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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백창우-장마

저산너머. 2009. 7. 8. 18:37


백창우


1.
오늘은 어느 누굴 찾아 가볼까?
광화문 네거리를 서성이는데
이런 제기랄, 비가 내리네
터덜 터덜 걷다가 시계를 보니
어느새 점심 때가 지났구나
국수 한 그릇 먹었으면
사람들은 어딜 그렇게들 바삐 가는지?
거리는 온통 비닐 우산의 행렬인데
나는 갈 곳이 없구나
이렇게 외로운 날
호주머니엔 담배도 떨어지고
마음은 괜히 울적한데
.........
이제
장마가 시작되려나

2.
신문 한 장 사들고 찻집에 들어가
커다란 종이비행기를 접다가
문득 떠오른 너의 얼굴
지금 너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존 바에즈의 노래를 듣고 있을까?
낡은 책더미에 기대 앉아

사람들은 모두 어떻게들 살아가는지
저마다 몇 개 씩의 슬픔을 갖고
매일 되풀이되는 익숙한 몸짓 속에
나날이 작아지는 가슴으로
다들 어떤 꿈을 꾸는지
........
그래,
큰 비나 내렸으면
ㅡㅡㅡ 그래,
맘 씻어 갈 큰비나 내렸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