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설악산] 은벽길

저산너머. 2013. 9. 13. 00:27

 

 

 

 

 

♣ 은벽길

 

이곳에 오르면 혹시 토왕폭과 비룡폭을 한눈에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던 토왕골 좌릉의 지릉.

각도 상으로 능선에 가릴 것 같긴 하지만, 운 좋으면 허공다리폭포까지도 덤으로...

 

 

 

오래간만에 홀로 나서는 설악.

이렇게 혼자서 호젓하게 설악에 드는게 얼마만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홀로 산행할 때면 좀 심심하긴 하지만, 산에서의 무한한 자유는 물론이고, 산과 1:1로 대면하면서 산을 더욱더 깊게

호흡하는 느낌이 참 좋다.

설악이라는 대자연에 몰입하면서 산에 대한 감성도 훨씬더 풍부해지는 것 같고...

 

 

 

저녁 무렵 동서울터미널에서 한계령 경유 속초행 버스를 탔다.

비예보가 없었는데, 인제를 통과하면서 제법 굵은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한계령에 다가서면서 비가 그친다.

지형적인 영향인가 생각했는데, 양양을 통과하면서 다시 부슬비가 내려 속초에 도착해서도 여전히 雨雨雨...

 

쌍천을 건너 숲을 통과해 토왕골로 직진한다.

촉촉히 젖은 숲, 몸은 물론 마음마저 금새 가을비에 젖어들어가는 듯하다.

 

토왕골 입구 휴게소터 자리가 휑하다.

영업이 영 시원치 않은 것 같아보이긴 했지만 언제 다 철거 된건지...

방향은 이해가 가면서도 토왕골에 새벽 이른 시간에 도착할 때면 항상 쉬어가던 곳이고, 하산후 가끔 한잔씩 걸치던

추억들이 있는 곳이라서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 수 없다.

가랑비가 내리는 터라 원래 예정이었던 소토왕골 부근 휴게소로 향해 밤을 보냈다.

 

 

 

토왕골 입구의 휴게소터.

음식점이 사라진 자리에 감시초소만 뎅그라니...

 

 

토왕골.

육담폭포 직전의 작은 골짜기에서 식수를 채운 후 능선을 타기 시작했다. 도상으로도 예상은 했지만, 능선 초반은 족적이 전혀 없는

곳인데다 매우 가파른 경사에 잡목과 이끼로 뒤덮힌 바위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미끄러워 만만치 않았다. 20여분 땀을 흘리고나니 

경사가 다소 완만해지면서 밋밋한 봉우리 위에 도착.

숲사이로 울산암과 달마봉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멀리 토왕폭과 토왕골 주변의 거대한 암벽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노적봉도...

 

 

 

비룡폭포의 하얀 물줄기와 토왕폭이 한눈에 들어오긴 한다.

나무에 가려 아쉽게도 비룡폭 하단부만 보이지만...ㅎㅎㅎ

 

 

가야할 능선.

 

 

 

이 쪽 방향에서 바라보는 노적봉이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들어 더듬어보니 저항령 조망대에서 바라보던 모습과 비슷하다.

 

 

 

 

 

토왕골 좌릉 본릉상에 올라 바라본 멋진 기암.

 

 

본릉에 오르니 의외로 길이 뚜렷한 편이었다.

인적이 드문 능선일 것으로 예상해 고생을 각오했었는데, 이게 왠 횡재.....ㅋ ㅡㅡ;;;

 

이곳에서 한참을 쉬고 있는데, 582봉에 서있던 등산객들이 도착했다.

등산객 볼일이 거의 없을 줄 알았는데, 궁금해서 이 능선이 무슨 길인지 물으니 은벽길이란다.

 

은벽길.

은벽길은 2~3년 전쯤 이름만 들었을 뿐, 토왕골 주변의 준리지길 정도로만 예상했었고, 정확한 

위치는 모르고 있었다.

 

정체를 알게 되었으니 이제부턴 토왕골 좌릉이 아닌 은벽길이다.ㅎㅎㅎ

 

 

 

582봉 정상에 등산객이 보인다.

