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bet·Nepal·Himal

[에베레스트 트레킹 13] 팡보체~턍보체~남체 ♪

저산너머. 2008. 7. 21. 18:20

 

 

 

 

 

팡보체의 아침.

 

 

팡보체에서 턍보체로 내려가는 길.

중단 왼편 언덕위에 보이는 마을이 턍보체.

 

 

 

 

턍보체에서 바라본 에베레스트, 로체, 아마다블람.

 

 

 

턍보체 베이커리.
매일 맛없는 롯지의 음식들만 먹다가 맛보는 베이커리 빵은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좀 비싸긴 했지만, 빵이 그렇게 맛있는 음식이라는 걸 태어나서 처음으로 알았다.
히말라야 한가운데서 먹는 맛있는 베이커리, 정말 스페셜한 경험.

 

 

 

 

쿰부 지역에서 규모가 가장 큰 티벳 불교 사원인 턍보체 곰파.

 

 

 

푼키텐가(Phunki Tenga 3,250m).

 

 

푼키텐가의 다리.
남체 이후 트레킹 루트중 고도가 가장 낮은 지점이자, 코쿄쪽에서 흘러내리는 계곡(두드 코시)과 칼라파타르쪽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의 합수점.

 

 

나이 어린 소년도 끼어있어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무게가 엄청날 텐데...

 

 

사나사(Sanasa) 도착하기전 타싱가(Tashinga)에서...
왼쪽 상단 작은 고갯마루에 고쿄로 올라가면서 경유했던 몽 라가 까마득하게 보인다.

 

 

 

구름에 휩싸인 탐세르크(6,618m)

 

 

 

쿰중 스쿨

 

 

쿰중 스쿨.
에베레스트를 초등한 힐러리 경이 세운 학교로 흔히 힐러리 스쿨이라고 불린다.
한선생님이 미리 준비해간 볼펜을 포터를 통해 나눠주자 아이들이 서로 달라고 난리이다.

 

 

한선생님이 학교 선생님께 볼펜을 전달하고 계시다.

 

 

 

에드먼드 힐러리 경.
단순히 에베레스트를 초등한 산악인 이상의 존경스런 인물이다.

 

 

쿰중 마을.

 

 

안개속의 샹보체 언덕.

 

 

 

 

 

 

 

♠ 2007.11.21  에베레스트 트레킹 열세번째날 : 팡보체 ~ 턍보체 ~ 푼키텐가 ~ 사나사 ~ 남체

팡보체 주변은 해발고도가 3천미터대로 낮아지면서, 나무 한그루 찾기 힘들던 암갈색의 황량한 풍경에서, 푸른 빛의 관목들이
점점이 보이기 시작하다가 곧 짙푸른 빛의 울창한 침엽수림으로 바뀌는 신비로운 스펙트럼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마치 티벳을 넘어올 때 니얄람과 장무 사이의 풍경처럼...

아침 일찍 기상해서, 어제 올랐던 마을 뒷편의 언덕에 다시 올라 일출 풍경을 감상했다.
히말라야의 설산을 배경으로 하는 일출과 일몰은 볼 때마다 외경스럽고, 신비롭기만 하다.

아침식사후 8시 30분에 숙소를 출발해 턍보체 방향 산허리로 난 계곡길을 따라 내려갔다.
한차례 다리를 건너고, 한시간쯤 걸어 아마다블람 가든 롯지에서 따뜻한 핫쵸코를 한잔 마시면서 휴식을 취했다.
고도가 3천m대로 낮아지면서 호흡이 편해지고, 발걸음도 가벼워지는 증상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턍보체(Tengboche 3,860m)는 언덕위의 마을인만큼 주변 조망이 빼어난 곳이다.
특히, 마을의 RGB 칼러의 지붕들과 그 뒤로 에베레스트, 로체, 아마다블람 3개의 거봉이 한데 어울려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풍경앞에선 흐믓한 미소가 절로 나오게 된다.

쿰부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깔끔한 턍보체 곰파를 한바퀴 둘러본 뒤, 턍보체 베이커리로 갔다.
가격이 그리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히말라야 한복판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하는 베이커리 빵은 맛을 떠나 기분만으로도
감동 그 자체였다.

히말라야라는 아름답지만 황량하고 독특한 환경, 그곳에서의 단조로운 생활 패턴은 사람을 참 단순하게 만드는 것 같다.
트레킹을 하다보면 롯지의 형편없는 음식들, 고소증으로 인한 식욕저하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음식에 집착하게 된다.
어쨋든 한선생님, 포터들과 함께 정말 맛있게 빵을 먹었다.
아마도 태어나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턍보체(Tengboche 3,860m)에서 계곡가 마을인 푼키텐가(Phunki Tenga 3,250m) 까지는 600여m의 고도를 내리쳐야하는
가파르고 기나긴 내리막 구간이다.
우리와 반대로 남체에서 칼라파타르로 진행하는 경우 아마도 이곳이 최대의 고비가 될 것 같다.
오죽 가파르고 길면 그 힘좋다는 야크들도 이곳에선 혀를 길게 빼문 채, 허연 거품을 내뿜고, 연신 숨을 헐떡거리며 주인의
재촉에도 한두발 움직이는 척하다 눈치를 보며 다시 멈춰버리기 일쑤다.

