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설악산] 곰골

저산너머. 2010. 9. 25. 18:07

곰골 입구의 철계단에서 바라본 곰골. 항상 스쳐 지날때마다 검은 계곡빛이 궁금증을 일으키곤 했었는데, 드디어 곰골을 가보네요.

들머리에서 걸어오른지 얼마되지 않아 이런 비박지가 나옵니다. 길 건너에 하얀색 식생 연구 기구 두기가 있는 곳.

곰골 하단부.

화전민터인 듯하네요.

화전민터를 따라 오르다보니 다시 비박지 하나가 나옵니다.

잠시후 한 군데 더 보이고...


화전민터가 끝나는 지점의 치성터(?).
흐린날에 오면 돌무더기 위로 서기가 감돌것 같이 음습하고, 묘한 느낌이 들더군요.

곰골의 화전민터는 규모가 대단합니다.
설악은 물론 다른 산에서도 이 정도 규모의 화전민터를 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넓기도 한데다, 끝나는가 싶으면 다시 나타나고는 하면서 정말 길게 이어집니다.

저 치성터만 주변과 식생이 다르게 아름드리 적송과 전나무가 자라고 있던데, 혹시 암자터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같은 장소입니다. 화전민들이 치성을 드리던 흔적일까요? 초나 그릇의 상태로 보아 아주 오래되지는 않은 것 같더군요.

싸리버섯인 듯하네요.

요 녀석은 뭔지. 좀 신기하게 생겼던데...

곰소일까요? 예전에 1m가 넘는 메기를 잡기도 했다는...

저항봉에서 발원하는 계곡이 갈라지는 곳입니다.

곰골엔 소규모의 이런 폭포와 소가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곰골의 물빛은 특이합니다. 바위색 때문에 그렇겠지만, 암녹색을 띤 물빛이더군요.

오래간만에 계곡에서 벗어나 계곡 오른편으로 꽤 길게 이어지는 샛길 끝에 이런 비박지가 하나 있더군요.

처음으로 시야가 시원하게 열리던 곳.

이곳에서 라면 하나 끓여먹었습니다.

사진상으론 흐릿하게 나왔지만, 기묘한 모양의 저 암봉 기억에 남는군요. 큰 폭포나 특출난 포인트가 없는 곰골에서 유용한 이정표로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상단으로 오를수록 바위와 이끼가 점점더 암갈색으로 짙어집니다.

곰골에서 가장 낙차가 큰 폭포였던 것 같네요.
왼쪽으로 희미하게 우회로를 본 듯도 한데...
처음엔 우회로를 따르다 귀찮아져서 왠만한 폭포는 그냥 직등했습니다.
오르기 시작하다 "아!! 사진.." 생각이 납니다. 귀찮아서 내려서지 않고 그 자리에서 그냥 찰칵~~
짙은 빛깔의 이끼로 뒤덮힌 바위는 미끄럽지만, 밝은 빛의 바위는 생각보다 미끄럽지 않습니다.


드디어 곰골 샘터에 도착했습니다. 너덜 틈사이에서 흘러내려 위쪽에 오염원도 없고.. 물이 너무 맑고 시원하더군요.





골은 지금까지 다녀본 설악의 계곡과는 다르게 여러가지로 좀 묘한 느낌을 주는 계곡이더군요.

우선 지형.
중류부까지 높지는 않지만 계곡 양사면이 거의 예외없이 3~4미터 정도의 암사면이나 경사가 급한
토사면의 턱으로 되어 있어 계곡으로 내려서기가 쉽지 않겠더군요.
내려서더라도 등산화를 벗을 각오를 하지 않으면 계속 물길을 따라 오르기 힘들 것 같고...
그 탓인지 등산로는 내내 계곡과 일정 간격을 둔 채 나란히 흐릅니다.

계곡은 좁지만, 적당히 트인 느낌입니다.
암반이나 바위더미들은 거무스름한 색을 띠고 있고...
덕분에 물빛도 짙은 녹색이나 어두운 갈색을 띱니다.
특별히 눈에 띄는 비경이나 그럴듯한 큰 폭포는 없지만, 설악의 계곡답게 소규모의 폭포와 소가 끝도
없이 이어지는, 멋진 계곡입니다.
도상 5km 내외의 긴 계곡인만큼 상단부는 꽤 가파른 편이지만, 중하단부는 대체로 완만한 경사도이고...
길은 중단부까지는 뚜렷한 편인데, 저항봉에서 갈라지는 계곡 합수점 이후로는 길이 거의 희미해지고, 
대부분 계곡의 물길을 따라 그대로 거슬러 오르게 됩니다.
상단부로 갈수록 계곡이 좁아지고, 가파르고, 직등하기가 꽤 까다로운 폭포들이 나타납니다.
위험한 폭포는 거의 대부분 좌측 또는 우측으로 희미한 우회로가 있더군요.

중하단부는 인제 아침가리골과 약간 비슷하다는 느낌도 들더군요.
이른 봄 계곡 중하류에선 설악의 다른 깊은 계곡에서는 보기 힘든 버들강아지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골로 접어들어 넓은 길을 따라 오르는데, 화전민터 끝나는 부근에서 길이 좀 애매해지더군요.
지형상 주계곡 왼편의 3번째 지계곡 부근에서 주계곡 건너편이 긴 둔덕이 시작되는 지형이라서 주계곡을
건너야 될 것 같은데, 그 지점에서 계곡으로 떨어지는 길이 있긴 한데, 계곡너머 사면 어디로 이어지는지
흔적이 보이지 않더군요.
계곡에 수량이 가득한 때라서 그런지 물을 건널만한 지점도 보이지 않았고...

그 지점에서 주 등산로를 확실히 알아 두려고, 오르락내리락 한참을 찾던 중 3분의 등산객을 만났습니다.
(그분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마등령까지 올랐네요.)
그분들은 계곡을 건너지 않고, 왼편길을 따르더군요.

결국 도하지점을 찾지 못했고, 계곡 왼편길을 따라도 산행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 같았기에 그대로
왼편길을 따르긴했지만, 4번째 지계곡을 통과하면서 갑자기 가파른 오르막으로 이어지다 다시 떨어지는데,
이후 길이 점점 희미해지고, 급경사의 작은 너덜 부근에서 길이 거의 완전히 끊겨버립니다.

희미한 족적은 시커먼 물빛이 인상적인 가장 규모가 크고 깊은 소(곰소?) 윗부분으로 떨어지고, 그 지점에서
계곡을 건너면 뚜렷한 주등산로가 나타나더군요.
등산로는 한동안 숲길로 이어지다 저항봉쪽으로 갈라지는 비교적 규모가 큰 지계곡 함수점으로 떨어지고...

다음에 다시 곰골에 들게 되면 정확한 도하지점이 어디인지 찾아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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