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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송수권-山門에 기대어

저산너머. 2010. 10. 28. 17:04


송수권


누이야
가을山 그리매에 빠진 눈썹 누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淨淨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가면
즈믄밤의 江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苦惱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오던 것을
더러는 물 속에서 튀는 물고기같이
살아오던 것을
그리고 山茶花 한 가지 꺾어 스스럼없이
건네이던 것을


누이야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가을山 그리매에 빠져 떠돌던, 그 눈썹 두어 낱을 기러기가
강물에 부리고 가는 것을
내 한 盞은 마시고 한 盞은 비워두고
더러는 잎새에 살아서 튀는 물방울같이
그렇게 만나는 것을


누이야 아는가
가을山 그리매에 빠져 떠돌던
눈썹 두어 낱이
지금 이 못물 속에 비쳐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