남체 이후 트레킹 루트중 가장 낮은 지점인, 계곡가에 위치한 푼키텐가의 롯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차를 마셨다.
내려온만큼 다시 또 올라야 하는 법.
푼키텐가의 다리를 건넌지 얼마 지나지않아 과연 상당히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땀을 뻘뻘 흘리며 한발 두발 쉬엄쉬엄 긴 오르막을 올라선다.

사나사를 통과해 3시경 쿰중(Khumjung 3,780m)에 도착했다.
남체쪽에서 보면 도저히 이런 큰 마을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언덕뒤로 숨은 천혜의 지형에 들어선 마을인데, 이곳엔
에베레스트를 초등한 힐러리 경이 세웠다는 쿰중 스쿨이 있다.
한선생님이 미리 준비하신 볼펜을 아이들에게 나눠주니 서로 달라고 달려들며 난리다.

기념 사진을 찍고나서, 샹보체 언덕으로 내려가 내일 아침 일출 감상을 편하게 하기 위해 파노라마 롯지(16:00)로 갔는데,
숙박비가 무려 70달러.
우리가 전에 묵었던 남체 칼라파타르 롯지 독실이 3달러(약 200루피) 정도인데...
파노라마 롯지는 일본계 자본이 투입된 롯지이고, 주고객도 일본인 트레커들인걸로 기억된다.
군말없이 포기하고, 남체로 내려가 칼라파타르 롯지로 들어갔다.(16:45)
아~ 고향에 돌아온 것 같은 편안한 느낌.
저녁은 물론 야크 스테이크.. 역시 이 맛.....!!!

근처 PC방에 가서 여기 저기에 소식을 남기는 등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 에드먼드 힐러리 경(Edmund Percival Hillary)

에베레스트를 초등한 인물로 알려진 힐러리 경.
안타깝게도 올 1월에 별세했다.

뉴질랜드 태생인 그는,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대관식을 앞둔 1953년, 1차 영국 원정대의 에베레스트 정상 도전이 실패로
끝나자, 2차 영국 원정대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영연방의 변방인 뉴질랜드 출신으로서, 동료들에게 무시를 당하던 그는 조국 뉴질랜드의 국기를 가슴에 품은 채, 세르빠
텐징 노르게이와 함께 에베레스트 정상 도전에 나섰다고 한다.

그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는 일화가 있는데, 정상을 목전에 앞두고 힐러리가 뒤쳐지자, 텐징 노르게이는 힐러리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힐러리가 도착한 후 텐징 노르게이가 정상을 힐러리에게 양보하자 그는
"이곳은 당신의 나라야. 당신이 먼저 정상을 밟아야지."
라고 말하며 텐징 노르게이에게 양보했다고 한다.
이 일화는 정상에서 텐징 노르게이의 사진만 찍은 채 자신의 사진을 남기지 않은 점과 더불어 최초로 정상에 오른 사람이
과연 누구인가라는 무수한 의혹을 남기는 계기가 된다.

의혹?
글쎄.. 따지기 좋아하고, 타이틀에 환장하는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불과할 뿐이란 생각밖에 안든다.
설사 텐징 노르게이가 먼저 정상을 밟았다 해도 그래서 도대체 어쨌다는 건지..
그들은 함께 오른 것이다.
죽음의 공포와 끝까지 맞서 싸우며 함께 인류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오른 것이다.

이후 힐러리는 남극점 도달, 히말라야 10개봉 등정 하는 등 세계 산악 역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다.
그렇지만 힐러리가 진정 위대한 인물로 존경받는 이유는 오히려 그 다음부터라고 할 수 있다.

힐러리는 자신에게 영광을 안겨준 세르빠족과 네팔을 위해, 1962년 히말라야 기금을 만들어 많은 학교와 병원, 진료소를
설립하고, 교량과 도로를 개설하는 등 평생을 그들의 삶을 위해 헌신했다.
1975년에는 네팔을 방문한 아내와 딸을 비행기 사고로 잃는 아픔을 겪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네팔과 네팔인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삶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는 자서전에서 "모험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세상을 뜨는 순간엔 그가 태어난
오클랜드 앞바다에 유골을 뿌려 달라는 말과 함께, 정작 그에게 영광을 안겨준 山에는 그 어떤 흔적도 남기고 싶지 않다는
유언을 남겼다고도 한다.

힐러리 경이 인류에 남긴 가장 큰 업적은 '에베레스트 첫 등정자'라는 타이틀이 아니라 겸손과 관용이라는 교훈, 네팔의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끝없는 박애정신이 아니었을까?
그가 진정으로 존경받는 이유 또한 이러한 헌신적인 삶과 감사할 줄 아는 삶의 자세가 아닐런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