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두타·제주-한라

[동강 트레킹] 둘째날 ① 연포~창리천

저산너머. 2011. 5. 14. 18:34

 



♣ 동강 트레킹 둘째날

고성산성  | 나리재 ~ 바리소 ~ 소동 ~ 제장 ~ 하방소 ~ 바세 ~ 소사 ~ 연포 ~ 거북마을 (1박)
칠족령 전망대 ~ 문희 ~ 두룬산방 ~ 창리천(기화천) 합수점 ~ 문산리 (2박)
쌍쥐바위 전망대 ~ 문산리


포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강변을 따라 문희 마을로 향했다.
원래 길은 칠족령을 거쳐 문희 마을로 가야 되지만, 예전에 찍었던 사진이나 위성사진을 검토해본 결과 잘하면 문희까지 강변을 따를
수 있을 것 같아 일단 백룡동굴 쪽으로 강변을 따라 진행해봤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까이 다가가 보니 절벽 구간 통과가 거의 불가능할 것 같아 포기하고는 다시 빽~
당시는 만수위에 가까운 때라서 어려웠지만 갈수기에는 혹시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결국 다시 칠족령 전망대..ㅎㅎ
칠족령 전망대만 벌써 4번째이다.
언제 올라도 동강이 이중 삼중으로 굽이치는 시원한 파노라마가 압권인 동강 최고의 명소 중 하나인 곳.
날씨가 화창한데다 연녹으로 물들어가는 계절이라서 더욱더 좋았다.


트레킹 들머리인 나리재에서 이곳 칠족령 전망대까지 직선으론 도상 2km가 채 안되는 거리인데, 구비구비 휘도는 강변을 따르면 11km
가량의 거리가 되버리는, 한마디로 비효율의 극치인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만일 동강이 일직선으로 뻗은 강이었다면 이런 천혜의 비경을 품을 수 있었을까?
살다보면 효율만을 외치고, 앞만 보고 달리다 시간이 흐르고 난 뒤 결국엔 그게 더 비효율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꽤 많다.

정상을 목표로 하는 전투적인 산행과는 또 다른 스타일의,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에 애정어린 시선들을 던져주며 천천히 걷고, 숨도 고르고,
마음에도 휴식을 주며 걸어야 그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동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빨리 걸으면 또 얼마나 더 빨리 간다고...
동강은 굽이치는 강줄기를 따라 멀리 멀리 돌아 가는 게 오히려 더 효율인 곳이다.

"먼길을 돌아~ 먼길을 돌아~ 돌아 올거야~~♬♪"

이런 노래도 있지 않은가...ㅎㅎㅎ


칠족령 전망대를 떠나 완만하고 순한 산길을 걸어 문희에 도착했다.
백룡동굴 탐방 안내소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이웃 가게에서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고는 다시 문산리를 향해 트레킹 재개.

문희 마을에서 창리천 합수점까지는 교행이 가능한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걷기만 하면 되는 편한 구간이다.
다만, 후덥지근한 날씨에 그늘이라곤 전혀 없는 땡볕길이라서 한번도 쉬지 못하고 쫓기듯 걸어야만 했다. 
 


연포에서 문희 마을을 향해 걷고 있다.

강 건너 절매 마을의 외딴 집.

중앙부에 문희 마을 백룡동굴 탐방 안내소에서 백룡동굴로 향하는 데크 길이 보인다.
저 구간을 통과할 수 있을까?
예전에 왔을 때 찍었던 사진과 위성사진을 무수히 관찰한 결과 가능성이 보여 한번 진행해봤는데, 막상 현장 가까이 접근해보니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갈수기에는 혹시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약 20여m 정도가 절벽으로 완전히 막혀있는데, 굴곡져 보이지 않는 부분의 상황을 알 수가 없어 우회하기도 어려운 곳...

결국 되돌아나와 칠족령을 향해 오른다. 그 멋진 조망을 포기하더라도 무거운 배낭 때문에 이번엔 왠만하면 칠족령 오르는 길은 피하려했는데...

칠족령 전망대에 도착했다. 화창한 날, 연녹으로 물들어가는 풍경.. 조망이 죽음이었다.

칠족령 전망대를 출발해 완만한 내리막길 위주의 산길을 걸어 문희 마을에 도착했다.

마하본동 창리천(기화천) 합수점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한다.
이 구간은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걷는 편한 구간이다.
다만 오늘처럼 날씨가 후덥지근하고, 땡볕길인 점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이곳이 바로 뗏꾼들에게 악명높던 황새여울이다.
무수한 뗏목을 부수고, 뗏꾼들의 목숨을 무참히 앗아간...

황새 여울과 안돌바위를 지나면서 옛 뗏꾼들의 애환과 정한이 어길 수 없는 약속처럼 떠오른다.
거운리 마지막 뗏꾼 어르신도 한번 찾아뵈야 하는데....


두룬 산방을 통과. 이곳에서 창리천 합수점이 지척이다. 이 부근 길가에 고무 호스를 통해 나오는 두줄기 식수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뗏꾼 부부 위령비.

드디어 창리천(기화천) 합수점에 도착.
좌측에서 우측으로 휘돌아 멀어지는 물줄기가 동강이고, 우하단에서 중앙으로 흐르는 물줄기가 창리천(기화천)이다.
이곳에서 트레킹을 계속하려면 창리천을 직접 건너거나 크게 우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