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두타·제주-한라

[두타산] 무릉계 소풍산행

저산너머. 2012. 12. 13. 15:17

 

 

 

 

 

 

설악을 닮은 산, 그래서 설악을 어느 정도 대체할만한 산 어디 없을까?

--- 절대 없다.

 

산세로 보자면 북한산, 도봉산, 월출산, 대둔산 등이 언뜻 떠오르긴 하지만 급 자체가 다르다.
절대 높이는 물론이요 깊이와 넓이에서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산의 깊이는 높이와 대체적으로 비례하기 마련이고, 산의 깊이는 그 산의 숲을 보면 알 수 있다.

깊은 산이라면 적어도 아름드리 전나무 거목과 분비(구상)나무 정도는 품고 있어야지...

 

 

 

설악은 산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높이와 깊이, 규모 측면에서...

 

암릉과 암봉, 협곡의 국가대표 외설악.

암반계곡의 고향 내설악.

거폭들의 회랑 남설악.

광활한 너덜의 진수 북설악.

어느 계곡, 어느 능선으로 가든 눈을 즐겁게 하는 원시의 수림.

(해발 200여m에 불과한 설악동에만 들어도 아름드리 거목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설악에 없는 유일한 요소를 굳이 꼽으라면 드넓은 억새군락 정도라고나?

 

 

두타산에 와서 왜 뚱딴지같이 설악 얘기냐고?

설악에 비견될만한 산은 국내에 절대 없지만, 그나마 나름 깊이가 있고, 바위와 폭포와 암반계곡, 원시의 숲을

품고 있는 산이 바로 두타청옥이기 때문이다.

높이에선 꽤 차이가 나지만 백두대간에 기대고 있어 식생과 기후도 유사하다는 점도 설악과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고...

 

국내에서 해발 1,200~1,300m이상의 산중에 이런 산 또 있을까?

분비(구상)나무, 주목 등의 대체적인 한계선 기준으로 말이다.

 

 

두타산은 일찌감치 국민관광지 1호로 지정되었을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왜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지 못했을까?

풍광이나 산의 규모, 깊이로 따져도 몇몇 국립공원과 비교해 절대 밀리지 않을 것 같은데...

아니, 오히려 두타산보다 못한 국립공원도 있는데 말이다.

(유례를 찾기 힘든 밀도높은 바위산인 북한도봉산, 월출산 등등은 제외하고...)

 

설악산의 설악동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삼화동을 중심으로 쉰움산에서 댓재에 이르는 두타산의 동남부, 번천리

일원, 중봉산과 12당골 지역 등을 포함하면 충분할 것 같은데...

혹시 석회석 채굴 때문에?

 

 

 

전날 애초 계획은 두타산~청옥산~고적대였었는데, 아쉽게도 엄청난 강풍에 질려 박달령~박달골로 하산했었다.

호되게 고생하고 나니 감히 능선에 다시 오를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마음만은 이미 고적대에 올라 있는 듯하다. 

오늘은 휴식겸 가볍게 사원터까지만 소풍하기로 한다.

 

 

 

 

학소대(鶴巢臺).

 

맑고 시원한 곳에 내 배를 띄우니

학 떠난지 이미 오래되어 대는 비었네

높은 데 올라 세상사 바라보니

가버린 자 이와 같아 슬픔을 견디나니.

 

 

상류의 동굴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이곳을 지나는데 이 바위에 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고 하여 학소대라고 한다.

 

 

 

학소대.

 

 

관음폭포.

폭포 상류의 계곡가에 관음암이 자리하고 있다.

 

 

관음폭포 줌인.

 

 

옥류동.

 

 

 

옥류동의 암반.

무릉계곡엔 너른 암반지대가 많다.

대부분은 등산로에서 떨어져 있어 계곡까지 내려가야 제대로 볼 수 있지만....

 

 

 

얼어붙은 쌍폭.

 

 

쌍폭에서 바라본 박달골쪽 풍경.

 

 

용추폭포 하폭.

 

 

용추폭포 상폭.

상폭은 2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폭에서 바라본 풍경.

 

 

올봄 다녀왔던 별유천지 리지가 눈에 들어온다.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조망.. 별유천지 글자 그대로다.ㅎㅎ

 

 

상폭에서 내려다본 하폭.

 

 

상폭과 하폭.

 

 

 

하폭에서 상폭으로 오르는 가파르고 긴 철계단길.

 

 

 

병풍바위.

암장이 개설되어 있고, 정상이 신선대이다.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뷰가 기대된다.

 

 

병풍바위.

 

 

문간재 오르는 길목의 등산 안내판.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피마름골이 궁금해 잠시 그쪽으로 진행을 하니 매우 가파른 철계단 위로 지리산 천왕봉의

통천문을 닮은 하늘문이 나타난다.

어떤 곳일지 궁금해 올라봤더니 정상에서 관음암 방향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이 부근은 험한 바위지대라서 이곳에서 관음암까지 등산로가 개설되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좀더 진행해보니 근사한 조망대가 수시로 출현하고, 위험지역엔 철계단과 안전시설물이 잘 설치되어 있었다.

내일 이쪽으로 진행하기로 하고 하늘문을 내려와 문간재 쪽으로 향한다.

 

 

 

신선대 정상에서 바라본 학등 방향 조망.

 

 

박달골 너머로 두타산 정상이 보인다.

 

 

고적대.

 

 

고적대.

 

이번 산행에서도 결국 고적대에 오르지 못할 것 같다.

마음은 이미 저곳에 가있지만, 전날에 이어 여전히 위압적으로 들려오는 능선의 엄청난 강풍 소리에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ㅎㅎㅎ

 

 

신선대 정상부.

 

 

바위와 한몸이 되버린 소나무.

 

 

사랑바위이란 이름이 붙은 신선봉 정상부의 남근석.

 

 

광개토대왕비란다.

 

 

신선봉에서 문간재로 되돌아내려와 용추폭포 상류계곡인 바른골로 향한다.

일부 지도엔 이 부근이 백운동으로 표기되어 있다.

 

수수하던 계곡 풍광이 끝나면서 서서히 암반이 나타나기 시작하다 길이로는 설악산 가야동을 능가할 긴 암반지대가 연이어진다.

 

 

학등 등산로로 이어지는 철다리.

 

 

 

바른골의 매끈하고 긴 암반지대.

여름철 암반위에서 하룻밤 비박을 꿈꿔본다.

 

 

사원터 대피소.

이곳에서 연칠성령과 고적대로 오르는 등산로가 갈라진다.

 

 

 

두타산에 처음 온게 1989년.

당시 두타산성~두타산~청옥산~사원터 코스로 진행했었는데, 그중 사원터는 꼭 다시 찾고 싶었던 곳이다.

 

적설 이후 사원터 위쪽의 연칠성령이나 고적대론 오른 사람이 없는지 흔적이 전혀 없었다.

일찌감치 인적이 끊겨 호젓한 사원터 대피소에서 라면에 누룽지, 코코아 한잔 끓여먹은 후 하산했다.

 

 

 

 

물방아골 입구.

 

 

바른골의 암반지대.

 

 

 

 

사원터에서 무릉계곡을 따라 내려온 뒤 전날밤의 그곳을 다시 찾았다.

어느새 베이스캠프가 되버린 듯...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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