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가리봉] 가리봉

저산너머. 2011. 5. 25. 23:24



 

오색 ~ 가는고래골 ~ 백두대간 ~ 점봉산 ~ 십이담계곡 ~ 등선대 ~ 흘림골 ~ 오색
가리산골 ~ 가리릉 ~ 가리봉 ~ 가리릉 ~ 가리산리



무릎 부상으로 인해 갖은 고생을 다하며 길고 위험한 사태지대를 통과해 드디어 가리능선 날등에 올랐다.

'내가 다시는 가리산골에 오나봐라.'
(당시엔 이를 갈며 굳은 다짐을 했었는데, 벌써 다시 가고 싶어지니 산이란 참 알 수 없는...ㅎㅎ)

능선에 올라 휴식을 취하며 상태도 좋지 않은데, 그대로 하산할까 하는 생각이 한편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가리봉엔 올라야지하는 맘이 훨씬 강하다.
내일이면 좀 상태가 나아지겠지...
다리를 절며 천천히 가리봉을 향해 오른다.

가리봉을 오르며 되돌아보는, 압도적인 주걱봉과 주변의 암봉군이 연출하는 풍경은 언제봐도 참 시원하기 그지없다.
자양천 건너 안산의 풍경도 참 웅장하고...
이 거대한 풍경을 두고 다리 좀 불편하다고 하산할 수는 없지...^^

2시간여 걸려 가리봉 정상에 도착했다.
밤이 들며 가리봉엔 점봉산보다도 더 심한 칼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산행 마지막 밤이다.

쉽지 않았던 3박 4일의 산행.
그래도 내일 하산한다는 생각을 하니 안도감보다 진한 아쉬움이 더 밀려온다.


노루귀. 보통 꽃이 진 후에 잎이 나는 녀석인데, 봄이 짧은 곳이라서 그런지 압축해 버리는 듯하다.

가리봉 서사면의 거대한 사태지. 설악에서 이곳처럼 대규모의 사태지도 없을 듯하다. 사태지 중간에 섬 같은 곳에 거목 한그루가 힘겹게 버티고 서있다.

꿩을 닮긴 했는데, 꿩보다는 작다.

가리봉의 하일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가리봉을 오르며 되돌아보는 거대한 주걱봉이다. 외설악의 풍경과는 또다른 감동이 있는 곳.

귀때기청도 보인다.

가리산골이 발아래로 내려다보인다.

역광의 빛이 그려내는 능선은 참 신비롭다.

귀때기청과 중청, 대청.

지난번처럼 저 곳에 자리를 잡았다. 뒷편에 2~3인용이 정도의 터가 또 있다.

방금전 분명 지는 해를 봤는데... 이상하다? 자세히 보니 달이다. 일몰 직후나 일출 직전에 볼 수 있는 붉은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