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설악산] 잦은바위골 라운드 ⑤ ♬

저산너머. 2011. 10. 25. 00:14



 

 

<지도 원본 출처 : 여름날님>



※ 연두색 단축 루트는 잦은바위골 ② 윗길 설명 참조

 

♧ 토막골 ~ 형제폭포 ~ 토막골 상단계곡 ~ 마등령 등로 ~ 비선대 ~ 설악동
♧ 잦은바위골 ~ 오십미·백미폭 ~
백미폭 우회 윗길(도상①) ~ 잦은바위 우골 ~ 잦은바위 본류 3합수점 ~ 잦은바위 직골 

   
공룡릉 
~ 노인봉
범봉 안부 ~ 잦은바위 우골 ~ 잦은바위 본류 3합수점 ~ 백미폭 상단 ~ 백미폭 우회 아랫길(도상②) ~ 백미·오십미폭 ~ 칠형제릉
용소골 ~ 용소골 좌릉 하단 안부 ~ 건천골(양폭대피소골) ~ 용소골 좌릉 중단 안부 ~ 용소2폭포 ~ 용소골 상단 ~ 칠형제릉 ~ 
   신선대 ~ 공룡릉 옛길 ~ 천불동 ~ 설악동




1.
요즘들어 이런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설악이 깊어진 산꾼의 꿈은 대체로 비슷하고, 때론 신기하게 일치한다는 점.
내가 궁금해하던 코스를 누군가도 궁금해하고, 내가 꿈꾸는 산을 누군가도 이미 꿈꾸고 있다는 점..


2.
외설악 천불동은 암봉의 숲이라 할 정도로 암봉과 암릉들로 울창하다.
전형적인 골산이고, 설악의 산악미도 결국 바위와 암봉, 암릉을 배경으로 한다는 걸 감안하면 천불동은 그야말로 설악중
진설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천불동의 산행 루트는 놀랍도록 단순하다.
설악의 주봉인 대청봉에서 흘러내리는 북주릉(공룡릉)과 화채릉 사이에 10여개의 지릉과 지계곡을 거느리며 거대한 협곡과
복잡한 암릉들이 어울려 빚어내는, 설악 산악미의 극치를 자랑하는 천불동의 온전한 워킹 루트는 사실상 3~4곳 정도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도 설악 산꾼의 목표가 대체적으로 일치할 수 밖에 없는 요인이기도 할 것이다.


3.
백미폭 상하단 모두에 서본 산꾼이라면 백미폭 우회는 누구나 한번쯤 꾸게되는 꿈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백미폭 우회를 꿈꾸게 된 계기도 아마 범봉 등반후의 백미폭 하강이었던 것 같다.
백미폭 하강은 범봉 하강과는 또다른 종류의 강렬하고, 독특한 카타르시스였다.
폭포 상단에서 내려다보는 엄청난 고도감, 이런 거폭 하강은 처음이라는 부담감, 암갈색 이끼 낀 사면이 몹시 미끄러울 것
같은 불안감..
이 모든 두려움을 애써 떨치며 첫발을 떼고, 몇걸음을 더 떼던 순간, 온몸으로 느껴지던 최고의 절정감..

백미폭에서 튀어오르는 시원한 물방울, 발아래로 까마득히 내려다보이는 동료들, 멀리 성벽같이 늘어선 칠형제릉과
자즌바위들..
지금 다시 돌이켜봐도 백미폭 하강은 내게 있어 산행의, 특히 리지 등반의 정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백미폭 하강은 백미폭 우회에 대한 관심이 싹트는 계기가 되었고, 당시엔 그리 어렵지 않게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백미폭 주변의 복잡하고, 험한 지형에 대한 이해 없는 상태에서 그 당시 곧바로 시도했다면 아마 상당한 위험과
고난을 감수해야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ㅎㅎ



미폭 우회는 그동안 몇몇팀에 의해 시도되었지만, 하강을 거치지 않은 루트는 아직까지 없었고, 모두 백우 좌릉 하단부를
대상으로 했던 것으로 안다.
진정한 프론티어라고 할 수 있는 그분들이 어떤 루트를 경유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만큼 백미폭 우회 구간의 주변
지형이 험하고, 루트에서 약간만 벗어나도 암봉과 바위지대와 맞딱드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 같다.

이번 잦은바위골 백미폭 우회 산행은 사실 잦은바위골 상단의 지계곡으로 진출하기 위한 선행작업의 의미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올해 목표로 삼았던 여러 산행을 대부분 계획대로 마치면서 내년도 산행 목표로 염두에 두고 있던 곳이 바로 그 곳.
(그 곳중 하나를 이번에 백미폭 우회와 연계해 이미 다녀오긴 했지만...)
그곳들로 접근하기 위해선 백미폭 우회 하단과 상단의 루트 문제는 반드시 선결되어야 할 과제였다.
(물론 접근시간으로 따지면 상대적으로 순하고, 편한 길인 설악골~범봉안부를 통하는 편이 훨씬 더 빠를 수도 있다.)
내년도에 우회 루트 산행을 시도할까도 생각했었는데, 혹시라도 우회 루트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아 이후의 산행 계획들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때문에.....