 

 

 

토왕골 주변의 하얀 암벽들.

은벽길을 걷고 있다보면 이곳이 왜 은벽길인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게 된다.

 

 

 

 

 

 

 

암릉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꽤 근사한 능선이다.

조망이야 달리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근사하고...

 

 

4인의 우정길 출발점에 등반팀이...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인데, 너무 늦은 거 아닌지...

 

 

582봉 정상부애서 바라본 조망.

이 능선 산행을 계획하면서 기대했던 3가지가 지능선 초입의 토왕폭과 비룡폭 조망, 582봉 정상, 선녀봉 리지길 뒷면의 벽 조망이었다.

582봉은 높이나 위치도 적당하고, 정상부가 평평한 편이라 근사한 공간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예상과 달리 적당한 공간은 눈에 띄지 않았다.

 

양폭대피소 건축자재 운반중인지 헬기가 분주하게 오가고 있었다.

 

 

 582봉 정상부에서 허공다리폭포가 보인다.

이렇게 쉽게 보여주지 않을 걸로 예상했는데, 너무도 쉽게...ㅎㅎㅎ

은벽길은 아마도 능선 끝까지 계속 이어져 피골서릉에서 끝날 듯한데, 582봉을 지나 능선 중간에 오른쪽으로 희미한 샛길이 문득 눈에 들어왔다.

원래는 피골 서릉까지 진행한 뒤 토왕골 쪽으로 하산예정이었다. 오른쪽 샛길이 어디까지 연결될지, 혹시 허공다리폭포 최상단부로 이어지지 

않을까 궁금해 배낭을 두고 확인차 잠시만 다녀올 계획이었는데, 예상보다 길이 길게 이어져 계획을 변경해 이 길을 계속 타기로 했다.

은벽길 조망이 너무 좋다보니 이미 시간이 많이 지체된 상황이라서 원래 예정대로 피골 서릉으로 우회할 경우 토왕골에 너무 늦은 시각에 떨어질

것 같아 이쪽으로 질러가는게 오히려 시간이 단축될 것 같았다. 은벽길로 다시 돌아가 배낭을 회수한 후 샛길로 진행했다.

경원대 리지와 솜다리봉.

 

 

은벽길 조망에 시간을 너무 빼앗긴 탓에 중간에 은벽길을 벗어나 당초 계획과 전혀 다른 코스로 진행하게 되었다.

숲사이로 허공다리폭포 조망이 열릴 듯한 바위가 하나 보여 내려가니 조망이 훌륭했다. 허공다리폭포 상단부가 보이고, 선녀봉과

노적봉 부근의 암벽들이 그리는 풍광들이 환상적었던 곳. 지금껏 진행해왔던 샛길은 이 조망바위 이전에 여러 갈래로 흩어지다 나중엔

완전히 사라졌다. 

 

 

경원대 리지에 선등자의 하얀 헬멧이 보이기 시작했다.

 

 

 

 

 

 

허공다리폭포 최상단.

 

 

 

 

70~80여m 길이의 허공다리폭포.

상단부는 직폭에 가까운 경사에, 하단부는 와폭에 가까운 형태인 듯하다.

전부터 허공다리폭을 하강하는 꿈을 꿨는데, 60자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 같고, 하강포인트를 어디로 잡는게 좋을지

좀더 궁리해봐야할 듯... 

 

 

허공다리골의 암반이 유난히 붉었다.

 

허공다리 폭포 위에서 곧바로 갈라지는 지류를 타고 오르다 식수를 가득 채우고 선녀봉 쪽으로 향했다.

 

우연히 그 실체를 알게 된 은벽길과 당초의 계획을 변경하면서 찾게된 허공다리폭포 최상단.

예상치 못했던 뜻밖의 행운들이었다.

 

은벽길은 피골 서릉에서 시작되어 쌍천 부근 어딘가로 떨어질텐데, 능선에서 만난 분 얘기를 들어보니 날머리가

정확하지 않다고 한다.

은벽길에서 날도 흐리고, 시계도 불량해 조망이 아쉬웠는데, 다음엔 은벽길을 처음부터 끝까지 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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