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bet·Nepal·Himal

[에베레스트 트레킹 2] 팍딩~남체 ♪

저산너머. 2008. 6. 23. 01:10

히말라야 의 아침.
전날 산허리까지 짙게 드리웠던 구름이 말끔히 걷힌 상태다.

 

 

 

꾀죄죄하지만 너무 귀여운 꼬마 숙녀.
롯지에서 식사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기어들 듯한 목소리로 "나마스떼!" 하면서 다가오더니 이런 포즈를 취한다.

 

 

   

  

 

알프스의 어느 마을 같은 풍경.

 

 

남체를 향해 오를때 계곡 오른쪽으로 바라보게 되는 탐세르크(Thamserk, 6,608m)의 거대한 설벽.
하늘높이 거대한 벽처럼 치솟은 산세에 위압감이 느껴진다.

 

 

 

 

 

   

 

 

 

마을마다 디하르 축제 준비로 분주하다.

 

 

한선생님의 포터인 텍(Tek).
성실하기로 유명한 타망족 청년이다.
내 포터는 락파(Lhakpa)라는 세르빠족 청년.

 

 

 

남체까지 가기 위해서는 이런 현수교를 세번 건너야한다.


솔루쿰부지역의 현수교중 가장 높다는, 남체 직전의 현수교.
다리를 건너자마자 가파른 오르막 길이 시작되어 남체까지 길게 이어진다.


 

 

 

   

 

 

구름에 휩싸인 콩데.

 

 

네팔은 디하르 축제중.

 

저녁때부터 마을별로 팀을 이룬 남체 아랫마을 젊은 처녀총각들이 남체까지 올라와 밤새 춤추고, 노래하면서 골목골목을 돌아다닌다.
마을 주민은 물론 트레커들이 한데 어울려 흥겹게 축제를 즐긴다.
이방인인 내눈엔 카셋트 테잎 하나로 저렇게 춤추고, 노래하며 즐기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축제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플래쉬를 터뜨리다보니 금쪽같은 밧데리를 2개나 소모하게 되었다..ㅡㅡ;;
공연의 댓가로 가게 주인과 트레커들에게 약간의 돈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나한테 다가오더니 사진 열심히 찍어줘 고맙다고 기부할 기회를 준다나...
(촬영비를 주지는 못할 망정...ㅡㅡ;;)
결국 100루피 기부했다.
뜯기고도 기분이 나쁘지 않은 이유는 왜일까?ㅎㅎ

 

 

   

 

 

칼라파타르 롯지 다이닝룸.

 

 

 

 

 

 


♠ 2007.11.10  에베레스트 트레킹 둘쨋날 : 팍딩 ~ 추모아 ~ 몬조 ~ 조르살레 ~ 남체

아침에 일어나 롯지 밖으로 나가보니 전날 산중턱까지 가득했던 구름이 말끔히 걷혀 있었다.
딸기잼을 바른 티베탄 브래드와 밀크티로 가벼운 아침식사를 마친 후, 8시 10분쯤 팍딩(Phakding)을 출발했다.
오늘 일정은 남체까지..
날씨가 쾌청하니 발걸음은 날아갈 듯 가볍고, 히말라야의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터질 듯
부풀어오르는 느낌이다.


루클라(Lukla, 2,800m)에서 팍딩(Phakding, 2,610m)까지는 거의 내리막길이니, 진정한 트레킹은 오늘부터
시작인 셈.
계곡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오르며 바라보는 계곡엔 에메랄드빛 빙하 녹은 물이 넘쳐 흐르고 있다.
계곡 오른편으로는 거대한 벽처럼 위압적인 모습으로 솟아 있는 탐세르크의 하얀 남동벽이 강렬한 햇빛에 반사되어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계곡 양사면엔 울창한 침엽수 가지사이로 아침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들며 부서지고, 살랑살랑 부는 바람은 싱그럽고
상쾌하기만하다.
울창한 침엽수림 때문인지 거대한 설산만 보이지 않는다면, 흡사 지리산 어느 계곡을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

추모아(Chumoa, 2,950m, 10:10), 몬조(Monjo, 2,840m, 11:00)를 통과하고, 체크포스트에 도착해 국립공원
입장료 1,000루피를 지불하고, 12시경 조르살레(Jorsale, 2,805m)의 롯지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마을 어디를 가나 앞으로 일주일 가량 계속된다는 디하르 축제 준비로 분주한 풍경이다.
디하르 축제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남체 직전 마지막 현수교를 건너자마자 곧바로 오르막이 시작되어 남체까지 이어지는데, 꽤 가파르고 힘든 구간이다.
구름에 뒤덮힌 채 가끔씩 열리는 웅장한 콩데의 풍경에 취해, 가뿐 숨을 몰아쉬며 가파른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르다보니
어느덧 남체.(16:30)


남체(Namche, 3,440m)에서는 칼라파타르 롯지에서 묵었다.
시설도 괜찮은 편이고, 200루피면 핫샤워시 온수를 제한없이 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데다, 무엇보다 음식맛이
맘에 들었다.
왠만한 음식은 카트만두 시내의 값비싼 유명 음식점보다 깔끔하고, 맛있는 편..
그래서 그런지 나중에 고쿄~칼라파타르를 거쳐 트레킹을 마칠 즈음,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을 때는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 들 정도였다.

맛있는 야크스테이크와 고소증에 효과가 있다는 갈릭수프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잠시 PC방에 들렀다.
숙소에서 할일없이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즈음 밖에서 노랫소리가 들렸다.
나가보니 디하르 축제 기간이라서 남체 아랫마을 처녀총각들이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골목골목을 누비고 있다.
마을 주민은 물론 트레커들까지 한데 어울려 축제를 즐기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흥겨워져 덩실덩실 춤추고 싶은 기분.
늦은밤까지 이어지는 축제행렬의 흥겨운 노랫소리에 얼었던 마음을 녹이며 남체에서의 첫날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