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설악산] 직백운동

저산너머. 2010. 9. 24. 16:51




용대리 ~ 백담계곡 ~ 수렴동 ~ 용아장성릉
♣ 구곡담 ~ 쌍폭 ~ 쌍폭골
직백운동 ~ 백운동
♣ 구곡담 ~ 수렴동 ~ 영시암
♣ 곰골 ~ 마등령 ~ 마등봉
♣ 마등령 하산로 ~ 비선대 ~ 설악동




쌍폭골 산행을 마치면서 운좋게도 목표로 했던 쌍폭골과 직백운동 사이 능선의 정확한 지점으로 올라섰습니다.
만약 그때 암봉쪽으로 올랐다면 말할 것도 없고, 서북릉으로 올랐어도 고생 꽤나 했겠지요.
서북릉으로 오르게 될 때 가장 두려운 것이 검은 너덜을 뒤덮은 빽빽한 측백나무와 넝쿨식물이 가득한 지대입니다.

서북릉이나 북주릉 등 설악 높은 능선의 햇볕이 아주 잘 드는 남사면을 제외하고는 북사면, 북동사면, 북서사면의
능선 마루 아랫쪽엔 거의 예외없이 너덜을 뒤덮은 키작은 측백나무 밀집 지대가 존재합니다.
서북릉에서 북주릉까지 거대하게 긴 띠를 이루고 있다고 봐도 될 정도로...
특히 햇볕이 제대로 들지 않는 북사면은 잘못 들어서게 되는 경우 능선에서 수백미터 아래까지 측백나무 군락이
이어지는 곳도 있는데, 이런 곳을 통과하려면 엄청난 고생과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두터운 이끼로 뒤덮힌, 숨은 너덜 위로 측백나무가 워낙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 발밑에 얼마나 깊은 구멍이 있는지
보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측백나무의 억세고 미끄러운 가지를 잘못 밟을 경우 자칫 실족 가능성도 있구요.
젖은 날씨라면 달리 말이 필요 없겠지요.

아무튼 무사히 능선위로 올라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직백운 계곡으로 내려갑니다.



직백운 초입. 사진상으론 제대로 표현이 안되지만, 상당히 가파른 계곡입니다.
워낙 경사가 급해서 능선에서 계곡 초입으로 내려서기가 애매하더군요.
서서히 사태가 진행되는, 지반이 불안정한 곳이라 잘못 발을 디디면 자칫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조심조심 계곡 좌측 사면으로 우회하듯 계곡으로 내려섰습니다.
이런 가파른 계곡이 한동안 계속됩니다.


가파른 계곡을 따라 어떤 바위턱을 내려서려 발을 디디던 순간 이넘을 봤습니다.
너무 놀라서 발목을 삐끗할 뻔 했습니다.
물을 피해 몸을 말리고 있던 것 같은데, 살모사는 아닌 것 같고, 무슨 뱀인지 모르겠네요.
이제 직백운 내내 뱀 비슷한 나무나 덩쿨만 봐도 '쭈뼛쭈뼛'을 피할 수 없게 되었군요..ㅡㅡ;;


서북릉에서 발원하는 지계곡과 합수지점입니다.
예전 직백운 산행땐 중앙부 암봉 오른쪽 계곡으로 올랐던 듯 하네요.
직백운 상류부는 크게 세개의 지류로 이루어져 있는데, 저는 상폭골과 직백운 사이에서 시작되는 가장 좌측으로 내려섰고,
우측 지류가 맨 아래쪽의 지류..


수마의 피해가 느껴집니다.

어느덧 곡백운 초입의 암봉이 보이네요.

직백운동엔 명칭 그대로 하얀 암반과 폭포와 소가 즐비합니다.

멋진 암반 지대.

제단곡과 직백운동의 합수점에서 내려다본 풍경입니다.
멀리 용아의 암릉이 조망되는군요.
수해의 상흔이 심하게 남아있는 곳..

이번엔 제단곡 합수부를 올려다봅니다. 좌측이 직백운이고, 오른쪽이 제단곡..

곡백운동 못지 않은 멋진 암반 지대가 길게 길게 이어집니다.

곡백운 합수점이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폭포와 소입니다.
이곳에서 그동안 흘린 땀을 씻으며 오랜시간 휴식을 취했습니다.
말끔하게 씻고 나서 암반에 누우니 기분이 날아갈 듯 좋더군요.
설악과 내가 하나되는 듯한 기분...
이곳이 바로 천국이구나 하는 행복감이 드는...


연이어지는 하얀 암반 계곡을 구름위를 걷는 기분으로 사뿐하게 내려오다보니 어느덧 곡백운과의 합수점이 멀리 보이네요.

합수점 직전의 규모가 꽤 큰 폭포.

곡백운동 합수점입니다.
이곳에 도착하니 산행이 무사히 끝났다는 안도감이 느껴집니다.


좌측의 직백운과 우측의 곡백운의 계류가 사이좋게 흘러내립니다.

우측으로 비박굴이 보이는군요.
처음엔 저곳에서 하루 머물까했는데, 글 안쪽에 나비도 많고, 바닥이 빗물에 쓸려내렸는지 고르지 못하더군요.


백운동의 초록색 물빛..






직백운동이 이렇게 좋은 계곡이었다니...
예전 기억과는 너무도 다르더군요.

예전에 직백운을 오를 땐 군데군데 암반지대가 나타나긴 했지만, 계곡 사면 대부분이 수풀과 짙은 이끼로 뒤덮혀있어
미끄러워 고생했던 기억이 나는데, 수해로 다 쓸려내려갔는지 아주 깨끗하더군요.
중단부 아랫쪽은 암반계곡이 연속되는 멋진 풍경이었습니다.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는데, 수해로 인해 직백운이 예전보다 더 백운다워졌다는 점은 인정해야할 것 같네요.
덕분에 너무 편하게 암반을 따라 내려설 수 있었습니다.
물론 중간 중간 나타나는 폭포는 좀 애매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바위에 익숙치 않은 분이시라면....


쌍폭에서 시작된 오늘 산행은 길찾기도 한치의 오차없이 정확했고, 쌍폭골, 직백운의 풍경도 좋았고, 모든게 너무
완벽했네요.
점수로 치면 100점 만점에 99점 정도...

합수점을 내려온 뒤 백운동 초입의 건천골 합수부의 하얀 모래가 깔린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백운동이 원래 훤히 트인 계곡이라 밤이 깊어도 밝고 좋더군요.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백운동의 물소리가 바로 옆에서 청아하게 들리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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