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점봉산] 가는고래골

저산너머. 2011. 5. 21. 00:17

 



 

오색 ~ 가는고래골 ~ 백두대간 ~ 점봉산 ~ 십이담계곡 ~ 등선대 ~ 흘림골 ~ 오색
가리산골 ~ 가리릉 ~ 가리봉 ~ 가리릉 ~ 안가리산



얼마나 기다렸는지.....
설악에도 연녹의 향연이 시작되면서 드디어 설악의 문도 열렸다.


이번 산행은 그동안 가보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뒤로 밀렸던 코스를 맘먹고 찾아 보기로 한다.
점봉산 가는고래골과 가리봉 가리산골..
둘다 쉽지 않은 산행이 예상되는데다 혼자라서 평소보다는 부담감이 더하다.


가는고래골은 점봉산 정상에서 발원해 동북사면으로 흘러내리는 점봉산의 주계곡이다.
들어가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깊은 협곡 구조에 오래전 수해의 영향을 크게 받은 계곡일 것으로 예상된다.


새벽에 속초에 도착해 시간을 때우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한계령 경유 첫차를 타고 오색에서 하차한다.
내리자마자 온몸으로 확 다가오는 싱그런 바람.. 연녹으로 물들어가는 설악의 숲..
눈을 감은 채 찬 설악의 새벽 공기를 마음껏 호흡해본다.
아! 드디어 설악이구나.....^^

오색 약수 한잔 마시고는 주전골로 들어선지 얼마되지 않아 곧 가는고래골 입구가 보이고, 잠시 주위를 살핀다.
저 입구로 들어서기만 하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만 같다.
기대감에 긴장감이 겹치면서 쉴새 없이 콩닥콩닥 뛰는 가슴을 도대체 주체하기가 힘들다.ㅎㅎㅎ

주전골 주계곡엔 근래 비가 많이 내려서 그런지 수량이 제법이다.
약간 윗쪽으로 우회해 계곡을 건너 가는고래골로 진입 성공.

 

 

성국사로 접어들기전 좌측으로 보이는 가는고래골 입구. 가는고래골은 오색의 수원지인 듯하다.

계곡 초입 분위기. 2000년대 중반의 수해로 인해 허연 돌더미 가득한 풍경이다. 이 부근에서 왼편으로 작은 골짜기가 하나 갈라진다.

가는고래골의 첫 폭포.

첫 폭포를 지나자마자 오른편으로 나타나는 사태지.





가는고래골 좌골과 우골의 합수점. 옥녀폭포로 진행하려면 좌골로 진입해야 한다.

점봉산 정상엔 오후 늦은 시각에 오를 예정이라 시간적 여유가 넘쳐 우골로 잠시 진행해봤다.
1km가까이 오른 것 같은데, 별다른 경치가 없는 평범한 계곡이라 다시 원위치로...
상류쪽으로 더 오른다면 좋은 계곡 풍광을 보여줄 수도 있겠지만...


다시 합수점으로 되돌아 온 후 좌골로.. 암반과 작은 폭포가 어울리는 풍경.

이마 부분에 작대기 세개를 달고 있고, 규모로 봐도 상병폭포라 부르면 어울릴 듯하다.ㅎㅎ

아직까지 대규모의 폭포나 암반지대는 보이지 않는, 설악의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수준의 풍경이다.

온돌 흔적까지 남아있는 모둠터도 하나 나타나고...






가는 실폭포가 뒷편으로 보이는데, 모퉁이를 돌면 곧바로 옥녀폭포가 출현할 것 같다.

이 계곡의 백미인 옥녀폭포가 드디어 눈에 들어온다.

2단폭 구조인데, 상단폭은 비좁고, 어두컴컴한 협곡 틈바구니에 꽁꽁 숨은 채 쏟아지고 있다. 분위기가 흘림골 여심폭포와 약간 비슷한 듯...

폭포가 워낙 어두운 안쪽에 있는데다, 햇빛이 강해 노출 맞추기가 극악이다.
폭포에 노출을 맞추면 명부가 다 날라가고, 햇빛이 강한 바깥쪽에 맞추면 암부가 완전히 죽어버리고, 중간에 맞추면 어정쩡해지고...ㅡㅡ


사진 중앙부에 가느다란 로프가 걸려 있다.
침착하게 오르면 로프를 잡지 않아도 될 정도로 홀드가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지만, 바위면이 젖은 때는 미끄러워 쉽지 않을 것 같다.
저곳보다는 오히려 저 위쪽의 폭포 우회로가 더 위험하고, 까다롭게 느껴졌다.


