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ain/etc

단양 용산봉, 구봉팔문 조망을 찾아.. ①

저산너머. 2012. 4. 24. 14:21

 

 

♣ 구봉팔문 조망을 찾아...

 

 

소백산 북서부 신선봉에서 구인사쪽으로 내려오다보면 민봉 끝부분에서 십여갈래의 능선과 골짜기가 마치 부채살처럼

촘촘하게 한데 흘러내리는 신비한 지형이 있다.

이곳을 구봉팔문(九峰八門)이라고 하는데(실제로는 10봉9문이 맞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불가에서 길하게 여기는 

9라는 숫자에 맞춘 듯함), 지도를 보거나 소백산을 종주할 때마다 항상 궁금하곤 했었는데, 아쉽게도 구인사 부근의 

등산로에선 극히 일부분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이 구봉팔문을 한눈에 시원스레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없을까?

 

구봉팔문의 오묘한 산세는 부채살의 양쪽 1/3지점에서 거의 정확하게 대칭적으로 두갈래의 능선으로 갈라져 다시

가곡의 용산봉(944m)과 영춘의 향로봉(865m)으로 길게 이어지는데, 지도상으론 구봉팔문 주변과 용산봉과 향로봉이

한데 어울려 마치 독수리 한마리가 창공으로 날아오르기 위해 힘차게 날개를 펼친 형상처럼 보인다.

민봉에서 용산봉, 향로봉으로 이어지는 두 갈래의 능선이 다리와 날카로운 발톱, 민봉에서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몸통, 백두대간에서 형제봉과 연화봉으로 흐르는 능선이 활짝 펼친 날개, 날개와 겹친 비로봉이 머리에 해당.

 

거리나 각도상 이 구봉팔문을 제대로 볼 수 있을 만한 곳이 용산봉이나 향로봉 부근인데, 실제는 어떨지 그동안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떠나본다.

용산봉~신선봉~향로봉을 잇는 산행은 도상 거리만 총 25km 가량 되는데다, 세개의 큰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하는 등

능선의 굴곡이 심하고, 일부 구간은 길이 거의 희미할 것 같아 간만에 그야말로 빡센 산행이 예상된다.

 

구봉팔문 산행후 온달 관광지에서 영춘까지 걸어 다시 태화산을 넘을 예정이다.

그리고.. 태화산 산행후 상황이 괜찮다면 혹시 완택산~고고산~신병산 종주까지 계속할 수도...

아무튼 애초 계획은 꽤나 원대했다.ㅎㅎ

 

 

 

 

 

 

사평리 아평삼거리.

 

 

북쪽이 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싸여 아늑해 보이는 아평 마을.

 

할머니 무덤가에 할미꽃.

 

만개한 생강나무꽃.

 

능선에서 바라본 소백 주릉. 4월말로 접어드는데, 능선 북사면엔 잔설이 허얗게 남아있었다.

 

첫 안내판. 220봉은 무슨 의미인지?

 

220봉 안내판에서 바라본 768봉과 용산봉 정상.

 

220봉에서 바라본 소백 주릉의 장쾌한 라인.

 

소백산 연화봉의 천문대와 통신탑.

 

비로봉 초원지대.

 

능선에서 구봉팔문의 일부가 조망되었다.

 

단양 방향 조망. 중앙부 봉우등 오른편으로 남한강이 보인다.

 

 

용산봉 정상으로 오르는 길, 암릉지대 직전의 큰바위.

 

용산봉 정상 직전 암릉지대에서 바라본 소백 주릉.

 

단양 방면 조망.

 

남한강 뒤로 금수산이 보이고, 그 왼편으로는 월악산 영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용산봉 정상석.

 

용산봉 정상의 단양 방향 조망.

 

단양 매포의 석회석 광산지대.

 

정상의 소백산 방향 조망.

 

아쉽게도 용산봉 정상에선 잡목에 가리는데다, 시계마저 흐려 구봉팔문이 제대로 조망되지 않았다.

 

 

 

생강나무.

 

보발리 가랑뱅이 마을 풍경.

 

 

 

보발리의 수령 500년이 넘은 천년변송.

 

 

 

 ...  천년송의 춤사위.

 

 

천년변송이 서있는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보발리.

 

 

 겨드랑이 깃털 좀...ㅎㅎ  가곡초교 보발분교.

 

 

 

 

>> 산행 루트 : 아평삼거리~용산봉~대대리·보발리 간 고개~보발리~보발재~향로봉~온달산성~온달관광지

 

단양에서 가곡행 시내버스를 타고 고수재를 넘는데, 사고가 났는지 고수재 정상에서 30여분 가량 차가 꼼짝하지 못한다.

철조망처럼 뒤엉킨 허연 복분자 넝쿨 뒷편으로 유유히 흐르는 푸른 남한강 물줄기와 용산봉, 사평리가 눈에 들어온다.

길고 가파른 능선으로 솟구치는 용산봉의 산세가 만만치 않아보여 자못 긴장된다.

 

 

원래는 사평2리 아평 마을 안쪽의 지릉을 산행 들머리로 할 예정이었지만, 민감한 시기인만큼 한낮에 아평 마을 통과가

약간 꺼림찍했는데, 아평삼거리에 내려보니 삼거리의 능선 초입에 희미한 샛길이 보여 곧바로 치고 오르기 시작했다.

 

능선 초반의 산길은 이따금씩 능선을 벗어나기도 하고, 능선 좌우로 여러 갈래의 길과 만나기도 하지만 무시하고, 주릉을 

그대로 따른다. 

