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Ridge

[설악산] 칠성봉 리지 ①

저산너머. 2013. 5. 28. 13:49

 

 

 

 

 

♣ 칠성봉 리지

 

불동 왼편의 능선과 골짜기들은 접근성 좋은 설악동을 들머리로 하고 있으면서도 산행 불모지나 다름없는 곳들이다.

하류쪽부터 가는골, 작은형제바위골, 큰형제바위골, 칠선골이 이어지고, 그 사이를 저봉 능선, 칠성봉 능선, 무명 암릉이

가르는데, 화채능선 하산로로 주로 이용되는 천불동 첫 골짜기인 가는골과 화채능선에서 만경대로 이어지는 능선을

제외하고 그 사이는 등산객의 출입이 거의 없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간간이 발길이 이어지는 칠선골도 인적이 꽤 드문 편이고...

 

이곳에 인적이 드문 첫번째 이유는 아마도 매우 험한 곳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능선 대부분은 험준한 암릉과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고, 골짜기들은 협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간중간 폭포로 가로막혀

있고, 골짜기 상단부는 거대한 성벽같은 암벽지대를 이루고 있다.

 

오늘 이 능선들중 칠성봉 능선에 오를 예정이다.

 

칠성봉 능선은 화채릉상의 칠성봉 정상에서 천불동 쪽으로 흘러내리다 귀면암으로 끝을 맺는다.

이 능선엔 오래전 리지 코스가 개척되었지만, 지금은 찾는 이가 거의 없으니 버려진 리지나 다름없다.

귀면암 안부에서 칠성봉 정상까지 리지 코스이니 사실상 능선 전체가 리지라고 할 수 있다.

 

어제 등반한 칠형제봉 리지가 천불동 우측 중심부라면 오늘 등반할 칠성봉 리지는 천불동 좌측 중심부라고 할 수 있겠다.

같은 칠자 돌림에다 천불동의 심장부이자 산행 불모지의 중심 능선이니 조망하난 도저히 좋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새로운 각도의 뷰를 이곳에서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날 칠형제봉 리지릉 등반한 후 천불동 중단부에서 밤을 보낸 뒤 다시 천불동을 거슬러 큰형제바위골로 향한다.

칠성봉 리지는 귀면암 안부에서 시작되지만, 그곳부터 시작하기엔 천불동을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의 시선이 부담되기도

하고, 오늘 산행의 목적은 칠성봉 리지 등반 자체라기보단 칠성봉 능선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우선이므로 큰형제바위골로

진입한 뒤 적당한 지점에서 칠성봉 능선으로 오를 예정이다.

 

일년여 만의 리지 등반이라는 여파도 있고, 버려진 리지인 칠성봉 리지를 끝까지 타기엔 등반 자체보다도 잡목을 헤쳐

나가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애초부터 무리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물론 칠성봉 정상까지 진행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긴 하겠지만...ㅎㅎㅎ

 

 

 

천불동을 거슬러 오르며 전날 올랐던 칠형제봉 리지를 올려다본다.

 

 

큰형제바위골(큰형제막골) 입구.

골짜기 끝으로 거대한 암벽지대를 이루고 있는 칠성봉이 보인다.

저 구간을 어떻게 통과해야할지...ㅡㅡ

 

 

병풍암과 병풍교.

 

 

골짜기 초입.

 

 

 

 

 

 

 

 

 

 

골짜기를 타고 오르다 적당한 지점에서 칠성봉 리지 중간의 안부쪽으로 올라붙기 시작한다.

잦은바위골이나 칠선골같은 거대한 협곡은 아니지만, 큰형제바위골도 기본적으로 협곡 구조에 골짜기 양사면이 매우

가파른 암사면들로 이어진데다 안부까지는 규모가 큰 바위들이 산재해 있는 곳이라 정확한 지점에서 올라붙어야 위험이나

고생을 피할 수 있다.

중간에 뱀 한마리 발견하고는 기겁..ㅎㅎ

 

안부에서 잠시 후미를 기다리며 땀을 닦아낸 뒤 그동안 몹시 기대하고 있었던 칠성봉 리지 첫봉의 조망을 감상하기 위해

귀면암 쪽으로 향한다.

 

 

칠성봉 리지 중단부의 안부에서 귀면암쪽으로 진행한 뒤 암봉에서 바라본 대청과 신선봉 방향 조망.

천불동의 심장부답게 대청, 공룡릉~북주릉, 화채릉 쪽으로 조망이 한눈에 펼쳐진다.

어제만큼 날씨가 좋았다면 그야말로 환상적이었을텐데...

 

 

 

 

공룡릉, 천화대, 잦은바위골.

 

 

천불동.

 

 

울산암과 저봉 능선.

 

 

 

 

 

백미폭.

 

 

칠형제봉 리지 도깨비 바위 줌인.

 

 

 

 

 

앞으로 올라야할 칠성봉 방향.

왠지 너무도 멀게만 느껴진다.ㅎㅎ

 

 

 

큰형제바위골과 칠선골을 가르는 능선 초입부의 거대한 수직 암봉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 곳 이외에선 보기 힘들 새로운 View~~

 

 

 

 

 

 

 

조망뿐만 아니라 칠형제봉 리지의 도깨비바위나 칠형제봉의 칠봉에 대응되는 멋진 쉼터를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소규모

공간이 몇군데 눈에 띄긴 하지만, 딱 여기다 싶은 그런 특급 공간은 아쉽게도 보이지 않았다.

위치상으론 분명 천불동 좌측의 심장부에 해당되는 기막힌 곳인데...

다음에 귀면암쪽에서 접근하는 루트를 찾아봐야겠다.

 

 

 

안부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첫바위.

 

안부로 되돌와 심호흡 한번 크게 한 뒤 본격적으로 게릴라식 리지 등반을 시작한다.

고생길이 훤하다..ㅎㅎㅎ 


 

 

큰형제바위골.

 

 

인적 끊긴 리지 코스가 그렇듯, 난이도가 아주 높은 구간은 별로 없지만, 대신 길의 흔적이 전무한 곳이므로 성가신 잡목을 헤치며

전구간 길을 만들어가야하는 수고로움이 뒤따른다.

 

 

저봉 리지와 울산암.

 

 

 

건너편으로 이 리지의 하이라이트인 촛대바위인 듯한 암봉이 보인다.

 

촛대바위까지는 등반성이 높지 않은 소규모의 단속적인 암릉 구간이라서 크게 어렵진 않지만, 바위의 풍화가 심하고,

군데군데 낙석위험도 상존하므로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또한 소나무와 잣나무, 노간주나무 등의 침엽수와 철쭉 등의 잡목들로 인해 진행이 만만치 않았고, 시간도 그만큼 지체되었다.

특히, 침엽수 고사목의 송곳같이 날카로운 가지는 죽음.

찔리고, 할퀴고, 베이고, 찟기고...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