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설악산] 용아장성릉 ① ♬

저산너머. 2010. 9. 23. 15:50

용아릉엔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한창이더군요.




용대리 ~ 백담계곡 ~ 수렴동 ~ 용아장성릉
♣ 구곡담 ~ 쌍폭 ~ 쌍폭골
♣ 직백운동 ~ 백운동
♣ 구곡담 ~ 수렴동 ~ 영시암
♣ 곰골 ~ 마등령 ~ 마등봉
♣ 마등령 하산로 ~ 비선대 ~ 설악동

 

 

 


아장성릉.

도보산행객의 영원한 로망과도 같은 곳.
물론 어려운 곳마다 우회로가 다 있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위험한 상단의 암봉군은 거의 다 우회하긴 하지만
용아릉이 장비없이 갈 수 있는 최후의 능선길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변함이 없을 것이다.
특히 암릉에 익숙치 않은 도보 산행객이나 초보 릿지꾼들에겐 공포의 대상일 수도 있을만큼 험하디 험하고, 길고
긴 암릉길.

그러나 설악의 속성이 그렇듯 그 위험 뒤에 숨겨진, 능선에 도열한 침봉들이 어울려 빚어내는 풍경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곳..


지금까지 3번 정도 이곳을 찾았는데, 모두 꽤 오래전 일이다.
더이상 이곳에 올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근래들어 이상하게 용아릉을 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아니, 사실은 오래전부터 혼자 꼭 한번 찾고 싶다는 욕구가 마음속 한구석에 늘 남아 있었다는게 정확할 것이다.

요즘엔 용아릉보다 더 험한 릿지 코스를 다니는 탓에 맛이 좀 퇴색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암릉미도 뛰어난데다 
내설악의 심장부에 위치한 덕에 주변 조망이 빼어나 여전히 충분한 매력을 느끼게 하는 곳임에 틀림없다.



녀봉 부근에서 새벽을 맞는다.
푸른 어스름이 서서히 걷히며 밝아오는 설악의 새벽 풍경은 언제봐도 참 신비롭기만 하다.

비박지 부근 조망이 좋은 바위턱에 앉아 한올한올 벗겨지는 설악의 신비한 새벽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데, 벌써 두분이
올라오고 계신다.
반갑게 인사를 하니 혼자 왔냐고 물어보시길래 그렇다고 하니 마침 잘 되었다고, 함께 산행하자고 하신다.
오늘중 용아릉 산행을 마치고, 하산할 계획이라고...

말씀은 고맙지만 오늘 내 배낭 무게론 그 분들을 따라가기 힘들 뿐만 아니라, 난 용아릉 상단에서 하룻밤을 더 머무를
예정이므로 오늘만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유있게 용아릉을 즐기고 싶기도 하고, 또 잠자리 정리하고 배낭 꾸리려면
시간도 좀 걸릴 것 같아 먼저 출발하시라고 양해를 구한다.

천천히 배낭을 팩킹하고, 힘찬 발걸음으로 하루의 산행을 시작한다.



간밤의 1인용 펜션.

귀때기청쪽 풍경. 구름 모양이 참 신비롭네요.

용아릉 하단부 낮은 암봉에도 서서히 눈부신 아침 햇살이 들고 있네요.

하단부의 고만고만한 암봉 몇개를 넘으니, 북한산 만경대릿지의 뜀바위보다 훨씬 약한, 뜀바위라고 하기엔 좀 그런 뜀바위가 나타납니다.
잠시후 추모비가 보이고, 그 뒤편으로 드디어 용아의 크럭스인 개구멍 바위가 위용을 드러냅니다.
이곳에 오르니 비박지에서 만난 두분은 이미 개구멍 바위를 통과하고, 턱바위 상단의 암봉을 오르고 계시더군요.


구름이 참 신비롭더군요. 파란 하늘을 보니 오늘도 날씨가 화창할 것 같아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아집니다.

개구멍 바위 아래턱에 도착해 내려다본 풍경. 옥녀봉과 추모비 바위가 내려다 보입니다.

내설악 만경대(망경대). 만경대가 저렇게 거대한 암봉이었다니... 망경대 오른쪽으로 오세암도 보이는군요.

