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며...

저산너머. 2010. 6. 18. 17:52
오색에서 대청을 오르다 잠깐 샛길로...
(원)설악폭포 직전에 보이는 폭포이다.
높이 10여m로 규모는 작지만, 직폭형태에, 여러 갈래로 갈라져 떨어지는 햐얀 물줄기가 참 멋진 폭포이다.
수량이 풍부할 때 오면 좀더 넓게 퍼지며 낙하하는 시원한 물줄기를 볼 수 있을 듯...

 

물구멍 속으로 물줄기가 토네이도처럼 휘돌며 빨려들어가는 신기한 모습.

2~3단으로 이루어진 멋진 와폭도 나타나고...

그럴듯한 쌍폭도 보이고...

대청을 오르다 해발 1490여m쯤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서서히 날이 저물고 있다.

점봉산 조망.

점봉산 만물상 방면.







♣ 가혹한 길

대청봉에 오르는 최단 코스.
오색에서 대청까지 꾀안부리고 오르면 3시간 정도, 적당히 쉬면서 오르면 4시간쯤 걸리는 길.
짙은 숲길이라서 조망이라곤 전혀 없는데다, 전반부와 후반부 중간까지 끝도 없이 이어지는 가파른 오르막 일변도의 가혹한 길..
큰 계곡을 두개나 건너고(독주골, 관터골), 전반부는 이게 능선인지 계곡인지 구분이 안되는 펑퍼짐한 사면길을 그대로 거슬러
오르는 좀 이상한...
이번 산행같이 특수한 목적이 아니면 솔직히 왠만하면 피하고 싶은 길이기도하다.

땀을 빼질빼질 흘리며 전반부의 계단길을 오른다.
훔쳐도 훔쳐도 끝도 없이 샘솟기만하는 땀줄기..
오색에서 보충한 수분을 다 쏟아내고난 즈음에서야 노송군락이 멋진 작은 능선에 오르고, 길이 조금 순탄해진다.
끝청 갈림길을 통과해 가파른 산기슭을 트래버스하는 비교적 완만한 길을 따르면서 오른쪽 관터골에서 들리는 설악폭포의 물소리가
우렁차다.



♣ 잠시 샛길로..

설악폭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관터골을 건너는 다리에 도착..
이곳에서 잠시 샛길로 샌다.
오늘의 포인트로 정했던 곳이고, 오래전부터 점찍어 둔 곳이다.

집채만한 바위가 제멋대로 뒹구는 거친 계곡을 거슬러 오르면 잠시후 쌍폭이 나타나고, 2~3단의 그럴듯한 긴 와폭도 나타난다.
그렇게 25분쯤 힘을 뺀 후 목표로 했던 폭포에 도착.
높이 10m에 불과한 소규모의 폭포지만 여러 갈래로 갈라져 떨어지는 흰 물줄기가 참 멋진 폭포이다.
그곳에서 휴식도 취하고, 카메라에 폭포를 담기도 하고, 식사도 하면서 한참을 머문다.

오전에 흔들바위 암봉을 찾느라 시간을 많이 뺏겨서 시간이 많이 지체된 상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대청까지 올라야하는데,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대청에 오르기도 이미 빠듯해진 시각.

(원)설악폭포까지는 오르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계곡을 되돌아내려온다.
설악폭포는 다음 기회로...
사실 설악폭포보다도 그 멋진 폭포가 더 보고 싶었으니 아쉬움은 그리 크진 않다.




* (원)설악폭포

   오색에서 대청으로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가량 오르다보면 오른쪽 관터골에서 우렁찬 물소리가 들리는 곳에 설악폭포로 불리는
   폭포가 있는데, 원래의 설악폭포는 현재보다 1.5km가량 위쪽에 있었다고 한다.
   대청오르는 길이 현재의 등산로로 바뀌면서 이름마저 빼앗긴 셈. 
   현재의 설악폭포는 약 30여m의 높이로 규모는 큰 편이지만, 와폭형태에다 폭포 하단쪽이 좁은 협곡 구조라 접근이 어려워 전모를
   제대로 감상하기 힘들다.

   오리지널이든 짝퉁이든 설악폭포라는 명칭이 언제 생겼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보통은 계곡 이름에서 차용하던지 폭포의 생김, 얽힌 전설 등으로 폭포의 이름을 짓게 마련인데, 설악폭포라는 엄청난(?) 명칭이
   붙은걸 보면 아마도 별다른 이름을 얻지 못하던 폭포에 설악이라는(등산객의 왕래가 잦은 길목에 있고, 설악의 주봉인 대청에
   가까이 있는 덕분에) 이름을 대충 붙여준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설악폭포가 만약 현재의 위치가 아닌, 인적이 드문 계곡에 있었다면 과연 그 이름을 얻을 수 있었을까?
   등산로가 바뀌었다고, 폭포의 고유한 위치마저 바뀌는 황당한 경우를 보면 더더욱 의심이 가는 부분...
   지금의 설악폭포는 물론 (원)설악폭포도 설악이라는 이름을 붙일만큼의 대단한 폭포는 아닌 듯하다.
   만일 쉰길폭포나 독주, 대승, 소승, 잦은바위골의 100m 폭포 등 위용으로 따지면 큰형님 뻘되는 폭포들이 작명에 문제를 삼고
   단체로 들고 일어났다면 어찌할 뻔 했나..ㅎㅎ
   토왕폭이야 원래 신선의 풍모가 엿보이는 폭포인데다, 원래부터 그럴 듯한 이름을 얻고 있으니, 까막까치의 싸움은 못들은 척
   점잔을 빼고 있을 테지만...^^
   




♣ 다시 가혹한 길

20여분쯤 내려와 관터골 다리를 건너고, 목재 데크 계단이 수시로 출몰하는 가파르고 긴 오르막 일변도의 지겨운 길이 이어진다.
마음을 비운 채 그냥 뭐.....
별다른 조망도 없는 곳을 이렇게 무념무상으로 잠깐의 휴식도 없이 오르다보니 금새 1,490m쯤의 전망대에 도착..
덕분에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
이곳은 등산로 금줄을 살짝 넘어 바위턱에 올라서면 끝청과 대청, 중청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오색쪽으로 점봉산쪽으로 시야가
시원하게 터지며 끝청 능선 자락위로 가리봉이 살짝 얹혀져있는 조망이 멋진 곳이다.

잠시 바위턱에 걸터앉아 서서히 땅거미 내려앉는 남설악의 풍경을 감상하며 다리쉼을 한다.
이제 급경사길은 사라지고, 대청까지는 숲의 키높이가 차츰 낮아지는 비교적 완만한 오르막길이 남아있을 뿐이다.

대청 정상 직전에서 어떤 등산객에게 해가 졌는지 물어보니 방금전 졌단다.
실망감에 대청에 올라보니 이게 왠걸.. 일몰 직전이다.
붉고, 둥근 모양이 그대로 살아있는 기막힌 일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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