사진상으론 제대로 표현이 안되 아쉽지만 참 멋진 폭포다. 이곳에서 폭포를 감상하며 한참을 보냈다.

상단폭.

상단폭 아래에서 내려다본 하단폭,

옥녀폭 우회 지대 하단부를 오르다 내려다본 모습.
하단부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상단부는 급경사 사태지이다.
특히, 최상단에 설치된 로프를 잡기전 흙더미가 그대로 드러난 곳은 제대로 서있기도 힘들 만큼 경사가 급한데다, 마땅히 잡고 오를 만한 것도 없고,
돌더미가 불안정하게 걸려 있어 함부로 잡고 오르다 자칫 낙석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위험한 곳이었다.


위험지대를 통과해 능선에 올라섰다.
숲사이로 대청이 희미하게 조망된다.
능선을 100여m 가량 진행한 지점에서 능선을 트래버스하듯하는 바위 아래쪽 희미한 산양길을 따르다 계곡으로 내려섰는데, 능선길은 이후에도
계속되는 것 같았다.
혹시 능선길이 주능선까지 그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옥녀폭포를 우회해 다시 계곡으로 내려온 후 옥녀폭쪽으로 잠시 내려가니 이런 근사한 폭포가 나타났다.
2단폭 구조인데, 가는고래골에선 규모가 가장 큰 편이고, 지척의 옥녀폭포와는 전혀 다른 밝은 분위기에 매끈한 암사면을 지닌 멋진 폭포.
폭포를 우회해 옥녀폭포까지 내려가 볼까 하다가 귀찮은 생각이 들어 포기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왜 내려가지 않았는지 후회된다.
가는고래골은 옥녀폭과 이 폭포 사이가 핵심부인 듯하다.
등산로에서 접근이 쉽지 않아 아쉬울 뿐....


폭포 아래쪽은 매끈한 암반 지대인 듯하다.

폭포에서 한참 휴식을 취한 뒤 다시 계곡을 따라 오르고 있다.

계곡 상단부 음지쪽엔 얼음덩어리가 아직 녹지 않고 있다.

연이어지는 폭포 지대.

계곡 분기점.
좌측 계곡이 점봉산 정상부에서 흘러내리는 계곡. 좌측 계곡을 통해 정상으로 오르려면 설악산 주릉 북사면 정상부 어디에서나 예외없이 발견되는
엄청난 부쉬지대를 통과해야 할 것 같아 우측 계곡으로 올랐다.


상단부로 진행할수록 상단부 특유의 깊고, 좁고 이끼로 뒤덮힌 협곡지대로 변한다.
직등은 어려워보이고, 이후의 풍경도 점점 더 좁고, 가파른 이끼 계곡으로 바뀔 것 같아 이 부근에서 계곡을 버리고, 오른쪽 사면으로 치고 올랐다.



오른쪽 사면을 오르다 발견한 계곡 건너편의 동굴.

5월 중순의 빙폭.


계곡 오른사면은 길이 따로 없는 곳이라 이 부근에서 발길이 제각각 흩어질 것 같다.
심한 급경사인데다 미끄러운 마사토가 깔린 곳이고, 바위지대가 능선부에 성벽처럼 이어져 곧바로 능선으로 오를 수 없어 한참을 더  
트래버스 하듯 오른 후에야 능선에 안착할 수 있었다.


드디어 지능선 날등으로 올랐다. 지능선은 길이 뚜렷하진 않고, 철쭉으로 뒤덮혀 있긴하지만 그럭저럭 진행할만 했다.

능선엔 얼레지가 지천.



지능선에서 한참을 더 진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10여분쯤 걷다보니 갑자기 뚜렷한 주능선 백두대간길이 나타난다.
가는고래골을 오르느라 고생하며 나름 가슴 졸였던 기억이 한순간에 날아가면서, 동시에 위험구간을 무사히 통과했다는 안도감이 가득하던 순간..



주릉으로 진입한 이후 편안한 백두대간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올랐다. 이제 정상이 멀지 않다.

정상 직전에서 되돌아본 풍경. 망대암산과 그 뒷편 좌측으로 가리봉과 안산이 희미하게 조망된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화~ 오색엔 운해가 쫙 깔려있다.

대청도.

만물상 주변.

서북릉 중앙부에 귀때기청이 조망된다.

끝~중~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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