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홀로 떠난 산행 - ③ 가리봉 ~ 필례령

저산너머. 2009. 11. 8. 17:48

아침에 눈을 뜨니 이렇게 안개가 자욱하다.

일출은 이미 지난 시간이지만 짙은 안개와 아직 낮은 해가 연출했던 몽환적인 풍경.

오랜 기다림 후에 짙은 안개가 잠시 걷히고, 주걱봉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가리봉 정상석.

안개가 좀더 걷히고, 깨끗한 풍경이 드러나길 바랬는데, 이렇게 시꺼먼 구름이 몰려오고, 시계는 점점 더 불량해진다. 금방이라도 세찬 폭우가 쏟아질 것만 같던 하늘.

가리봉을 내려서며 바라본 12연봉 방향.

서북릉 조망. 다행히 날씨가 좋아졌다.

귀때기청봉. 재량 좌우골 상단의 허옇게 드러난 긴 사태지역이 유난히 눈에 띈다. 곧 조우할 곳이기에...

중청과 대청, 그리고 점봉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흐름.

필례령의 고목.
이정표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없었다.
사실 이곳이 필례령인 줄도 모르고 한참을 지나친 후 되돌아왔다.
이 고목 부근에서 자양천으로 내려서는 희미한 하산로를 따른다.
산행정보엔 대부분 이곳 길을 따르는 것으로 소개되어있으나, 실제 등산객이 거의 다니지 않는지 하산로가 의외로 희미했다.





♣ 2009년 10월 설악산 4박5일 산행


산에서 새벽을 맞는 느낌은 참 좋다.
새벽 이른 시간, 청아한 새소리와 맑은 바람소리에 눈을 떠 몸을 조금만 일으키면 그곳이 숲이든 암릉이든 조금은 잠이
덜깨 조올린 듯한 설악을 마주할 수 있다.

가리봉 정상.

아침에 눈을 뜨니 안개가 자욱하다.
아마 아랫마을에서 본다면 구름일지도 모르지만...

짙은 안개 사이로 아침해가 하얗게 달처럼 보일 뿐 주변 조망이라고는 전혀 없는 상태.

아침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하며 주변 조망이 열리기를 기대했지만, 좀처럼 안개는 걷힐 줄 모른다.
포기하고 가리봉을 내려가려고 할 즈음에서야 주변 조망이 살짝 열렸다.

아주 깨끗하지도 않고, 일부만 살짝 열린 정도였지만 가리봉 정상의 조망은 역시 압권이었다.
특히, 정상에서 바라보는 주걱봉 일원의 웅장한 풍경은 설악 산악미의 극치라고나...

조망을 감상하며 오랜 시간을 보내다 가리봉을 내려서 필례령으로 능선을 따라 내려간다. 
가리봉 정상에서 필례령까지는 고도가 계속 낮아지는 구간이라서 편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굴곡이 심해서 그런지 의외로
시간이 걸리고, 길게 느껴졌다.


능선에서 자양천 방향 하산로가 갈라지는 필례령에 이정표 하나 정도는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없었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짙은 숲길이라서 그대로 필례령을 지나쳐 한참을 더 내려가다가 지형상 도저히 아닌것 같아 다시
원위치로..


필례령이라고 생각되는 부근을 한참 뒤적거리니 등산로인지 산짐승길인지 헷갈릴 정도의 희미한 길이 있을 뿐이다.
일단 주변 지형을 살펴보니 어쨋든 그 부근이 하산로가 맞을 것 같아 그대로 내려서기로...

다행히 길은 희미하지만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
이 길은 꽤 가파른 능선을 따르다 계곡 합수지점으로 떨어진다.
수마가 휩쓸고간 돌더미 가득한 계곡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