용아릉의 크럭스인 개구멍 바위.
큰 배낭이 바위턱에 걸려 귀찮긴 했지만, 개구멍 바위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통과했는데, 그전에 사진상 아랫쪽 소나무 뒤편의 작은 오버형 턱을
올라서기가 의외로 어렵더군요.
배낭 무게 때문인데, 마땅한 홀드가 없는 둥근 바위턱인데다, 생각보다 꽤 높아서 올라서려고하면 몸이 자꾸 뒤로 뒤집어 지려고 하는 바람에...
몇번 시도하다 포기하고, 결국 배낭을 벗어 맨몸으로 오르니 쉽게 오를 수 있더군요.
마침 버려진 로프가 있길래 배낭을 묶어 끌어올리는데, 오버형 턱에 배낭이 자꾸만 걸리는 바람에 끌어올리느라 한참을 또 애먹었습니다..ㅡㅡ;;;;


개구멍바위 상단의 암봉에서 갈라지는 용아 지릉.
왼쪽 끝에 개구멍 바위 조망이 좋은 전망 바위가 보입니다.
잠시후 개구멍 바위를 통과한 후 개구멍 바위 조망을 위해 저 곳으로 내려갔습니다.
오늘은 시간도 널널하기 그지 없으니...


추모비 바위.

용아릉 상단부가 서서히 조망되기 시작합니다.
사실 개구멍 바위까지는 시야가 그리 신통치 못한 편입니다.
개구멍 바위 상단의 암봉으로 올라서면서부터 비로소 용아릉의 조망이 제대로 터지기 시작하지요.


개구멍 바위를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개구멍 바위를 통과하면 고정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크게 어렵진 않지만, 순간적인 완력이 필요한 턱바위가 나옵니다.


개구멍 바위 상단부에서 늘어지는 지릉을 따라 개구멍 바위 전망대로 잠깐 내려섰습니다.
이곳은 예전에 개구멍 바위의 정체가 심할 경우 왼쪽 계곡으로 내려서는 우회로 상단의 능선 왼편에 있는 곳.
뜀바위 너머로 드디어 귀청의 정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개구멍 바위.
틈사이로 파란색 슬링이 보이시죠?
개구멍 바위는 슬링의 양끝을 묶어놓은 두 바위턱을 돌아서기가 조금 애매한 편입니다.
바위를 돌아서기 위해서는 개구멍 바깥쪽으로 약간 나와야하는데, 왼쪽이 고도감이 심한 까마득한 낭떠러지라서...
윗쪽의 바위는 홀드가 확실한 바위끝을 잡으면 어렵지 않게 넘어설 수 있습니다.


개구멍 바위 아랫쪽은 저렇게 까마득한 낭떠러지입니다.

비석봉. 추모비 앞쪽은 직벽이므로 그 전에 왼편의 우회로로 내려서야 합니다.

만경대 정상부. 용아릉을 비롯한 내설악 조망이 막힘없이 한눈에 펼쳐지는 곳.

오세암 아랫쪽의 오세폭포.

개구멍 바위 전망대에서 용아 주릉으로 다시 되돌아 왔습니다. 드디어 중청도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는군요.

암릉에서 바라보는 구곡담의 물빛이 너무 좋아서 한번 땡겨봅니다.

저 암봉 기억에 남는군요.
사진상으론 제대로 포착이 되지 않았지만, 암릉 오른쪽 끝은 두 봉우리 사이에 두 소나무가 대칭형태를 이룬 신기한 모양의 암봉입니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

구절초. 찬바람이 소슬하니 불기 시작하는 이맘때쯤 암릉이나 계곡에 피어나는, 제가 참 좋아하는 녀석입니다.

전망이 참 시원하게 터지는군요.

쌍폭골쪽 조망.
중앙부 아래쪽으로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쌍폭이 내려다 보이는군요.
쌍폭 우측 능선의 첫암봉은 쌍폭 상단부 계곡 초입에서 보면 우측으로 보이는, 거대한 하얀 벽을 지닌, 참 아름다운 암봉입니다.
그 뒷편의 가장 높은 암봉이 왠만한 지도에 고도가 표시되어있는 1,236m 봉이구요.


쌍폭 줌인.
쌍폭을 3단으로 봐야될지 4단으로 봐야 될지 그동안 꽤 궁금했는데, 총 5단으로 봐야될 것 같네요.
2단째의 폭포 물줄기의 방향이 갑자기 틀어지는 부근이 약간 헷갈리긴 하는데, 사진 원본으로 보니 그곳에도 작은 소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므로 그 부분을 3단으로 봐야할 듯 합니다.


이번엔 곡백운동의 핵심비경지대인 두번째 암반지대를 줌인해봅니다.
폭포와 소가 어울리는 하얀 암반 계곡 사이로 용아릉과 공룡릉이 중첩되는 풍경은 정말 압권이죠.
설악에서 가장 좋아하는 계곡..
사진 하단부의 백운폭포는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군요.




2010년 9월  설악산 용아장성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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