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bet·Nepal·Himal

[에베레스트 트레킹 7] 고쿄 피크의 장엄한 파노라마 ♪

저산너머. 2008. 7. 3. 00:14

"세상의 꼭대기에서 위대한 히말라야의 파노라마를 바라보다."

 

 

 

 

 

 

 

아침 햇살에 환하게 빛나고 있는 초오유(8,201m).

 

 

좌로부터 에베레스트, 눕체&로체, 마칼루.

 

 

빙하호수인 두드 포커리 호수에 한줄기 빛내림이 시작되고 있다.

 

 

 

 

 

 

에베레스트.

 

 

촐라체와 타보체.

 

 

칼라파타르에서 바라보는 에베레스트는 어떨까?

 

 

고쿄 피크로 올라오고 있는 트레커.
아마 지금 심장이 터질것만 같은 느낌일껄..ㅋㅋ

 

 

   
   


 

 

좌로부터 에베레스트와 로체, 눕체&로체, 마칼루.


 

에베레스트(좌로부터)와 로체, 마칼루, 촐라체로 이어지는 고쿄 리(고쿄 피크)의 장쾌한 파노라마.
자갈 채취장처럼 보이는, 거대한 규모의 응고중바 빙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고, 오른쪽 하단으로 두드 포커리가 내려다 보인다.

 

같이 올라오셨던 한선생님과 텍은 추위와 컨디션 난조 등을 이유로 이미 하산하시고, 나 이외에는 아무도 없는 고쿄 피크 정상에서 
에베레스트와 로체, 마칼루를 배경으로 리모콘샷.

 

 

 

트레킹 일정이 비슷해 자주 부딪히며 낯이 익은 프랑스인.


 

 

길을 버리고, 무작정 두드 포커리 뒷편으로 하산한다.
빙하호인 두드포커리의 환상적이고, 독특한 물빛.

 

 

 

 

고쿄를 출발해 탁낙으로..

 

 

응고중바 빙하 횡단중.

 

 

 

황량한 응고중바 빙하.
고쿄에서 탁낙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런 빙퇴석으로 가득한 빙하지대를 통과해야 한다.
빙하 건너편으로 초오유가 전망된다.

 

 

 

 

 

 

♣ 2007.11.15  에베레스트 트레킹 일곱째날 : 고쿄 ~ 고쿄 피크 ~ 탁낙

고쿄 피크에서 바라보는 파노라마..
그건 세상의 그 어떤 형용사로도 온전한 표현이 불가능한 규모와 밀도의 풍경이었다.
그 거대한 풍경을 앞에 둔 채 온몸엔 소름이 돋고, 머리는 온통 전율로 휩싸였다.
오랜시간 거의 제 정신이 아닌 상태였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세상의 꼭대기에 홀로 서있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나라는 존재를 물끄러미 응시하고 있는 또 다른 내가 있는 듯했다.



고쿄 피크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 3시 40분에 기상.
고쿄(4,750m)에서 고쿄 리(=고쿄 피크, 5,357m)는 약 600여미터의 고도를 높여야 되는 상당히 가파르고 힘든 구간이고,
대략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감기몸살로 고생하고 있는 내 포터 락빠는 롯지에 남겨두고, 한선생님과 텍, 나, 이렇게 셋이서 4시 조금 지난 시각에
숙소를 출발했다.

이른 새벽 깊은 적막 속에 잠겨있는 고쿄를 뒤로 한 채 헤드 랜턴을 비추며, 고쿄 리를 향해 어둠속으로 스며든다.
나무 하나 없는 산비탈길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었다.
밤새 뒤척이느라 숙면을 취하지 못해 머리는 무겁기만 한데, 서서히 허기까지 지기 시작한다.
오르면 오를수록 거칠어지는 호흡, 고소증으로 인해 천근만근 무거운 다리는 한번에 열걸음 조차 떼기 힘들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바람이 얼마나 심해지고, 추운지, 겹겹이 옷을 껴입고, 장갑을 두켤레 껴도 시리기만 한 손..
열걸음쯤 떼고는 잠시 멈춰 호흡을 가다듬고.. 열걸음쯤 떼고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이렇게 고쿄 리 정상까지 오르려니 그만큼 시간도 지체되고, 걸어도 걸어도 도대체 정상이 눈앞에 나타날 줄 모른다.
결국 2시간을 넘긴, 6시 20분에서야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 도착해 허리를 숙인 채 심장이 터질 듯 가쁜 숨을 몰아쉬다 에베레스트 쪽으로 문득 시선을 돌리던 순간...
둔중한 무언가에 머리를 강타당한 듯한, 일순간 머리가 완전히 텅비어버리는 듯한 충격에 휩싸였다.
그 흔한 외마디 탄성 한마디도 내뱉지 못한 채, 그대로 숨이 멎어버릴 것만 같은 먹먹함.....
히말라야!!!
그 장엄하고 눈부신 파노라마가 내 눈앞에 한치의 막힘없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동쪽 멀리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를 비롯해, 로체(8,516m), 마칼루(8,463m)를 비롯한 거봉들이 늘어서
있고, 남쪽으로는 탐세르크(6,618m), 캉데카(6,783), 그 앞쪽으론 촐라체(6,335m), 타보체(6,495m), 북쪽으로는
초오유(8,201m)를 비롯한 6~7천미터급의 이름모를 봉우리들이 빼곡한 풍경..
거봉의 밀림 한가운데 서있는 기분..
마치 세상의 꼭대기에 서 있는 듯한 느낌..

