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bet·Nepal·Himal

[에베레스트 트레킹 9] 종라~고락셉~칼라파타르 ♪

저산너머. 2008. 7. 11. 14:17

 

 

칼라파타르 정상에서 바라본, 석양빛에 물든 에베레스트.


 

 

 

종라의 히말라야 뷰 롯지.
종라엔 롯지가 두곳 있는데, 이곳은 두곳중 시설이 열악한 곳.


 

배경 하나는(배경만) 기막힌 종라의 화장실.
뒷편이 촐라체 북사면.

 

 

 

너른 분지 지형의 페리체 뒤편으로 아마다블람이 조망된다.

 

 

 

 

 

 

 

 

 고락셉을 향해 걷고 있는 트레커들.


 

 

 

에베레스트는 눕체에 가려 아직 보이지 않는다.


 

 

 고락셉 마을 뒤로 칼라파타르와 푸모리가 보인다.


 

 

칼라파타르 정상 직전의 너덜지대.
칼라파타르는 네팔어로 검은 바위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름 그대로 정상부는 검은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아마다블람.

 




 

♠ 2007.11.17  에베레스트 트레킹 아홉번째날 : 종라 ~ 로부체 ~ 고락셉 ~ 칼라파타르

트레킹 9일째.
오늘은 에베레스트 전망대로 유명한 칼라파타르(Kala Patthar, 5,550m) 아랫 마을인 고락셉(Gorak Shep, 5,147m)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간밤엔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고쿄 리에 오르고, 촐라 패스를 넘느라 많이 지쳤고, 체력도 이미 상당히 떨어진 상태인데, 간밤엔 춥긴 왜그리 춥고,
롯지는 왜 그리 비좁고, 시설은 형편없는지...
'도대체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지?'
좀처럼 잠은 오지 않고, 밤새 온갖 잡념과 짜증이 밀려왔다.

그러나 어쩌랴.
길은 내 앞에 놓여있고, 오늘도 나는 내 길을 걸어야 하는 것을......
그 누구도 대신해 주지 않는 나의 길..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어쨋든 걷고, 또 걸어야 하는 나의 길인 것을..

이런 짜증은 아침에 롯지 밖, 만년설의 설산 한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눈녹듯 사라져버릴 것을 너무도 잘 안다.ㅋㅋ


종라(Dzonglha, 4,860m)에서 로부체(Lobuche, 4,940m) 가는 길 초반은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전망 좋은 길이다.
정면의 페리체(Pheriche, 4,280m)까지는 분지 형태의 지형으로 훤히 트여있고, 그 끝엔 아마다블람이 위압적으로 서있는
풍경을 바라보는 눈맛이 시원하기 그지없다.
오른편 발 아랫쪽의 촐라쵸(Tshola Tsho) 호수는 규모는 고쿄의 두드 포커리보다 크지만, 물빛이 탁해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길은 페리체에서 종라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 부근에서 좌측으로 크게 꺾여 올라간다.

정면 좌측 날렵한 피라미드 형태의 푸모리와 우측의 둔중한 눕체를 바라보며 산허릿길로 한동안 이어지다 계곡으로
떨어지고, 페리체(Pheriche, 4,280m)에서 로부체로 오르는 길과 만나게 된다.
로부체(Lobuche, 4,940m)는 맑은 물이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개울가에 위치한데다, 적당히 넓고, 남향으로 트여 있는
빛이 좋은 곳이라서 여유있게 다리쉼 하기 그만이었다.

로부체에서 고락셉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길이 이어지다, 고락셉에 거의다 도착할 무렵에 엄청난 규목의 빙퇴적물들로
가득한 드넓은 창그리 빙하의 끝단을 통과해야한다.
모레인 사이 사이로 오르내림이 꽤 심해 의외로 힘을 빼게 되는 곳.

이곳에서 한국인 트레커 두분을 만났다.
처음 봤을 때 왠지 한국인 같아 물어보니 역시 한국인이란다.
중국과 티벳을 거쳐 이곳 네팔까지 오면서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을 정확히 구분하는 능력이 생긴것 같다.
일본, 중국 양국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인은 외모나 옷차림이 어딘지 모르게 차이가 있다.
이 두분은 친구 사이인데, 인연이 있었는지 나중에 안나푸르나 트레킹때 포카라에서 다시 만나 트레킹을 함께한 분들이다.

고락셉에 도착해 방을 예약한 후, 일몰 감상을 위해 칼라파타르로 향했다.
칼라파타르 정상은 일반 트레커가 에베레스트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봉우리이고, 솔루쿰부 트레킹 루트상에서 해발
고도가 가장 높은 곳이라서 주변 히말라야 산군의 조망이 좋은 곳이긴 하지만, 고락셉과의 고도차가 400여m나 된다.
워낙 고소인만큼 정상까지 오르기가 결코 쉽지 않은 곳.

실제, 이곳을 오르는 일도 고쿄 리를 오르는 것 만큼이나 힘들었다.
고쿄에서 고쿄 리 오르는 길 보다 약간 짧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

정상을 향해 오르다 올라온 길을 되돌아보니, 히말라야의 눈부신 전망이 한눈에 펼쳐진다.
거봉들의 울창한 숲이다.
고쿄 리 보다는 휠씬 더 가까이에서 거봉들을 바라보기 때문에 그 느낌 또한 상당히 다르다.
고쿄 리의 조망이 멀리서 숲 전체의 파노라마를 본다면 이곳은 가까이서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특히, 정상에서 바라보는, 에베레스트를 비롯한 거봉들의 정상부가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풍경은 너무도 아름다운 풍경
이었다.


해가 완전히 떨어지고, 어둠이 밀려올 무렵 하산을 시작했다.
오르는 것이 어렵지 하산은 특별히 어려울 것이 없다.
잡목 등 거칠게 전혀 없기 때문에 국내산 보다 오히려 더 쉬운 편.
뛰어내려오다시피 롯지로 내려온 뒤 휴식을 취하다 저녁식사를 했다.
창그리 빙하에서 만났던 분들과 한선생님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맥주를 마셨다.

이 높은 세상의 끝과도 같은 곳에서 좋은 분들과 유쾌한 대화를 나누는 밤시간이 너무도 즐겁다.
오늘 이번 트레킹의 최고점인 칼라파타르도 올랐으니, 내일 EBC(Everest Base Camp)만 다녀오면 그야말로 일사천리
내리막길이다.


내일은 아침 일찍 칼라파타르를 다시 오른 뒤, EBC를 다녀올 예정이다.
한선생님과 두 친구분은 EBC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페리체 쪽으로 하산할 예정..
하루, 이틀 정도는 한선생님과 떨어지게 되는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