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k/Sorak_Walking

[설악산] 신선대

저산너머. 2010. 10. 22. 23:44

신선대에서 바라본 공룡능선. 능선엔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강풍이 불어대고, 시계도 극히 불량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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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동 삼거리에서 공가골 상단부를 오르다 뒤돌아보면 이렇게 용아릉 조망이 멋진 곳이 나타납니다.

공룡릉에 도착해 1275봉을 바라봅니다.

범봉과 세존봉(진대봉)도 보이고, 멀리 신선 상봉과 신선봉도 조망되는군요.

신선대. 이제 거의 다 왔네요. 조금만 더 걸어오르면...

신선대.
달리 설명이 필요없는 곳이겠지요?
설악 최고의 뷰포인트.
거대한 암봉들이 중첩된 산악미가 압권인 공룡릉과 천화대, 황철봉, 멀리 북주릉의 신선봉까지 조망되는, 그야말로 설악의 힘을 온전히 느끼게 해주는 곳이죠.


용아릉과 귀때기청봉 방면. 구름사이로 석양빛이 물들어 있네요..

다음날 아침. 전날 저녁보다도 시계가 더 불량한 날이더군요. 카메라에 몇장 담은뒤 곧바로 신선대에서 철수.






♣ 셋째날~넷째날, 공룡릉~신선대


오세암을 출발해 가야동 삼거리 직전에서 공가골로 접어들었습니다.
공가골은 공룡릉의 탈출로나, 반토막 접근로로 이용될 뿐, 특별한 경치는 없는 작은 지계곡입니다.

공가골을 오르면 오를수록 바람이 거세지더군요.
공룡릉 능선 위쪽엔 또 얼마나 강한 강풍이 불어대고 있는건지...

공가골 상단부에서 샘터쪽으로 방향을 틀어 공룡릉 정규등로에 올라섭니다.
능선위엔 발을 옮길 때마다 몸이 휘청거리고, 제대로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더군요.

그래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조망 포인트들을 두루 들러 감상하면서 여유있게 한시간여를 걸어 신선대에 도착.
바람이 점점더 강해지는 느낌이 드네요.
이런 상황에서 능선상에서 하룻밤을 보내야한다는 사실에 잠시 망설이게 됩니다.
그렇지만 예전에도 오늘 못지 않은 바람을 견디었던 적이 있던 터..
오늘밤은 예정대로 신선대.
쉼없이 몰아치는 바람이 얼마나 거센지 자리를 정리하다 침낭이 잦은바위골로 날라갈 뻔한 위기를 겪기도 했네요.


신선대.
저와는 참 인연이 없는 곳입니다.
운해 깔린 공룡릉과 범봉 풍경을 기대하며 적지 않게 찾은 곳인데, 한번도 그런 풍경을 보여준 적이 없는, 저한테는
참 인색한 곳입니다.
항상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거나 아니면 오늘처럼 시계가 극히 불량한 날이거나...

오늘밤은 제 춘추계 침낭으로 버티기엔 무척이나 추운 밤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빵도 거의 다 떨어져가는데다 매일 빵만 먹으니 지겹기도 하고,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느낌...ㅡㅡ;;
빵보다는 차라리 생라면이 땡겨 생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합니다.
아! 그리운 따뜻한 라면 국물이여~~
그 넘의 버너 때문에.. 참 춥고, 배고픈 날들의 연속이로군요.

내일은 천불동으로 하산하다 시계가 좋으면 샛길로 살짝 새 모계곡에 잠시 들른 후 속초로 입성할 예정입니다.
이후의 행선지는 어디일까요?
신선대에서 춥고, 배고프고, 외로운 밤을 보내고 있으니, 어떤 계곡이 추위에 떨지 말고 어서 빨리 자신의 따뜻한
품으로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습니다.

"온다고 한지가 언젠데 자꾸만 아니오니? 지난번에도 온다고 해놓고는 아니오고.. 이번에도 또 아니오니??"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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