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설악산] 영시암

저산너머. 2010. 9. 25. 16:44

구담.

수렴동 계류에 방울방울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네요.

영시암 솥에서 죽 한그릇 퍼먹고 보시함에 약간 보시하고는 다시 길을 나섭니다.

새벽에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이 풍경을 볼때면 항상 마음이 푸근해지는 느낌입니다.
영시암은 절이라기 보다는, 시원한 물 한 잔 마시며, 잠시 다리쉼하기 좋은 곳이라는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영시암 부근은 숲길이 참 좋은 곳이죠.





아침 일찍 백운동을 출발해 수렴동으로 내려가는데, 날씨가 점점 흐려지는 듯하더니, 대피소에
도착했을 땐 하늘이 심상치 않더군요.
라면과 초코파이를 구입하면서 일기예보를 물어보니 비소식은 따로 없지만... 설악산은 알 수가
없는 곳이랍니다.

이른 아침 대피소엔 등산객이 많지 않았습니다.

수렴 대피소.
예전엔 이곳에 머물면서 용아릉을 타고, 가야동으로 가고, 백운동으로 오르고... 
내설악의 베이스캠프 같은 곳이었는데...
공단에서 접수하고, 신축한 이후론 이곳에서 숙박해본 적이 없네요.
아니, 숙박이 쉽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정원이 열몇명씩이나 된다니...ㅎㅎ
예전엔 정원이 150명 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백담 대피소도 오래전 용도 변경된 마당에 말이죠.

수렴동에서 숙박하던 그 등산객은 다 어디로 간 걸까요?
어느날 갑자기 숙박 수요가 다 사라져 버린걸까요?
아마도 영시암이나, 오세암, 봉정암에서 신도들 틈바구니에 끼어 자고 있지 않을까요?
절이 싫은 산객은 어느 계곡, 능선 틈에서 머물고 있을테고...

다행인지.. 내용은 확실히 모르겠지만, 등산로 바로 옆에서 생뚱맞은 모습으로 소음을 일으키던
소수력 발전기는 철거중인 것 같더군요.

그래도 수렴 대피소의 머루는 탐스럽게 익어 있고, 맛있는 과자 부스러기에 길들여진 다람쥐에게
버림 받은 도토리는 대피소 곳곳에 숱하게 뒹굴고 있었습니다.

수렴대피소를 떠나자마자 빗방울이 숲을 적시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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