은바위골 상단부엔 아직도 거의 미답 상태인(미답지란 사실상 없을테고, 누군가는 이미 다녀갔겠지만 최소한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지계곡들이 많은 것 같다.
설악에서 이렇게 다수의 미답지가 남아있는 곳은 잦은바위골이 거의 유일한 듯하다.
그 결정적인 원인이 잦은바위골 중단부를 완전히 틀어막은 채 우회도 안되었던 백미폭이었을 것이다.
백미폭까지 접근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지도에는 제대로 나오지도 않던 백우폭과 좌우골과 좌우능선이 언젠가부터 등장해서는 부담감만 더....ㅠ

백미폭 우회는 전부터 구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런 여러 난제와 잦은바위골 본래의 험난함, 범봉과 범봉을 둘러싼 거대한
암봉들의 포스와 무게감에 솔직히 겁이 나서 자꾸만 뒤로 미루고 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ㅎㅎㅎ
 


미폭 우회 루트가 확보되었으니 우선 잦골 상단의 지계곡으로 진출해볼 예정이다.
그 다음 단계는 진정한 의미의 잦은바위골 라운드..

그리고, 백미폭 우회를 통해 내가 이루고 싶은 궁극적인 꿈이 하나 있는데.....^^


아무튼 이번 백미폭 우회 산행은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범봉 안부를 내려와 잦은바위 우골을 따르다보면 왼편으로 나타나는 976.0m봉의 왼편 암봉.
저 암봉 왼편에 백미폭 우회 루트중 범봉 안부로 직진하는 루트상의 작은 안부가 있다.
백미폭 우회 상단 루트에서 매우 중요한 지형지물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한번 올려다 본다. 백미 좌릉 상단의 안부에서 잦은바위 우골로 떨어지는 골짜기 입구에 표시한 케른.

잦은바위골 본류의 3합수점 부근에서 내려다본 잦은바위골. 백우 좌릉(=백미폭 우릉)의 사면엔 저런 암사면이 도처에 깔려 있다.

잦은바위골 3합수점에서 올려다본 풍경. 가운데가 잦은바위 직골이고, 그 오른편의 드높은 암봉이 도상 1069.5m봉.

계곡 아래쪽에 무언가 보인다.ㅎㅎ

백미폭 상단 위쪽의 작은 폭포.

백미폭 최상단에서 내려다본 성벽같이 늘어선 칠형제릉.

백미폭 상하단폭. 엄청난 고도감이 표현되지 않아 아쉽다.





♣ 백미폭 우회 아랫길 : 도상 ②

1. 잦은바위골 본류~ 백우 좌릉
백미폭 상단에서 약 100여m쯤 위쪽 지점에 세개의 신축 펜션이 모여 있는데, 이곳에서 다시 70~80여m 가량 계곡 위쪽에 백우 좌릉(백미폭 우릉)
사면쪽으로 초입이 완만한 작은 사태골이 있다.
(그 아래쪽에도 작은 사태골이 있는데, 이곳은 꽤 가파르고, 위쪽 사면이 바위지대이니 유의)
이 골짜기를 그대로 끝까지 따라 오른다.
이곳은 백우 좌릉과 잦은바위골 본류의 고도차가 커 백우골의 다른 루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고, 잡목의 저항도 성가신 곳이지만, 바위지대를
피할 수 있는 곳이므로 골짜기를 따라 그대로 오르면 된다.
정상 직전 왼편에 소규모 바위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정상적으로 능선에 올랐다면 같은 밑둥에서 6~7개로 가지가 뻗어 오른 신갈나무
가지 사이로 고목이 한그루 쓰러져 있다.
 

잦골 본류가 오른편으로 꺾이기전, 사진상으론 명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오른편 중단부분에 작은 사태골이 있다.

백우 좌릉상의 주요 지형지물인 신갈나무 가지 사이로 쓰러진 고목.




2. 백우 좌릉~좌골
고목을 넘어 작은 골짜기를 따라 내려오면 정확히 좌골 합수점의 5m 가량의 폭포로 떨어지는데, 합수점 부근은 검은 이끼 가득한 가파른 암반이라
그대로 내려서기 어려우므로 왼편으로 약간 트래버스하듯 폭포 상단부로 내려선다.

이후는 백우폭~우릉~우골~사이릉~좌골 루트 참조.

좌릉에서 좌골로 떨어지는 부분에 있는 5m 폭포

좌골에서 내려다본 풍경.

사이릉에 표시한 케른에서 좌골을 바라본 사진. 이 케른 오른편의 산짐승길을 따라 트래버스하듯 내려가면 좌골의 5m 폭포 위쪽으로 떨어진다.

 

 

 

사이릉~백우 우골~백우 우릉~백우폭을 우회해 다시 백미폭에...

오십미폭을 우회해 내려오며...

오십미폭.

사각탕 위쪽의 빨간색 슬링.

칠형제릉을 향해 오르다 내려다본 협곡 풍경...

노인봉에서 먼 길을 내려와 드디어 칠형제릉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