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가리봉] 가리산골-중상단부 ♬

저산너머. 2011. 5. 25. 21:37

 

 

 

 



가리산골 최상단부.
주걱봉부터 크게 3개의 암봉이 이어진다.
(1번째 암봉(1,348m)과 2번째 암봉 사이가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협곡이며, 두 암봉은 가리산골 중단부까지는 하나의 암봉처럼 붙어 보임)
1~3번째 암봉 북사면은 절벽에 가까운 급경사의 암사면이나 골이므로 접근을 피하고, 도상 3번째 암봉(1,312m) 오른편의 작은 안부로 오르는 것이 좋다.


2009년 한계고성 상단부에서 바라본 가리산골.

2009년 대승폭포 하산길에 바라본 가리산골.

2005년 한계고성에서 바라본 가리봉. 사태지가 전혀 없다.



 

오색 ~ 가는고래골 ~ 백두대간 ~ 점봉산 ~ 십이담계곡 ~ 등선대 ~ 흘림골 ~ 오색
가리산골 ~ 가리릉 ~ 가리봉 ~ 가리릉 ~ 가리산리



예상과는 달리 너무도 멋진 풍경을 보여준 가리산골.
제4폭포 왼편 지계곡 폭포 아래 그늘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후, 한참을 더 쉬다 다시 배낭을 매고 길을 나선다.
중상단부에선 또 어떤 비경이 펼쳐질지 잔뜩 기대하면서...

그런데... 아쉽게도 가리산골의 비경은 제4폭포에서 완전히 끝나버린다.
가리산골의 비경지대는 제1폭포 ~ 제4폭포 간 도상 약 500m의 계곡인 셈. 
중단부는 더이상 별다른 볼거리가 없는, 수해때 상단에서 떠밀려내려온 허연 돌덩이 가득한 평범한 계곡일 뿐.
대신 고도를 높일수록 계곡 상단쪽으로 거대한 주걱봉 암봉군이 점점더 다가오고, 자양천 건너편으로 안산과 서북릉 조망이 웅장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첫번째 지도상의 두 폭포는 상단부의 사태로 인해 떠밀려온 바위더미들에 매몰되었는지 발견되지 않았다.



하단부도 그렇지만 중상단부도 길은 물론 족적이 전혀 없다.
하긴 처음부터 기대하지도 않았었다.
계곡에 제멋대로 늘어선 돌더미 지대를 좀더 편해보이는 곳으로 진행해 나갈 뿐...

중단부를 오르면 오를수록 서서히 경사가 급해지다 상단부 중간 이후부터는 끔찍할 정도의 급경사 사태지로 이어진다.
또한 중단부는 돌더미가 비교적 안정된 곳이지만, 상단부는 살짝 잘못 건드리기만 해도 와르르 무너져 내릴 돌더미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는 심한
사태지대이다.
사태지는 위험하기도 하지만, 문제는 정말 끝도 없이 이어진다는 점.
사태 위험이 극히 높아 보이는 곳은 아예 왼편의 바위사면을 타고 우회하기도 했다.


제 4폭포를 오른지 얼마되지 않아 어떤 넓적한 바위를 밟았는데, 그 바위가 옆으로 미끄러져내리면서 동시에 앞으로 고꾸라졌다.
상당히 큰 바위라서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아마도 아래쪽의 다른 바위면에 비스듬히 살짝 걸려있었던 모양이다.
당시 카메라를 왼손에 들고 있었고, 오른손엔 스틱을 들고 있었는데, 그 짧은 찰나같은 순간에도 '앗! 카메라...'가 머리를 스치면서 의식적으로
왼손은 높이 쳐들고, 오른팔꿈치로 바닥의 바위면을 짚으면서 팔꿈치에 심한 타박상을 입었다.
1차 부상.

카메라 때문에 당하지 않아도 될 부상을 당한다거나 부상이 더 커진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직접 당해보니 참.....ㅡ,.ㅡ
무거운 배낭을 맨 몸으로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완전 제대로 부딪혀 그런지 통증이 심했다.
그렇지만 심각한 부상은 아니고, 팔꿈치야 다른 물건에 닿지만 않으면 산행엔 큰 지장이 없는 부위이니 계속 진행한다. 

계곡 상단부가 시작되는 좌골 갈림길을 지나 어떤 바위턱을 올라서려고 힘차게 오른발을 들어 올리는 순간 튀어나온 바위에 무릎을 강타 당했다.
이 역시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완전 제대로...
2차 부상.

