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ain/etc

불곡산

저산너머. 2009. 1. 27. 23:24

릿지화를 신었다면 쉽게 올랐겠지만, 중등산화를 신은데다 잔설에 등산화 밑창도 젖어 바위턱을 오르기가 쉽지 않았다.

핀은 나갔지만 맘에 드는..

점심 식사를 할 무렵 먹구름과 함께 세찬 바람이 불기시작하더니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정말 오래간만에 산에서 내리는 눈을 맞는 기분은 정말 좋았다.
요즘엔 겨울산행이 워낙 뜸한 탓이기도 하겠지만(물론 타계절 산행도..ㅡㅡ)
기억엔 수년전 수렴동에서 맞이한 것이 마지막이었던 듯...


코펠속에선 라면이 보글보글..

세찬 눈발을 헤치며..

암릉에 하얗게 눈이 쌓인 풍경이 그림같이 멋지다.

투구봉을 내려설 즈음 눈구름이 물러가면서 눈이 그쳤다.

오래간만에 파란 하늘이 드러났다.

하산중

악어바위를 배경으로.. 악어 등껍질부터 주둥이까지 정말 완벽한 한마리의 악어.






나흘간의 황금같은 설날 연휴..
일요일 약속이 불분명해서 일요일 아침에서야 긴급히 문자로 산행신청을 한다.

양주역에 도착해서 주변 산을 둘러보니 음지쪽에만 잔설이 있을 뿐 눈이 거의 없다.
하얀 설경을 기대하고, 아이젠, 스패츠를 준비하고 중등산화까지 신고왔는데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다행히(?) 점심식사 무렵쯤에 세찬바람과 함께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몇년만에 산행중에 만난 눈인지..
세찬 눈보라속에 무척이나 춥지만 기분은 한껏 업된다.
눈내리는 날씨속에 회원님들이 준비해오신 라면, 만두국 등이 코펠속에서 보글보글 끓고있다.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 그 맛과 분위기를 어찌 알수 있을까?
살짝 쌓인 눈 덕분에 등산로가 미끄럽다.
특히 하산길엔 더더욱..
몇군데의 위험구간을 무사히 지난후 하산을 마치고 양주역에 다시 집결해 창동에서 가벼운 뒷풀이까지...



정말 오래간만의 근교산행이었다.
한때는 주말만 되면 계절, 날씨 가리지않고 무조건 배낭을 매고 근교로 나섰던 적이 있었는데..
돌이켜보면 그때만큼 山에 대해 열정적이고, 맹목적이었던 때가 없던 것 같다.
지금은 세상 볼 것 다본 사람처럼 몸도 마음도 게을러지고, 열정도 식고...ㅡㅡ;;

설악에 빠지게되고, 설악의 구석구석을 경험하게 되면서부터 설악을 제외한 산엔 좀 심드렁해진 것이 사실이다.
올핸 작년에 이어 100명산 산행을 개인적 목표로 삼아 다시 한번 열정을 되살려봐야겠다.
비록 처음 그 무렵처럼 가보지 않은 산과 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회복할 수 있을 지..
그 때의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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