몇기의 묘를 거치고, 중간에 임도와 집 한채도 나타나고, 능선 왼편 숲사이로 581m봉 부근에서 갈라지는 지사골쪽

지릉상의 봉우리에 이동통신 중계탑도 보인다.

막판에 뚜렷한 산길이 하나 출현하는데, 아마도 아평 마을에서 지사골로 넘어가는 길 같아 그 길을 버리고 능선 사면의

희미한 족적을 따라 올랐다.

 

꽤 가파른 150여m 가량의 사면길을 치고 오르니 경사가 다소 완만해지고, 잠시후 아평 마을에서 올라오는 지릉의 뚜렷한

길과 만난다.

숲에 가려 아직까지는 조망이 전혀 열리지 않는 상황.

581m봉을 통과하고, 용산골 좌릉과 만나는 지점을 지나자 잠시후 소백 주릉방향 조망이 약간씩 터지기 시작한다.

곧 "220봉, ← 566봉 0.6km 제1능선 0.6km →"라는 첫 안내판이 나타나는데, 뚱딴지 같은 220봉은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720봉의 오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그리고, 제1능선, 제2능선은 또 뭔지... 애매하기만 하다.

명칭은 그렇지만, 안내판 부근은 시야가 터지는 곳인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소백 주릉의 라인은 무척이나 장쾌했다.

 

이따금씩 소소한 암릉과 바위지대가 나타나다 정상 직전엔 약 100여m의 암릉이 이어지는데, 암릉 좌우로 소백 주릉과

남한강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암릉을 통과해 해발 944m 용산봉 정상.

용산봉 정상은 나뭇가지에 가려 원래도 조망이 시원하지 못한데다, 박무로 희뿌연 하늘이라 조망이 신통치 못했다.

정상부근의 잡목을 약간만 정리해줘도 참 좋았을텐데...

정상엔 적당한 터가 없어 대충 조망을 감상한 후 곧바로 정상을 내려왔다.

 

정상에서 904봉을 지나 내려오다보면 안내판고 함께 용산골 우릉과의 갈림길이 나온다.

용산봉 산행은 아마도 용산골 입구를 들머리로 해서 이 용산골 우릉과 좌릉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로 거의 대부분

이루어지는 것 같다.

갈림길에서 구봉팔문으로 향하는 능선은 길이 희미한 반면 용산골 우릉쪽으로 난 길이 오히려 뚜렷해 주의해야 했다.

갈림길을 지나 조금 더 진행하면 약간 평탄한 능선이 나오는데, 이후 적당한 터가 없을 것 같아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이 부근에서 시야도 가리고, 능선의 흐름이 불분명해 약간 애매했는데, 혹시라도 보발리로 흐르는 지릉으로 들지 않도록

유의하며 내려왔다.

가파른 내리막을 100여m쯤 내려온뒤 다시 더 가파른 길을 150여m가량 내려서니 작은 봉우리 위에...

 

식수가 거의다 떨어져 골짜기로 내려갔는데, 지형상 물줄기가 나타날 만한 곳임에도 아무리 내려가도 물줄기가 나타나지

않는다.

남한강에 물이 넘쳐 흐르는 걸 보면 골짜기에 물이 완전히 마를 정도로 건조한 시기는 아닌데, 아마도 이 지역이 석회암

지대라서 물이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고 지하로 스며드는 모양이다.

(실제로 물은 보발리 마을까지 다 내려가서야 여기저기서 샘물처럼 콸콸 쏟아져 나왔다.)

 

다시 되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멀리 내려온 상황...ㅡㅡ

어쩌면 결과적으론 잘 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구봉팔문 조망을 찾아 떠나온 길인데, 시계가 너무 불량한 탓에 산행의 의미를 잃어버려 흥이 나지 않았던 터...

나머지 구간은 다음 기회로 돌리고, 보발리로 하산한 뒤 향로봉을 향해 단축 산행하기로 결정한다.

 

 

중간에 노** 군락 발견..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 훨씬 더 큰 군락지 발견..

오늘 산행 여기서 끝~~!! ㅎㅎ

신선봉쪽 산행에 대한 미련이 그대도 조금은 남아있었는데, 완전 정리..

이제부턴 계획에 전혀 없던 야생화 출사 모드..

야생화는 다 좋은데, 이 녀석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오색~대청을 2/3쯤 오를 수 있는 시간이 훌쩍 지가간다는 게

흠이라면 흠..

 

노**와 두시간 넘게 진지하고 심오한 대화를 나눈뒤 보발리까지 너른길을 따라 내려오다보니 이곳이 구만동~보발리로

이어지는 소백산 자락길 제5코스인 "황금 구만냥길"이란다.

그러면 이제부터는 유유자적 트레킹 모드..

참 이상한 산행이다.ㅎㅎ

 

 

 

풍수에서 구봉팔문 같은 지형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보발리는 기운이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지세라서 언젠가

한번 찾고 싶은 곳이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이다.

마을로 내려오니 메말랐던 계곡의 물이 일시에 여기저기서 샘물로 솟아난다.

여느 산골 마을처럼 빈집이 군데군데 눈에 띄고, 마을을 따라 좀더 내려오니 이 곳 지세의 혈자리일 듯한 위치의 언덕 위에 

멋드러진 노송 한그루가 서있다.

수령 500년이 넘은 천년변송이라고 한다.

가곡초교 보발분교에 잠시 들어 운동장에서 아이들 노는 모습 구경하다 다시 향로봉을 향해 길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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