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설악산] 백운동

저산너머. 2010. 10. 21. 15:10

곡백운 본류의 첫 암반지대에 도착했습니다. 백운동엔 3곳의 대규모 암반지대가 존재하는데, 두번째 암반지대가 곡백운의 하이라이트.

백운동의 핵심 비경인 두번째 암반지대에 도착했습니다.
 
현재시각 16:03.
너무 늦은 시각에 도착했네요.
적어도 오후 2시쯤엔 통과했어야 되는데...
애초 계획은 귀청에서 하룻밤 머무른뒤 점심때쯤 이곳을 통과하려고 했었는데, 그 넘의 버너 때문에 계획이 수정되는 바람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눈부신 백운동을 제대로 담을 수 없다니 아쉬움이 가득하네요.


그래도 백운동의 암반미는 역시 단연 최고입니다.

멀리 용아릉과 공룡릉이 중첩된 풍경이 조망되는군요.
암반미와 더불어 계곡임에도 특이하게 조망이 좋은 아! 백운동.
계곡 우측에 사람 한명의 실루엣이 보입니다.
백운동 암반에 앉아 조망을 감상하고 있는데, 남녀 커플이 올라오시더군요.
이미 꽤 늦은 시각인데, 한계령으로 하산하신다고.....


계곡엔 짙은 그늘이 들어 사진으론 양쪽 모두를 살리긴 불가능하므로 망원으로 용아와 공룡을 담아봅니다.
사진상 상단 가운데 용아릉 부채바위 오른편 뒤로 중첩되는 암봉이 공룡릉의 1275봉입니다.
쌍폭골 쌍폭 최상단에서도 역시 조망되는 부채바위.


직백운 초입의 직백운과 쌍폭골을 가르는 능선의 암봉도 보입니다.
왼편의 소나무는 용아에서도 뚜렷이 관찰됩니다.
용아에선 백운폭포가 각도상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데, 저 소나무로 백운폭포의 위치를 알 수 있죠.


백운폭포를 지나며...

드넓은 암반을 자랑하는 백운동의 3번째 암반지대인 직백운과 곡백운의 합수점.
너른 암반위에 쉬어가기 참 좋은 곳이죠.
2000년대 중반의 수해로 인해 더 넓어지고, 백옥같은 암반미가 오히려 제대로 살아나게 된 곳.


직백운 합수점 부근의 단풍이 그야말로 초절정이더군요. 조금더 일찍 통과했더라면 더 화사한 단풍빛을 감상할 수 있었을텐데...






♣ 산행 둘째날, 백운동


귀청의 눈시린 조망을 맘껏 눈에 담으면서 사랑스런 귀청의 너덜을 터덜터덜 내려오니, 곧 한계령 삼거리
직전의 백운동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쉬지 않고, 그대로 백운동으로 길을 잇습니다.

아! 백운동.....
단연코 설악에서 제일 좋아하는 계곡.
설악의 어느 계곡과도 비교 불가능한, 희고 넓따란 암반지대가 3군데나 이어지고, 계곡임에도 특이하게 
용아릉과 공룡릉이 중첩되는 눈부신 풍경을 조망하는 눈맛이 압권인 곳이지요.
비정규 루트 중에선 산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래서그런지 비정규임에도 정규 못지않게 점점 더 길이 넓어지고, 뚜렷해지는 것 같더군요.


백운동 주계곡 합수점의 암반지대에 도착.
양파껍질 같은 층층의 암반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예전엔 9월쯤에 이곳에 오면 이 층층의 틈바구니로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수해에 모두 휩쓸려...ㅡㅡ

백운동의 암반위를 걷는 즐거움은 유난스럽습니다.
덕분에 발걸음이 얼마나 가벼운지 골이름 그대로 하얀 구름위를 사뿐사뿐 떠다니는 느낌이네요.


백운동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2번째 암반 지대.
연이어지는 폭포와 소와 담, 넓고 흰 암반위로 흘러내리는 명경지수, 백운동의 암반을 닮은 듯
희고 매끄러운 계곡 주변의 암봉들..
울긋불긋한 가을빛까지 한데 어울려 그려내는,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같은 풍경에 소름이 돋을
지경입니다.
이미 늦은 시각이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참을 머물며 눈과 마음에 한껏 담아봅니다.
두어시간만 일찍 왔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만 가득하더군요.
작년에도 늦은 시각에 통과해서 아쉬웠었는데, 올해도 역시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백운폭 위쪽의 암반위에 한참을 앉아있으니 한쌍의 커플이 올라오십니다.
한계령으로 하산하신다고 하네요.
이미 꽤 늦은 시각이라 부지런히 걸으셔야 겠더군요.

백운폭포 우회로의 위험 구간을 무사히 내려서서 일사천리로 내려가 직백운 합수점에 도착합니다.

"와~~~~~"

저도 모르게 입이 쩍 벌어진 채 다물어지지 않네요.
그야말로 단풍이 초절정입니다.
곧은백운과 굽은백운이 합쳐져 드넓고, 백옥처럼 흰 암반계곡 양안이 울긋불긋 화려하기 그지없는 
가을빛으로 빼곡히 물드니 이 선계와도 같은 풍경을 두고 차마 발길이 떨어지질 않네요.
어차피 이미 늦은 시각..
한참을 더 머물면서 눈에 담습니다.

둥실~둥실~ 두둥실~~
하얀 구름위를 떠다니는 듯하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속세의 구곡담..
어둑어둑한 길을 내려오다 수렴동 대피소에서 초코파이 몇 개 보충한 뒤 영시암으로 길을 잇습니다.
오늘밤은 영시암에서...
원래는 가야동 초입에서 하룻밤 신세질 요량이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야동 초입엔 적당한 터가
있을만한 곳이 떠오르지 않더군요.
오세폭포 갈림길쯤의 계곡가에 혹시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그전 지점에 어두운 시각에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까운 포인트가 있기도 하고...
지난 새벽 추위에 오들오들 떨었던 기억도 결정적으로 한 몫...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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