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설악산] 용소골 좌릉 ♬

저산너머. 2011. 10. 26. 00:10





山, 특히 설악에서 길의 논리는 아주 단순한 것 같다.
위험하지 않고, 편한 곳으로 길이 난다는 것.
이 점에선 사람의 길 뿐만아니라 산짐승의 길도 크게 다르지 않다.
효율성을 더 강조하는 산 아래의 길과는 약간 다를 수 있지만.....

고목이 쓰러져 가로막히면 고목을 휘돌아, 바위나 암릉이 앞을 막으면 우회해 길이 나게 마련이다.
지난 용소골 좌릉과 이번 용소골~신선대 산행을 통해 이런 단순한 진리를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번 산행의 테마는 지난 용소골 좌릉 산행의 후속편인 천불동 옛길 찾기이다.
지난번 산행땐 천불동 옛길이 양폭대피소에서 시작된다는 것만 알았을 뿐 루트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시피 했었다.
길의 편의성과 더불어 효율성 측면도 어느정도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에 옛길이 설마 두개의 계곡과 두개의 능선을
거치는 루트일 것이라고는 거의 생각하지 않았다.
산 아래의 논리로 보자면 어쩌면 지극히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루트로 옛길이 열린 것은 아마도 용소골 주변의 지형이
직진이 불가능한, 그만큼 험난한 곳이라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이런 생각 때문에 지난번 최초 용소골 좌릉 산행땐 원래 좌릉의 상태만 확인한 뒤 용소골을 거쳐 칠형제릉 상단부로
오를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도를 반복적으로 보다보니 용소골 좌릉에 자꾸만 빨려들어가는 느낌.. 좌릉에 대한 욕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당시 고생은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터...ㅎㅎ


지난번 용소골 좌릉 산행 후 좌릉이 옛길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칠형제릉 상단을 주목하고 있던 중 천불동
옛길에 대한 정보를 주신 분이 계셨다.
그 정보에 따라 오늘은 용소골 좌릉의 두 조망대에 잠시 들른 뒤 용소골-신선대로 진행해볼 예정이다.
오늘 산행은 칠형제 연봉 조망을 겸한 개인적인 옛기억의 현장 찾기, 그리고 천불동 옛길 산행시 양폭 대피소로 진출입이
용이치 않을 경우, 그 대안으로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한 루트 확보가 주목적이다.

용소골도 언젠가는 오를 예정이었던 곳..
어차피 용소골을 거쳐 칠형제릉 상단부에 오르면 천불동 옛길의 대략적인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튼 다시 길을 찾아 떠나는 길..


♧ 토막골 ~ 형제폭포 ~ 토막골 상단계곡 ~ 마등령 등로 ~ 비선대 ~ 설악동
♧ 잦은바위골 ~ 오십미·백미폭 ~ 백미폭 우회 윗길(도상①) ~ 잦은바위 우골 ~ 잦은바위 본류 3합수점 ~ 잦은바위 직골 

   공룡릉 
~ 노인봉
범봉 안부 ~ 잦은바위 우골 ~ 잦은바위 본류 3합수점 ~ 백미폭 상단 ~ 백미폭 우회 아랫길(도상②) ~ 백미·오십미폭 ~ 칠형제릉
용소골 ~ 용소골 좌릉 하단 안부 ~ 건천골(양폭대피소골) ~ 용소골 좌릉 중단 안부 ~ 용소2폭포 ~ 용소골 상단 ~ 칠형제릉 ~ 
   신선대 ~ 공룡릉 옛길 ~ 천불동 ~ 설악동




칠형제릉에서 바라본 이른 아침의 범봉과 희야봉.

칠형제릉 우회길을 따라 칠형제 리지 종료지점의 안부로 향한다.

안부옆 바위에 올라 바라본 용소골 좌릉과 용소골. 용소 좌릉, 지난번에 고생한 이유를 알겠다. 바위가 능선에 완전히 도열해 있다는...ㅎㅎ

칠형제릉 안부에서 내려다본 용소1폭포와 2폭포. 어림잡아도 길이가 둘다 50m 내외로 보인다.

용소1폭포.

용소2폭포.

한 나무를 사랑하는 소나무가 있었다. 너무 사랑해서 몸이 부서질 정도로 꽉 끌어안았다. 그런데, 그 사랑은 애초에 잘못된 사랑이었다. 그 나무는 잣나무였다...

칠형제 안부에서 용소골로 내려섰다.

안부에서 용소골로 내려서면 곧바로 보이는 5m 높이의 폭포.

폭포 왼편의 가는 사태골로 올랐다. 낙석 위험도 있고, 능선까지 꽤 길게 이어지는 편이다.

용소골에서 용소골 좌릉 하단부 안부를 거쳐 그동안 너무도 다시 오르고 싶었던 좌릉 하단부의 조망대에 올랐다.

양폭 대피소 부근.

화채릉과 만경대.

건천골의 초절정 단풍빛. 조망대를 떠나기 싫었다.

하단부 조망대에서 바라본 칠형제 연봉.

아마도 사건의 장본인이었던 바위같다. 사람도 떠나고, 레키스틱도 사라진 그 현장에 주홍빛 화려한 단풍만이...

좌릉 하단부 조망대를 내려와 건천골로 떨어지기전 곧바로 중단부의 안부를 향해 걸어올라 좌릉 중단부 조망대로 올랐다.

중단부 조망대에서 바라본 칠형제 연봉.

잠시후 오르게될 용소골 제2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