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점봉산] 십이담 계곡

저산너머. 2011. 5. 23. 23:18

 




 

오색 ~ 가는고래골 ~ 백두대간 ~ 점봉산~ 십이담계곡 ~ 등선대 ~ 흘림골 ~ 오색
가리산골 ~ 가리릉 ~ 가리봉 ~ 가리릉 ~ 가리산리



정상엔 밤새도록 강풍이 몰아쳤다.
얼기설기 설치한 타프가 날아가지 않은게 다행일 정도로...ㅎㅎ

새벽에 눈을 뜨니 여전히 바람이 거세고, 구름까지 자욱하다.
오늘은 새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청아한 아침 새소리와 눈썹을 스쳐지나는 싱그런 바람결에 부시시 잠이 깨는 행복감을 느낄 수 없어... 앙앙앙~~~

시간이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일출 감상은 어차피 틀린 것 같다.
다시 눈을 감아 보지만.....
자리에서 일어나 구름속을 어슬렁거린다.

춥다.
칼바람에 실려오는 한기가 몸속을 사정없이 파고들어 약하게 남아있는 잠자리의 마지막 온기마저 빼앗아 달아난다.
위압적인 소리를 내며 휘몰아치는 바람을 타고 흐르는 구름의 결이 보일 정도로 짙은 구름.
그런데도 지극히 고요한 풍경처럼 느껴지는건 왜일까?

간밤의 흔적을 말끔히 정리하고는 천천히 정상을 내려온다.
망대암산을 지나도록 구름은 걷힐 줄 모른다.


 

 

 

 

 

  

   


망대암산.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 조망이 좋은 곳인데, 가득한 구름으로 그 기막힌 조망을 볼 수 없어 아쉽다. 

십이담 갈림길이 가까와지면서 서서히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
등산로 주변엔 초봄의 야생화가 지천이다.
점봉산 정상부 아래쪽엔 얼레지, 현호색, 개별꽃 등이 한창이고, 망대암산 아래쪽엔 피나물, 미치광이풀, 앵초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이곳은 이제서야 3월말~4월초로 접어드는 셈..


망대암산을 지나 2km 가량 더 내려오면 공터가 나타나는데, 오른편으로 십이담 계곡 갈림길이 있다.

 

 

 

      

아침햇살이 환하게 스며드는 십이담 계곡 초입.
청아한 새소리와 맑은 물소리가 들리고, 연녹빛 융단이 깔린 아늑하고, 순한 계곡길 주변으로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있는 풍경이 
시크릿 가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화와 풍요로움으로 가득한 숨겨진 낙원같은...


십이담 특유의 붉은 빛이 감도는 암반지대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참 이쁜 녀석이지만, 사태지나 계곡가의 모래땅 같은 척박한 환경에 주로 서식하는 금낭화.
야생 금낭화는 쉽게 구경하기 쉽지 않은데, 설악의 인적 드문 계곡에선 이맘때쯤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죽음의 지대 - 나무들의 무덤. 구름에 햇빛이 가리니 괴기스런 분위기가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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