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설악산] 작은귀때기골~큰귀때기골 : 귀청의 일출

저산너머. 2011. 6. 11. 22:36



 

수렴동 계곡 ~ 귀때기골 ~ 작은귀때기골 합수점 ~
작은귀때기골 ~ 3단와폭 ~ 귀골사이능선 ~ 귀때기청봉 ~
귀골사이능선 ~ 쉰길폭포 ~ 삼중폭포 ~ 큰귀때기골 ~ 작은귀때기골 합수점 ~ 귀때기골 ~ 수렴동 계곡



전날 일몰도 좋았지만, 아침 일출은 너무도 화려했다.
근래에 이렇게 붉고, 화려한 일출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실제론 훨씬 더 붉었는데, 사진으론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울 뿐...


간밤에 자리가 비좁아보여 혼자 떨어져 잤는데, 귀청 정상엔 바람이 제법 거셌다.
떨어져 잔 곳이 바람을 정면으로 받는 곳이었지만, 겨울철이 아니라면 굳이 바람은 피하지 않는 편, 아니 오히려 침낭을 뒤집어 쓰고 있다가
한밤중에 깨었을 때 머리를 내밀면 잠결에 얼굴에 닿는 바람의 느낌을 참 좋아하는 편이라서 비교적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었다. 

새벽 1시쯤 눈을 떴는데, 밤하늘이 얼마나 투명하던지...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초롱초롱한 별빛이 하늘에 가득하고, 하얀 눈가루를 흩뿌려 놓은 듯 은하수가 새하얗게 보였다.
별이 그렇게 많고, 은하수가 그렇게 환하고, 드넓다는 사실을 정말 오랫만에 다시 느꼈다.
아마도 티벳 EBC에서 바라본 이후 처음인 듯...


오늘은 큰귀때기골로 하산할 예정이다.
애초에 하산로는 정해두지 않고, 오픈 상태였다.
한계령 정규로, 도둑바위골, 상투바위골, 큰귀때기골 등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백담사 입구에 주차해 놓은 차량 회수문제, 다른 곳으로
하산하기엔 코스가 너무 짧아 2박 3일의 일정이 아깝다는 등의 이유로 별다른 이견 없이 자연스레 큰귀때기골로 낙찰되었다.


노인봉 정상부 위로 해가 뜨고 있었다.

공룡릉의 1275봉에서 범봉 정상부, 노인봉 암봉군, 화채릉의 칠성봉으로 이어지는 변화무쌍한 실루엣이 참 멋지다.

한바탕 화려했던 새벽 댓바람의 파티를 맘껏 눈에 담은 후 일찌감치 하산을 시작한다.

너덜 별장에서 하룻밤 머문 분을 전날 귀청 정상에서 만났는데, 왠지 낯익은 분이라 묻다보니, 내가 가입한 까페와 hangang님을(직접 뵌적은 없지만) 잘 알고 계셨다.

맞는데, 왜? 아~ 하산로구나...ㅎㅎ


귀골사이릉에서 귀청으로 오르내리는 길은 윗길과 아랫길이 있다.
아랫길이 상대적으로 뚜렷하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길이고, 윗길은 능선을 그대로 따라 오르는 길.
윗길은 정규 등로와 만나는 지점 부근으로 오를수록 희미해지는 단점이 있지만, 능선을 거의 벗어나지 않으므로 귀때기청으로 오를 경우 지름길로
이용할 수 있다.
아랫길은 뚜렷하고 좋은 편이지만 우회로이고, 중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해야 되는데, 오른쪽 길이 오히려 희미하고, 갈림길이 약간 애매해
갈림길을 놓치고 계속 진행할 경우 자칫 쉰길폭포 위쪽의 사태계곡으로 내려설 수도 있다.
아랫길 중간의 갈림길에서 오른쪽길을 잠시 따르면 곧 아랫길과 윗길이 만나는 지점에 도착하게 된다.

길찾기에 익숙하다면 귀골사이릉에서 귀청으로 오를땐 윗길로, 귀청에서 귀때기골, 또는 상투바위골 방면에서 귀때기골로 진행할 경우엔 아랫길을
이용하면 시간이나 노력도 조금은 절약되고 좋을 것 같다.
우리는 귀청 오를 땐 윗길로, 하산때는 아랫길을 이용했다.


작은귀때기골과 큰귀때기골을 가르는 귀골사이릉으로 접어 들었다.

시계가 양호한 날. 멀리 북설악의 마산과 황철봉, 저항봉이 조망되고, 왼편 향로봉 능선 뒤로 금강산까지 희미하게 조망된다.

귀골사이릉을 따라 내려가고 있다. 언제 걸어도 참 멋진 길. 주변 조망이 빼어날 뿐만 아니라 사랑스런 너덜도 있고.....

곰릉도 내려다 보이고...

귀골사이릉에서 바라보는 귀청은 참 멋지다. 소백의 주릉처럼 유려한 선을 지닌, 완만한 피라미드 형태의 웅장한...

화채와 중대청, 공룡릉의 신선대, 용아릉, 쌍폭골, 직곡백운 주변의 암봉들이 역광의 실루엣으로 조망된다.

이제 마지막으로 귀청을 되돌아본다. 저 너덜봉 정상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바라보는 조망은 정말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