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설악산] 토왕폭, 입체적으로 바라보기 ♬

저산너머. 2011. 9. 15. 22:58

 

 

 

 

 

 

 

 




설악동 ~ 토왕골 ~ 토왕폭 ~ 칠성봉
♣ 화채릉 ~ 만경대
♣ 칠선골 ~ 천불동 ~ 용소골 ~ 용소골 좌릉
♣ 건천골(양폭대피소골) ~ 천불동 ~ 설악동

 



초에 별다른 산행계획을 세우지 않는 편인데, 올해는 특별히 나름의 산행계획을 세웠었다.
올해 산행계획의 모토는 "길에서 벗어나기"
1차 산행 목표는 "가리산골, 가는고래골, 토왕폭 구석구석, 용소골 좌릉, ㅇㅈ골"
목표가 달성될 경우 천불동 좌측의 계곡들을 그 다음 코스로 염두에 두고 있었고...

모토가 이렇다보니 홀로 떠나는 산행은 어느덧 가보지 않은 길, 때론 미답에 가까운 코스를 향해 떠나는 일종의 모험이자 도전이 되어버렸고,
덕분에 산행때마다 동반되는 긴장감은 어쩔 수 없다.
아무튼 지난 5월 가리산골과 가는고래골을 다녀온 후 유난스러웠던 지난 여름 날씨 때문에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올해의 숙제산행을 다시 떠난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긴장감과 무한한 자유라는 기대감을 가득 품은 채...

이번 산행은 만만한 코스가 거의 없고, 그 어느 때보다 힘들거나 험난한 산행이 될 수도 있을것 같긴 하지만, 워낙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산행인만큼
각오를 단단히 하고 간다.


봉, 울산암 등 설악엔 거대한 스케일로 시선을 압도하는 곳이 몇 군데 있긴 하지만, 토왕폭만큼 압도적인 곳이 또 있을까?
토왕폭은 폭포이기 이전에 거대한 벽이다.
토왕의 물줄기가 시원한 때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 거대한 좌우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인... 

설악에서 토왕폭처럼 자주 찾은 곳이 없는 것 같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오래 오래 설악을 즐기기 위해 동일 코스를 반복적으로 찾는 것을 의식적으로 피하는 편인데, 토왕폭은 첫 방문 이후로
혼자서만 어느새 6~7회쯤, 함께 한 것이 4~5회쯤이다.
참.. 동계 빙벽 등반대회때도 2번... 


오늘 토왕폭 테마는 "토왕폭, 입체적으로 바라보기"
토왕폭 조망이 좋은 두어곳과 토왕 상하좌우, 그리고 내면을 두루두루.. 구석구석 둘러볼 예정이다. 




♣ 1. 좌측 원경 : 비룡폭포 상단부
♣ 2. 우측 원경 : 4인의 우정길 출발점
♣ 3. 정면 : 토왕 좌골리지 하단부
♣ 4. 내면 ① : 토왕 하단폭
♣ 5. 우측면 : 토왕폭 우릉
♣ 6. 내면 ② : 토왕 중단 와폭
♣ 7. 상단 : 토왕폭 최상단
♣ 8. 좌측면 : 토왕폭 좌릉
 




비룡교를 건너 토왕골을 향하고 있는데, 아침 노을빛이 반사된 쌍천의 물빛이 아름다웠다.

 

 

육담폭포.

육담의 하얀 물줄기를 보니 오늘 토왕폭의 물줄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시원할 듯하다.



♣ 1. 좌측 원경 : 비룡폭포 상단부

비룡폭포 상단부에서 바라본 토왕폭.

 

 

 

 

 

 

토왕골의 가장 큰 지류인 허공다리골.

 

 

토왕골

 

 

토왕골을 오르며 바라본 토왕폭.




♣ 2. 우측 원경 : 4인의 우정길 출발점

토왕폭 조망이 가장 시원한 곳중 하나인 4인의 우정길.

 

 

 

왼편 상단부에 토왕폭 좌릉이 보인다. 그동안 너무도 가보고 싶었던 곳.

오늘 저 좌릉끝 능선이 수직절벽으로 바뀌기 직전의 바위까지 진행해볼 예정이다.

 

 

토왕폭 좌측으로 벽처럼 솟아오른 솜다리 추억, 별을 따는 소년들, 토왕 좌골 리지의 위용이 한눈에 펼쳐진다.

 

 

 

토왕골에서 바라다본 4인의 우정길 하단부.

이곳에서 한 커플을 만났다.

 

 

토왕골에서 바라본 토왕폭.

 

 

 

별을 따는 소년들 리지 들머리 5m 직폭.

 

 

토왕폭 바로 아래쪽에 도착했다.

심설때면 자연스레 흑백톤의 사진이 찍히는 독특한 곳.

 

 





♣ 3. 정면 : 토왕 좌골리지 하단부

리지 등반의 암릉위에서 바라보는 조망의 강렬함, 긴장감과 스릴의 압축미.
워킹 박산행의 여유로움과 규정되지 않은, 코스와 시간으로부터의 자유로움.
그 리듬이 다르고, 호흡도 서로 다르고.....
내겐 항상 리지는 詩이고, 도보산행은 散文과 같은 느낌이다.

양자간에 장점이 워낙 뚜렷해서 어느 편이 더 좋다고 할 수가 없다.
둘다 산을 즐기는 한 방편일 뿐, 굳이 어느 한가지를 고집하거나 얽매일 필요가 있을까.....
오늘은 혼자이지만 특별히 리지 등반도 살짝 겸할 예정이다.


