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설악산] 작은귀때기골~큰귀때기골 : 큰귀골

저산너머. 2011. 6. 11. 23:12



 

수렴동 계곡 ~ 귀때기골 ~ 작은귀때기골 합수점 ~
작은귀때기골 ~ 3단와폭 ~ 귀골사이능선 ~ 귀때기청봉 ~
귀골사이능선 ~ 쉰길폭포 ~ 삼중폭포 ~ 큰귀때기골 ~ 작은귀때기골 합수점 ~ 귀때기골 ~ 수렴동 계곡



귀골사이릉에서 쉰길폭포로 이어지는, 낙석 위험이 있는, 가파르고 긴 내리막길을 무사히 내려와 쉰길폭포에 도착했다.
이제 위험구간은 삼중폭포 하단의 10m 하강 구간만 남은 셈.

휴식을 취하며 하단폭 상단부로 잠시 올라봤다.


일행이 어느새 쉰길폭포 중단에 올라있다.

참 웅장하고 멋진 폭포이다.

폭포 중단부에서 올려다본 상단폭.

쉰길폭포 아래쪽의 계곡 양사면이 심하게 무너져내려 위험한 사태지대.

큰귀때기골 우골 합수점이 보인다.

우골 합수점이자 삼중폭포 상단의 너럭바위에서 아점겸 휴식 중.

난 쉰길폭포보다 삼중폭포 상단에서 내려다보는 협곡 풍경을 훨씬 더 좋아한다. 이처럼 깊고, 매끈한 암반의 협곡미를 지닌 곳도 설악에서 찾기 힘들 듯...

희다못해 푸른 빛이 도는 협곡 분위기..

삼중폭포 우회로는 삼중폭 상단의 계류를 건넌 뒤 좌상단의 나무 사이로 이어진다.

참 웅장하고 멋진 라인이다.

삼중폭포 우회로를 무사히 내려와 10m 하강 코스 부근에 도착.

10m 하강 코스로 천천히 접근하고 있다.

안전을 위해 슬링 설치 준비중.

10m 하강코스 직전의 흙밴드 트래버스길을 통과 중.

작년에 귀때기골을 오를땐 계곡 오른사면으로 곧바로 직등해서 저 흙밴드 길을 통과할 기회가 없었다.
수해전 오르내린 적이 있던 곳이라 매우 궁금했었고, 수해 때 완전히 떠내려갔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날 막상 도착해보니 의외로 밴드의 흙이
거의 대부분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어 매우 반가웠다.
 
이곳은 꽤 고도감 있는 곳이라서 겁을 먹으면 밴드길 출발점에 약간 튀어나온 바위를 돌아서기가 매우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는데, 자일이나 슬링 또는
홀드를 확실하게 잡은 후 과감하게 왼발을 밴드길 위로 쭉 뻗어내리면 일단 성공, 이후는 그리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다.

후미가 서 있는 작은 고사목에 설치된 자일을 타고 내려오면 되는데, 고사목이 위험해 보인다고 해서 좀 더 트래버스해 예전에 자일이 걸려있던
살아있는 나무에서 하강 대기중이다.
생각보다는 고사목도 튼튼해 보이고, 위험할 것 같지는 않다.


무사히 10m 하강 코스를 내려섰다. 위쪽으로 흙밴드 트래버스 구간이 보인다.



휴식을 취하다 문득 팔목이 허전한 느낌이 들어 쳐다보니 앗! 시계가 없다.
세면시 보통은 호주머니에 넣는게 습관인데, 호주머니엔 없고...
아무래도 삼중폭포 상단에서 세수하면서 벗어 놓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혹시 배낭에 있을지 대충 훑어봤는데, 역시 발견되지 않는다.

다시 올라가야할지 시계를 포기해야할지 잠시 고민...ㅡㅡ;;;
일반 시계라면 포기할 수도 있겠지만, 등산용 시계라서 아무래도 다녀와야 할 듯하다.

슬링을 다시 깔기도 뭐하고.. 그냥 출발한다.
밴드길로 오르기는 번거로워서 예전에 배낭을 메고 오른 적 있는 계류 오른사면으로 오른다.
사면을 쉽게 통과해 계류를 건넜는데, 역시 둥글둥글 적당한 홀드가 없고, 군데군데 미끄러운 이끼로 덮혀있어 건너편으로 오르기가 약간 애매하다.
그렇지만 맨몸이니 어렵지 않게 올라선 뒤, 삼중폭 우회로를 거슬러 올라 현장에 도착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시계가 보이지 않는다.

허탈한 마음으로 다시 올라온 길을 되돌아 내려와 밴드길 직전에 도착.
올라왔던 계류 오른사면은 내려서기가 쉽지 않아 흙밴드길을 이용하기로...
다시 슬링 깔기도 애매하니 그냥 통과...ㅡ,.ㅡ
몇차례 통과해본 곳인데다 빈몸이니 특별히 겁난다거나 어렵게 느껴지진 않았다.

밴드길을 통과해 하강 코스를 무사히 내려온 뒤, 배낭 구석구석을 뒤지다보니 아뿔싸.. 배낭 한구석에 그 넘이 숨어있다.
이 넘이 언제.....ㅎㅎㅎ

정말 사서 고생한다는 말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순간..
이 무슨 민폐인지...ㅡㅡ;;;


모든 위험 구간을 무사히 통과한 후 계곡을 따라 여유있게 내려가고 있다.

설악에서도 몇 손가락에 꼽힐 큰귀때기골의 협곡미.

설악산 지역은 6.25때 치열한 격전지였다고 한다. 지금도 가끔씩 불발탄이나 지뢰 등이 발견된다는...

축성암터.

귀때기골 하단부 특유의 보라빛이 감도는 암반위로 연이어지는 아담한 소가 참 예쁜 곳.

드디어 원위치로... 양 귀때기골 합수부 큰귀골의 근사한 폭포 상단에서 내려다본 모습.

수렴동계곡 계류를 건너 되돌아본 귀때기골.
수렴동계곡을 따라 오르다 귀때기골로 진입할 경우 길골 철다리를 건넌 후 200여m쯤 진행하면 나타나는 사진 왼편 중단의 바위를 놓치면 안된다.
수량에 따라 적당한 지점에서 계류를 건너면 길은 왼편 너른 숲지대로 이어지다, 한차례 계류를 건너면서 오른편으로 계속되는데, 이 길을 끝까지
따르면 한번도 귀때기골 바닥으로 내려서지 않고, 작은귀때기골 합수부 부근에 막바로 도착할 수 있다.

수렴동계곡을 내려오다 되돌아본 풍경. 귀때기골 뒷편으로 보이는 곰릉. 곰릉의 이 암릉이 보이면 귀때기골이 멀지 않다.




작은귀때기골~큰귀때기골 산행.
정말 천우신조라 할 정도로 아찔한 순간도 있었고, 여러 사연도 있었던 만큼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두고두고 회자될 것 같다.
아무튼 작은귀때기골.. 느낌이 참 강렬했다.

산행을 하다보면 날씨, 시계가 좋은 날이 3일 연속되기 쉽지 않은데, 3일 동안 화창하고, 좋은 날이었다.
풍경들, 특히 작은귀때기골의 3단와폭 풍경 등도 좋았지만, 정말 오래간만에 함께 한 두 밤은 더욱더 좋았다.
비박의 즐거움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었던 시간들..

앞으로 좀더 자주 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