, 실제 등반은 중단부에서 마치게 된다. 워낙 가파른데다 가랑비에 젖어 정말 그지(?) 같이 미끄러웠던 하산로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는...ㅎㅎ 별길을 생각하면 왠지 모르게 연꽃의 이미지가 연상된다. 천불동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별길이 연꽃의 꽃술을.. 그 꽃술을 연꽃의 꽃잎처럼 둘러싼 주변의 암봉, 암릉군이 한데 어울려 연꽃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것은 아닐까? 혹시 오련은 별길위에 피어난 다섯 송이의 암봉을 일컫는게 아닌지... 등반내내 별길위에서 바라보던 구름에 뒤덮혀 신비스럽고, 운치있던 외설악의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한 듯하다.

Sorak/Sorak_Ridge 2011.06.25

[Old Story] 몽유도원도 리지 (2006년 5월)

상대적으로 규모도 월등하고, 암릉도 매끈매끈 뚜렷하고, 절대 경치에서 아무래도 한발 앞서는 외설악의 리지들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몽유도원도의 풍경에 대한 전반적인 평은 그다지 좋지 않았었다. 덕분에 첫 등반으로 끝.. 이후 그 누구도 다시 가자는 얘기를 단 한번도 꺼낸적 없는 것 같다.ㅎㅎ 내 눈엔 꽤 멋진 풍경이었는데 아쉽다는..... 오래전 찍은 사진들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왜 그렇게 어색하고, 쑥스러운지 오그라들 것 같은 느낌이다.ㅎㅎ '왜 그렇게 이상하게 사진을 찍었을까?' 의아한 생각도 들고..... 사진은 좀 이상해도 사진에 담긴 스토리는 그래도 다 추억이려니, 내 삶의 흔적이려니 생각하면 흐믓한 미소가 그려지기도 한다. 마치 '내 낡은 서랍속의 山' 처럼 말이다. 5년이라는 세월의 힘이 무시할..

Sorak/Sorak_Ridge 2011.06.25

[설악산] 4인의 우정길 ③ ♬

"토왕폭 최고의 조망 리지" ♣♣♣♣♣♣♣♣♣♣♣♣♣♣♣♣♣♣♣♣♣♣♣♣♣♣♣♣♣♣♣♣♣♣♣♣♣♣♣♣♣♣♣♣♣♣♣♣♣♣♣♣♣♣♣♣♣♣♣♣♣♣♣♣♣♣♣♣♣♣♣♣♣♣♣♣♣♣♣ 선등이 마지막 7피치를 등반 중입니다. 누가 7피치는 걸어가는 구간이라고 했는지... 6피치에서 워낙 힘을 빼서 그런지 여기도 만만치 않더군요. 5.7 구간을 걸어가는 당신의 정체는 도대체... 옆에서 넘버투가 딱 그러는 듯한 얼굴입니다. "뭐.. 암것도 아니더구만... 그 정도 갖구 그랴??" 하긴 넘버투 정도면 충분히 그럴 만도... 소토왕골 암장에 루트 보수중인지, 개척인지 좌측 중단부에 노란 상의의 클라이머가 볼트를 박고 있습니다. 이곳 정상부가 "한편의 시를 위한 길"의 피너클 지대이죠. 고도감도 상당하고, 풍광도 그만큼 멋진..

Sorak/Sorak_Ridge 2010.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