지상에서 이보다 더 웅장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또 있을까?
온몸에 소름이 돋고, 심장은 터질듯 부풀어 오르면서, 정상까지 올라오느라 느꼈던 극심한 피로감은 이미 마비되어
사라지고 없었다.


정상부가 여명의 빛으로 서서히 물들기 시작하더니, 곧 산허리까지 내려오고, 두드 포커리 호수 수면에도 한줄기
빛내림의 향연이 시작된다.
그 신비하고, 오묘한 풍경 속으로 세상의 시간이 그대로 멈춰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쉼없이 몰아치는 바람결에 나부끼는 오색 룽다의 물결~ 물결~~ 물결~~~



그동안 고소증세에 감기몸살 증상으로 고생하셨던 한선생님과 포터 텍은 일찌감치 하산하시고, 홀로 텅빈 고쿄 리
정상에서 거센 바람을 피해 바위 뒷편에 숨은 채 주변 조망을 감상하며 해가 좀 더 높이 떠오르기를 기다렸다.

10시쯤 되어 트레커들이 하나둘 올라올 무렵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정상을 내려섰다.
내려오다보니 두드 포커리 호수 뒷편이 왠지 눈에 들어와 길을 버리고, 호수 뒷쪽을 향해 무작정 사면을 내려갔다.
인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깊고, 고요한 빙하 호수.. 마치 태고의 호수 풍경을 앞에 두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호수 사면을 따라 좁은 길이 이어져있는데, 길을 따라 호수 뒤쪽으로 가면 남체 인근의 타메(Thame)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멋진 호반 길을 따라 숙소로 돌아와 점심식사를 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잘 먹고, 힘을 내야하는데, 입맛은 오히려 그 반대로 간다.
여행 출발부터 배낭 구석에 넣어 두었던, 고소의 낮은 기압 때문에 터질듯 부풀어오른 튜브 고추장을 꺼내 비벼 먹으니
그나마 입맛이 살아나는 듯하다.
점심식사후 짐을 정리하고, 숙식비 정산을 하고나서, 탁낙으로 떠났다.(13:40)


안녕! 고쿄~~~~~


나중에 혹시라도 기회가 된다면 고쿄에서 3~4일 머물면서 코교 리에 올라 일몰과 일출을 감상하고, 호수를 한바퀴 돌아보고,
응고중바 빙하를 따라 멀리 초오유 베이스캠프까지 걸어보고 싶다.




고쿄에서 탁낙 가는 길은 고쿄 제 1호수 부근에서 마체르모 가는 길과 갈라진다.
거대한 규모의 응고중바 빙하를 관통하게 되는데, 끝도 없이 반복되는 지루한 빙퇴석 모레인 지대이다.
빙퇴석 아래쪽 빙하의 흰 얼음 기둥 사이사이로 두드 포커리의 물빛을 닮은 청빙이 인상적이었다.

쉬엄쉬엄 사진도 찍고, 주변 전망과 빙하를 감상하며 걷다보니 두시간쯤 걸려 탁낙(Thangnak, 4,678m)에 도착.
탁낙은 맑은 물이 흐르는 작은 계곡가에 위치한, 롯지가 두어개 있는 작은 마을이다.
고쿄에서 칼라파타르 방면으로 진행할 때, 고쿄에서 곧바로 출발할 경우 해발 5,368m의 촐라 패스를 넘어
종라(Dzonglha, 4,860m)까지 걸어야하는데, 거리도 만만치 않고, 에베레스트 트레킹 루트를 통틀어 가장 험한 구간인만큼,
그 부담감을 다소 완화시키기 위해 선택하는 곳이다.

머리를 감을까해서 개울로 갔는데, 물이 너무 차가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 대충 세수하고 발만 씻었다.
발이 금방 쩍쩍~ 얼어붙는 듯한 느낌..ㅡㅡ
그래도 정말 오래간만에 씻고나니 개운한 느낌이 그나마 살 것 같다.
그동안은 머.. 물티슈로 세수만...ㅎㅎ

세수를 하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무언가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그동안은 트레킹 내내 하루도 예외없이 오전엔 구름 한점 없이 맑고, 깨끗하다 점심 무렵부터 구름이 몰려들어 오후엔 설산을
뒤덮는 날씨의 반복이었는데, 오늘 오후엔 신기하게 구름 한점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런 날씨는 이후 4~5일 정도 계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