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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가장 두려운 두가지

홀로 산행이나 여행을 할때 가장 두렵고, 가능하면 마주치고 싶지 않은 두가지가 있다. 바로 개와 뱀. 둘중 난 뱀보다는 오히려 개가 더 두렵다. 산행 들머리나 날머리의 산아랫마을에서 가끔 개를 마주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넘의 시골개들은 왜그리 텃세가 심한지... 인적이 드문 산동네를 방문해주면 친절하게 길도 안내해주고, 꼬리도 흔들어주면 좀 좋나... 동네밖에선 슬금슬금 눈치보며 도망치기 바쁜 것들이 지네 동네 안에선 왜 그렇게 잡아먹을 듯 사납게 짖어대고, 으르렁대고, 달려들면서 텃세를 부리는건지...ㅡㅡ - 개에 관한 첫번째 사연 예전에 티벳여행 남쵸호수 편에 올린 적 있는 사연.. 네팔 에베레스트 트레킹중 히말라야의 일출풍경을 보려고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에 남체를 출발해 샹보체 파노라마 롯..

&.. 2010.08.13

희박한 공기 속으로

ㅁ 희박한 공기 속으로 (원제 : Into thin air) 존 크라카우어 | 김훈 옮김 1997년 1996년 5월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던 상업등반대에서 12명이 사망한 참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 아니 실화이다. 당시 한 잡지사의 프리랜서 기자로 등반대에 참여했던 저자 존 크라카우어는, 몇 안되는 최종 생존자로서 그가 등반 과정에서 겪은 처절한 경험을 리얼하고,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해수면의 삼분의 일밖에 안되는 에베레스트 정상부의 희박한 공기 속에서 예상하지 못한 급작스런 기상 악화, 사소한 또는 중대한 몇몇 실수, 기타 여러 복잡미묘한 상황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를 비교적(?) 냉철한 시선으로 기술했다. 상업등반대는 산악영화의 소재로 가끔 등장하는 것 같다. 예전에 본 영화 "버티칼 리미트"도 상업..

&.. 2010.08.03

[Poem] 알프레드 D. 수자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알프레드 D. 수자 Dance, like nobody is watching you.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Love, like you've never been hurt.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Sing, like nobody is listening you.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Work, like you don't need money.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Live, like today is the last day to live.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2010.06.30

맛있는 감자 범벅..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도 설악 산행 취소. 혹시나 했던 일기예보는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또 월드컵도 월드컵이고... 뭐.. 얼마전 다녀와서 그런지 지난달처럼 큰 아쉬움은 없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벌써 7월이 다가오는데, 올해들어 정기 산행을 단 한차례도 못했으니 도대체 어찌된건지...ㅡ,.- 시골에서 감자가 택배로 올라왔다. 난 햇감자를 보면 감자범벅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어릴적 이맘때쯤 하지감자를 캐면 어머니께선 항상 감자범벅을 해주시곤 했는데, 참 좋아했었던 기억이 난다. 감자 범벅은 이때가 아니면 별로 맛이 없다. 반드시 캔지 얼마 되지 않은 햇감자로 만들어야... 산행이 급취소된데다, 우루과이전은 아직 멀었고, 날은 꾸물꾸물하고... 집엔 나혼자라서 하릴없이 심심한 시간을 보내다 문득 감..

&.. 2010.06.26

[Poem] 이성부-벽소령 내음

이성부 이 넓은 고개에서는 저절로 퍼질러 앉아 막걸리 한 사발 부침개 한 장 사먹고 남쪽 아래 골짜기 내려다본다 그 사람 내음이 뭉클 올라온다 가슴 뜨거운 젊음들 이끌었던 그 사람의 내음 쫓기며 부대끼며 외로웠던 사람이 이 등성이를 넘나들어 빗점골 죽음과 맞닥뜨려 쓰러져서 그가 입맞추던 그 풀내음이 올라온다 덕평봉 형제봉 세석고원 벽소령 고개까지 온통 그 사람의 내음 철쭉으로 벙글어 견디고 이울다가 내 이토록 숨막힌 사랑 땅에 떨어짐이여 사람은 누구나 다 사라지지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나씩 떨어지지만 무엇을 그리워하여 쓰러지는 일 아름답구나! 그 사람 가던 길 내음 맡으며 나 또한 가는 길 힘이 붙는다

&.. 2010.05.17

[Poem] 백창우-겨울이 오기 전에

백창우 얘야, 겨울이 오기 전에 우리 몇 장의 편지를 쓰자 찬물에 머리를 감고 겨울을 나는 법을 이야기하자 가난한 시인의 새벽노래 하나쯤 떠올리고 눅눅한 가슴에 꽃씨를 심자 얘야, 우린 너무 나쁜 습관처럼 살아왔어 아무리 빨리 달려가도 길은 끝나지 않는데 늘 채워두는 것만큼 불쌍한 일이 어디 있어 이제 숨을 좀 돌리고 다시 생각해보자 큰 것만을 그리느라 소중한 작은 것들을 잃어온 건 아닌지 길은 길과 이어져 서로 만나고 작은 것들의 바로 곁에 큰 것이 서 있는데 우린 바보같이 먼데만 바라봤어 사람 하나를 만나는 일이 바로 온 세상을 만나는 일인데 조그만 나무 한 그루가 온 우주를 떠받치고 있는데 우린 참 멍청했어 술잔에 흐르는 맑은 도랑에 대해 왜 이젠 아무도 말하지 않는 거지 뭐 마주 앉을 시간마저 없..

&.. 2009.11.26

[Poem] 안도현-겨울 숲에서

안도현 참나무 자작나무 마른 잎사귀를 밟으며 첫눈이 내립니다 첫눈이 내리는 날은 왠지 그대가 올 것 같아 나는 겨울 숲에 한 그루 나무로 서서 그대를 기다립니다 그대를 알고부터 나는 기다리는 일이 즐거워졌습니다 이 계절에서 저 계절을 기다리는 헐벗은 나무들도 모두 그래서 사랑에 빠진 것이겠지요 눈이 쌓일수록 가지고 있던 많은 것을 송두리째 버리는 숲을 보며 그대를 사랑하는 동안 내마음 속 헛된 욕심이며 보잘것없는 지식들을 내 삶의 골짜기에 퍼붓기 시작하는 저 숫눈발 속에다 하나 남김없이 묻어야 함을 압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따뜻한 아궁이가 있는 사람들의 마을로 내가 돌아가야 할 길도 지워지고 기다림으로 부르르 몸 떠는 빈 겨울 나무들의 숲으로 그대 올 때는 천지사방 가슴 벅찬 폭설로 오십시오 그때가지 내 ..

&.. 2009.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