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bet·Nepal·Himal

[에베레스트 트레킹 1] 루클라~팍딩

저산너머. 2008. 6. 21. 22:36

카트만두 → 루클라행 항공기 안에서 바라본 구름.

 

 

   

루클라 공항 활주로.
이곳 활주로는 평지가 아닌 가파른 히말라야 사면에 위치한 지형적인 조건으로 인해 길이가 100여m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핸디캡을 고려해 이륙땐 가속받기 쉽고, 착륙땐 단시간에 감속할 수 있도록 활주로가 경사져 있다.


 

 

첫날은 이렇게 구름 가득한, 조망이 전혀 없는 날씨였다.





♠ 2007.11.9  에베레스트 트레킹 첫째날 : 카트만두 ~ 루클라 ~ 팍딩

드디어 이번 여행의 하일라이트인 에베레스트 트레킹 출발하는 날.
새벽 5시 20분쯤 숙소에서 준비해준 차량을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같은 호텔에 숙박중이던 중형 카메라와 상당한 촬영 장비를 동반한, 산악사진 사이트인 '산영회' 회원 몇분이 동승했다.


첫비행기는 한시간 가량을 지체한 7시 다 된 시각에서야 이륙하더니 결국 중도에 회항했다.
에베레스트의 관문 공항이 위치한 루클라(Lukla, 2,804m) 부근 하늘은 짙은 구름으로 가득했다.
거대한 먹장 구름속을 들락날락할 때마다 15인승 경비행기는 금방이라도 추락할 것처럼 위태위태하게 요동친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듯한 기분..
덕분에 그 기막히다는, 기내에서 바라보는 히말라야 파노라마는 구경도 못했다.

8시 반쯤 재이륙해 한참을 비행하더니, 루클라 쪽 기상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은지 크게 포물선을 그리며 거의 카트만두
상공까지 회항했다가 다시 루클라쪽으로 기수를 돌렸다.
결국 10시 30분쯤에서야 루클라 공항에 무사히 착륙.

공항앞에서 포터를 구한후, 카트만두 공항에서 안면을 텄던 아산에서 오신 한선생님을 세르빠 롯지의 식당에서 다시 만났다.
나처럼 혼자 트레킹 오신 분인데, 계획중인 트레킹 루트가 서로 똑같아 함께 트레킹하기로 했다.


한선생님, 산영회 분들, 포터들 모두 함께 열두시경 루클라를 출발했다.
하늘을 뒤덮은 짙은 구름은 여전히 걷힐줄 모른다.

산영회 회원분중 벌써 고소증을 느끼시는 분이 계셔서 아주 천천히 걸었다.
루클라의 해발 고도가 2,800여m이니, 항공편으로 단숨에 루클라로 이동하게 되는 경우 고소적응이 되지 않아 종종 발생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나야 루클라보다 훨씬 더 높은 고지인 티벳에서 이미 어느정도 적응된 상태라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4시경 팍딩(Phakding, 2,610m)에 도착해 한선생님과 함께 나마스떼 롯지에 들었다.
세계 각국에서 온 트레커들이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저녁시간을 보낸다.
영어가 짧은 나는 주로 듣는 편...
롯지 주인은 이곳 솔루쿰부 지역의 세르빠 출신인데, 롯지 운영이 괜찮은지 자녀들 모두 유럽지역으로 유학을 다녀왔단다.

저녁식사후 늦은 시간에 롯지 밖에서 혼자 담배를 피다 팍딩에 막 도착한 한 프랑스인에게 물어보니 트레킹을 마치고
하산중인데, 일주일 내내 악천후여서 에베레스트는 커녕 제대로된 설산 풍경은 구경도 못했고, 날이 워낙 추워 온갖
고생을 다했다고 한다.
심한 감기로 인해 연신 기침을 해대며, 콧물을 줄줄 흘리고 있는 모습에서 트레킹 내내 고생한 흔적이 역력했다.
그런 얘기를 듣고나니 조금은 긴장감이 밀려들었다.
내일은 제발 날씨가 좋아져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