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설악산] 작은귀때기골~큰귀때기골 : 작은귀골 중하단부 ♬

저산너머. 2011. 6. 9. 16:11

작은귀때기골과 큰귀때기골 합수점. 좌측이 작은귀때기골이고, 우측이 큰귀때기골이다.



 

수렴동 계곡 ~ 귀때기골 ~ 작은귀때기골 합수점 ~
작은귀때기골 ~ 3단와폭 ~ 귀골사이능선 ~ 귀때기청봉 ~
귀골사이능선 ~ 쉰길폭포 ~ 삼중폭포 ~ 큰귀때기골 ~ 작은귀때기골 합수점 ~ 귀때기골 ~ 수렴동 계곡



한번의 산행은 많은 사연과 눈의 기억, 그리고 추억을 남겨준다.
설악을 홀로 찾는 경우가 많다보니 눈의 기억은 많아도, 사연이나 추억이라고 할만한 게 아무래도 적어지는 점은 항상 아쉬움으로 남곤 했는데,
이번엔 오래간만에 함께 하는 산행이다.
그래서 그런지 어느 때보다도 사연도 많았고,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정말 아슬아슬했고, 자칫 끔찍할 뻔 했던...ㅎㅎㅎ


연녹빛이 서서히 퇴색해질 무렵인 6월초의 황금연휴를 맞아 급작스럽게 떠나게된 설악.
홀로 산행을 즐기기도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함께 할 수 없어 설악 산행은 대부분 홀로 떠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정말 오랫만에 함께...^^
리지 등반을 포함해도 함께 하는 비박산행은 간만인데, 워킹 비박산행은 도대체 얼마만인지 기억조차 없을 정도다.

이번 산행은 작은귀때기골~귀때기청봉~큰귀때기골.
작은귀때기골은 내년 쯤에나 찾을 예정이었는데, 누가 가자고 하는 바람에...ㅎㅎ


서울에서 출발이 약간 지연된데다, 3일 연휴의 시작이라서 백담사 입구까지 교통체증이 꽤 있었다.
덕분에 셔틀버스 막차는 떠난지 한참이고, 할 수없이 서서히 땅거미 내려앉는 백담계곡을 터덜터덜 다섯명이 따라 오른다.
널협이골 부근을 지나는데, 트럭 한대가 올라온다.
기성이가 용감하게 손을 들어 차를 세우니 기사 아저씨가 뒤에 타라신다.
이 무슨 횡재인지...ㅎㅎ
지루한 백담계곡길을 걸어 오를 생각에 다들 풀이 약간 죽어있었는데, 단숨에 분위기 반전..ㅎㅎ

중간에 한팀이 더 탑승..
답답하고, 비좁은 셔틀버스가 아닌 오픈카를 타고, 6월초의 시원한 설악의 바람을 가르는 기분..
셔틀버스보다 백만스물세배는 좋으니 한번 타보시라~~ 흠...
암튼,, 시작부터 조짐이 좋다.

백담사 셔틀버스 주차장에서 하차해 구 백담대피소를 지나고, 흑선동 합수점을 스쳐 길골을 지난 뒤 구곡담을 건너 귀때기골로 접어든다.
허연 돌더미와 군데군데 암반이 드러난 귀때기골 초입.
이미 어둑어둑한 시간이라서 작은귀때기골 합수점까지 그냥 무조건 계곡을 따라 올랐다.
합수점 부근 작년 귀때기골 산행때 눈여겨 봐둔 근사한 사이트에 자리를 잡았다.

폭포수 소리가 약간 귀에 거슬리긴 했지만, 너무도 오래간만에 함께 하는 비박이라서 그런지 막걸리 4통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부어라 마셔라...
준비한 술이 하룻밤만에 동이 날 태세다.
분위기는 비어가는 술병의 숫자만큼 달아오르고...
덕분에 귀때기골 파뤼 중후반부턴 도대체 기억이 없다는...ㅡㅡ;;
누가 내 사라진 기억 좀 돌리도~~~!!


작은귀때기골 입구. 이곳은 절대 출입금지라는듯 위쪽에 X표시 통나무가 보인다. 그만한 이유가 분명 있었다.ㅡㅡ;;

작은귀때기골은 합수점에서 두 갈래로 갈라진다. 중간은 자연스레 섬인 셈.

합수점 부근 큰귀때기골 입구의 근사한 폭포 바로 좌측에 위치한 간밤의 비박지.
작년 큰귀때기골 산행때 눈여겨 봐둔 터인데, 어프로치도 그렇게 길지 않고, 6인용 사이트 규모로 넓은 편이고, 평평한 모래바닥에 낙엽이 살짝
깔려있어 더없이 좋았다.


작은귀때기골 초입. 좁고 험한 계곡을 예상했는데, 예상과 달리 허연 돌더미 가득한 전형적인 수해계곡이다.



하단부는 별다른 포인트나 볼거리가 없는 지겹도록 긴 계곡 분위기이다. 능선부의 암봉들이 험해 보인다.



이 부근에서 계곡이 좁아진다.


수량이 풍부할 때엔 물줄기가 꽤 볼만할 것 같은 작은 폭포.


다시 드넓은 수해계곡 분위기로 바뀌면서 돌더미 아래로 계류가 숨어버리는 건천이 1km도 넘게 계속된다.
구름이 거의 없는 하늘, 땡볕의 사태 계곡엔 숨을만한 그늘이라곤 없고...
시원한 물로 목도 축이고, 땀도 씻고 싶은데, 가도가도 물줄기가 나타나지 않아 갈증이 심했다.
계곡 좌우로 바위사면이 나타나 물줄기가 보일 것 같아 막상 다가가보면 여전히 물줄기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 몇번이나 반복되었는지...ㅡㅡ
그렇다고 돌더미를 파헤쳐 물길을 찾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암반지대에서 물줄기가 어차피 다시 나타나긴 하겠지만, 정말 길고 긴 건천 구간이었다.

좌측으로 뚜렷한 지계곡이 하나 갈라진다. 1287봉 바로 아랫편.

1287봉 암릉이 거대한 성벽처럼 늘어서 있다.

좌측으로 다시 계곡이 하나 분기된다. 이곳이 작은귀때기골의 가장 큰 지계곡, 실질적인 좌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부근에서 계곡이 급격히 오른쪽으로 꺾인다. 3단 와폭 직전인 이 부근에서 너무도 반가운 계류가 나타났다.

계곡이 우측으로 틀어지는 지점에 작은 암봉이 있는데, 정상에 오르면 주변 조망이 좋을 것 같다. 혼자 왔으면 아마 올랐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