좌골리지 2피치에서 바라본 토왕폭.


 

한편의 시를 위한 길, 별을 따는 소년들 리지, 4인의 우정길...
토왕폭 조망이 환상적인 리지가 몇군데 있지만, 토왕폭을 가장 가까이에서 아무런 장애물 없이 바라볼 수 있는 곳은 뭐니뭐니해도
좌골 리지일 것이다.
비정규로 오래전부터 너무도 궁금했었지만 지금까지 인연이 없었는데, 오늘 드디어 짧게나마 인연을 맺어보려한다.
난이도가 꽤 높은 중상단부는 혼자서는 위험하므로 초반부만 살짝 맛보기로.....

비정규라 그런지 관련 정보가 거의 없어 순전히 난이도만 믿고 도전.
현장에 도착해서 어렵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철수할 예정이다.
자신의 능력을 현저히 벗어나는 곳에 무모하게 도전해 위험을 자초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리지 첫피치에 도착했는데, 비정규라서 그런지 등반 흔적이 거의 없어 이곳이 첫피치가 맞는지도 제대로 확인이 되지 않는다.
확인차 한참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첫피치가 맞다는 판단하에 배낭을 벗고 빈몸으로 오르기 시작하는데, 출발지점 슬랩부분의 경사가
꽤 있는데다 홀드가 불확실해 예상외로 까다롭고, 토왕골 바닥까지 느껴지는 고도감이 상당했다.
슬랩 중간엔 마땅한 홀드가 눈에 띄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잠시 빠지기도...ㅎㅎ
혼자인데다 자일에 의지할 수 없으니 평소보다 긴장감이 훨씬 더했던 듯하다.

대신 얼마 오르지 않은 지점인데도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웅장한 토왕폭.
검은 그늘속에서 부서지며 쏟아져내리는 물줄기가 더욱더 희고 시원하게 보였다.
리지 중단부까지 올라 토왕폭을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3피치의 침니.

 


원래 3피치까지 오를 예정이었는데, 3피치의 침니가 호락호락해보이지 않아 침니 왼편으로 우회를 시도해보려 했지만 애매한 높이의
바위턱엔 물기가 축축하고, 암갈색 이끼가 짙어 한참을 망설이다 포기.

왼편 꿀르와르로 하강예정이었는데, 마침 클라이밍 다운 가능한 곳이 눈에 띄여 어렵지않게 골을 따라 출발점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좌골리지에서 내려와 토왕 하단폭을 향해 오르고 있다.

 

 

 

노적봉을 뒤돌아보며...

 

 

 





♣ 4. 내면 ① : 토왕 하단폭

 

 

 

 

 





♣ 5. 우측면 : 토왕폭 우릉

우릉의 포토 포인트

 

 

 

 

우릉의 난코스.

 


 

♣ 6. 내면 ② : 토왕 중단 와폭

 

드디어 중단 와폭

 

 

 

 

 

 

중단에서 상단폭과 좌우벽을 가장 웅장하게 보려면 하단폭 쪽으로 최대한 내려가야 하는데, 이끼 낀 젖은 바위가 상당히 미끄러워보여 아쉽지만
발길을 돌렸다.


 

예전에 찍은 중단 와폭 최하단부에서 올려다본 중단과 상단폭.

중단폭에서 되돌아나와 다시 우릉을 오르며...

우릉은 암벽에 가까운 능선이 연속되는데, 예전에 있던 로프는 모두 철거되고 없었다.
중간에 이곳을 하산중인 한 노인 커플을 만났다.
오르기도 만만치 않은 곳인데, 하산..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슬링을 갖고 계셔 안전산행을 기원하며 다시 상단을 향해...




♣ 7. 상단 : 토왕의 정수리 -- 토왕폭 최상단

 

토왕폭 상단 우측의 너럭바위에서...

 

 

토왕골에서 만났던 커플을 다시 만났다.

 

 

근원도 없이 허공에서 뚝 떨어지는 듯한 토왕폭.

지옥같은 토왕폭 아래 세계와는 달리 위쪽은 지극히 유순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는 천국같은 곳.

 

 

 

 

 

토왕상단 계류를 건너자마자 나타나는 추모비.

토왕폭을 등반하다 산화한 산악인들의 추모비인 듯..

 

 



 

♣ 8. 좌측면 : 토왕폭 좌릉



토왕상단 계류를 건너 좌릉으로 내려서니 서서히 경사가 가팔라지는데, 아쉽게도 우릉과는 달리 각도상 토왕폭의 물줄기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좌벽 쪽으로 최대한 다가가면 좀더 보이겠지만 좌벽이 워낙 까마득한 낭떠러지라서 더이상 다가설 엄두가 나지 않는다.
목표로했던, 능선 끝 바위까지 진행하려는데, 6~7미터쯤의 슬랩 하나가 발아래로 다가온다.
이끼 낀 슬랩에 물이 흘러 미끄러워 보이는데다 손에 잡고 있던 나무가 썩은 나무였는지 문득 부러지면서 슬랩 아래로 미끄러질 뻔한
위기를 겪고 나니 그마저도 엄두가....ㅠ
토왕폭 최상단으로 되돌아와 오랫동안 휴식을 취한 뒤 칠성봉을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재촉한다.



유순한 함지덕과 토왕 우측 너럭바위에서 토왕상단으로 내려가는 바위 사면.

꽤 가파른 곳이라서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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