이 계곡의 위험 요소인 사태나 추락으로 인한 부상이 아닌 전혀 엉뚱한 이유로 2차례 부상을 입고 나니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하산하기엔 이미 너무 멀리 왔고, 그냥 오르는 수밖에...ㅡㅡ;;

팔꿈치와는 달리 무릎은 산행에 결정적인 부위인데, 통증이 훨씬 더 심하다.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부상부위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배낭을 매고 오른쪽 무릎을 굽히는데...
헉~~ 무릎이 굽혀지지 않는다.
무릎을 굽힌 상태에선 통증이 극심해 전혀 힘을 쓸 수가 없다.
능선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기만한데 정말 난감한 상황..

다시 배낭을 내려놓고, 부상부위를 손으로 한참을 마사지하고, 무릎털기 신공을 200~300회 가량 하고 나니 약간 나아진 듯했다.
통증은 남아있지만 그래도 약간 덜한 듯하고, 무릎을 약간씩은 굽힐 수 있어 아주 천천히 조심조심 사태지역을 통과해 올라갔다.
정말 정말 길고, 끔찍했던 네버 엔딩 사태골..



♧ 가리산골 구분

- 하단부 : 자양천 합수점 ~ 제 4폭포(가칭 은선 폭포)      <도상 약 1.2km>
- 중단부 : 제 4폭포 ~ 좌골 합수점      <도상 약 0.9km>
- 상단부 : 좌골 합수점 ~ 가리릉      <도상 약 1km>



가리산골에서 유일하게 발견한 인적. 설마 자연이 만든 작품은 아니겠지?ㅎㅎ

멀리 오늘 통과할 예정인 사태지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중앙부 가장 낮은 지점의 허옇게 흘러내리는 사태지대를 통과해 오를 예정이다.

뒤로 고개를 돌리니 안산 정상부가 뚜렷하게 보인다.

대승령 부근. 오승골 하단부로 엄청난 높이의 폭포인 듯한 하얀 암사면이 보인다. 아마도 오승폭포가 아닐까?

망원으로 최대한 줌인해본다. 정확히 판별되진 않지만, 가느다란 물줄기가 보이는 듯하다. 100여m는 족히 되보이는 엄청난 높이...

오른편 날카로운 암봉이 주걱봉.

오른편으로 골짜기가 하나 분기된다.
주걱봉에서 곧바로 떨어지는 지능선에서 흘러내리는 골인 듯.
분기점을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물줄기가 돌더미 아래로 숨어버린 후 건천이 한동안 계속된다.
식수를 채울까 하다 아직 계곡이 한참 더 남았는데, 어디에선가 물줄기가 다시 나타날 것 같아 일단 진행.
다행히 물줄기는 좌골 합수점을 지난후에 한차례 다시 나타났다.
갈수기엔 이 지점에서 식수를 채워야 할 듯..


한참을 더 오르니 드디어 좌골 분기점이 계곡 왼편으로 들어온다.

좌골 분기점 이후 우골은 서서히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한다.

다시 골짜기가 분기되는 지점이 나온다.
오늘 진행하려는 사태지대는 정면인데, 이 지점에서 왼쪽을 택해야할지 오른쪽을 택해야할지 한참 망설이다 지도를 보니 왼편일 것 같아 좌측 골짜기로
오른 것 같다.(아.. 맞나? 지도를 참고하면 왼편으로 지계곡이 하나 있는데, 약간 헷갈림...ㅡㅡ;;)

아무튼, 우측으로 잘못 들어서면 3개의 암봉이 연속되는 거대한 절벽이 앞을 막아설테고, 좌측 지계곡으로 잘못 접근하면 훨씬 더 긴 사태지대와
능선 직전 절벽에 가까운 급경사를 만나게 될 것이다.
관건은 3번째 암봉 좌측 안부로 정확히 올라야한다는 점.



잠시후 다시 골짜기 하나가 분기되는데, 왼편을 따랐다.

괭이눈.

경사는 점점 심해지지만, 비교적 안정된 돌들이라서 아직은 진행할 만하다.

어른팔 두세아름은 될듯한 엄청난 거목. 이제 사태지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불편한 다리로 오르려니 긴장감이 훨씬 더 심하다.

고개를 돌리면 안산 정상부가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사진으론 경사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지만 정말 가파른 곳이다.

잘못 건드리면 와르르 무너져 내릴 듯한 낙석 위험이 극히 높은 돌더미들.

오른편이 주걱봉.

갈수록 태산 아니.. 태석이다. 사태가 극히 우려되는 곳은 왼사면 바위를 타고 우회했다.

이제 서서히 능선 날등이 가까와지는 듯.

극심한 경사도의 길고 긴 사태지대. 커다란 바윗덩이들이 사라지고 자잘한 돌들 위주인 걸 보니 이제 능선 마루가 그리 멀지 않은 듯...

저 멀리 드디어 끝이 보이는 듯하다. 다시 생각해도 아슬아슬하고, 끔찍하게 길고 길던 사태지대.



 
 

 <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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