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16

[한라산] 어리목~영실~돈내코 ② ♪

♣ 어리목~사제비동산~만세동산~윗세오름 대피소~영실~윗세오름 대피소~평궤대피소~돈내코 조망이 시원한 족은윗세오름 조망대를 내려와 부근에 배낭을 데포해 놓고는 영실을 향해 길을 잇는다. 갈색으로 뒤덮힌 광활한 선작지왓의 풍경. 저 갈색 고원이 연녹빛으로 물들고, 그 위로 점점이 진분홍 철쭉이 만개한 풍경은 또 얼마나 환상적일까? 언젠가 그 날을 기대하며..... 영실로 내려가는 길. 산죽군락을 지나 구상나무 숲지대로 접어들었다. 병풍바위 윗길을 내려오며 내려다보는 풍광 또한 판타스틱하다. 병풍바위. 구름이 거의 다 걷히고 본격적으로 파란 하늘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냥 순순히 사라지기는 아쉬운 듯 마지막 남은 구름들이 온갖 조화를 부린다. 근데, 저 구름의 배후 조종자는 바람이다. 엄청난... 영실기암(오..

[한라산] 어리목~영실~돈내코 ①

♣ 어리목~사제비동산~만세동산~윗세오름 대피소~영실~윗세오름 대피소~평궤대피소~돈내코 남한 최고봉인 한라산의 등산로는 높이나 규모에 비해 아주 단순하다. 한라산 서사면의 어리목과 영실 코스, 동·북사면의 성판악과 관음사 코스, 여기에 수년전 개방된 남사면의 돈내코 코스를 더해 총 5개 코스가 전부이다. 천왕사 석굴암 코스(비정규 구간인 석굴암~고상돈 케룬은 제외)는 엄밀히 말해 등산로라기보다는 사찰 탐방로에 가깝고, 어승생악 코스는 여느 오름 탐방로와 크게 다르지 않으니 둘다 완성된 형태의 정상적인 등산로라고 볼 순 없을 것 같다. 아마도 순상화산의 특성상 육지의 산들과 달리 능선이나 계곡이 제대로 발달되지 않아 산세가 단순한 탓이리라. 오늘은 어리목, 영실, 돈내코 코스를 하루에 끝내는 일정. 어리목을..

[제주도] 중문, 쉬리의 언덕

♣ 중문 쉬리의 언덕 특별한 볼거리가 있을까 싶어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던 곳인데, 탁트인 해안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너른 모래사장과 그 너머로 끝도 없이 펼쳐지는 푸른 바다가 어울리는 풍광에 눈은 물론 마음마저 뻥 뚤리는 느낌이 들었던 곳이다. 지난 이틀동안 무거운 배낭을 매고 마라도를 한바퀴 돌고, 모슬포~송악산, 송악산~산방산까지 걸어온 후유증인지 벌써부터 다리가 천근만근이고, 무릎에도 약간씩 신호가 오는 느낌이다. 내일 한라산을 빡세게 돌아야하는 일정을 앞두고 있는데..... 여행 출발전 최초의 계획은 텐트야영이었는데, 일정이 길다보니 이것저것 추가되는 물품이 많아져 배낭 무게가 이미 장난이 아닌데다 도저히 텐트 들어갈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 결국 출발 전날 텐트를 포기하고는 비박 모드로 급..

[제주도] 산이수동~산방산 ♪

♣ 송악산~산이수동~사계 발자국화석 발견지~사계항~산방산 아침에 송악산 해안 절벽의 진지동굴에서 일출을 감상한 후 산이수동을 출발해 해안 도로를 따라 산방산으로 향한다. 산방산. 성산 일출봉이 제주 동부의 랜드 마크라면 산방산은 서부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겠다. 제주의 여느 오름들과는 생김이 완전히 다른, 사방 어느 곳에서 바라봐도 성채처럼 우뚝 솟은 산세가 특출한 암봉이다. 그 산방산을 반나절 내내 바라보며 걷는 행복감. 이 구간은 산방산과 더불어 아름다운 해안 풍광까지 겸하게 되니 더더욱 감동적이다. 원래 계획은 아침 일찍 송악산에 다시 오른 뒤 점심때쯤 산방산까지 걷고, 오후에 어승생악에 오른 뒤 이동해 석굴암 부근의 노루손이(노루생이)오름까지 오를 예정이었는데, 진지동굴 일출에 시간을 빼앗기는 ..

[제주도] 모슬포~송악산

♣ 모슬포항~올레길 10코스(하모체육공원~대정해수욕장~알뜨르비행장~섯알오름)~송악산 모슬포 여객선 터미널을 빠져나와 홍마트에서 부탄가스와 몇몇 물품을 구입한 뒤 송악산으로 향한다. 모슬포에서 송악산까지 광활한 벌판이 펼쳐져 있다. 굳이 올레길을 따를 생각은 없었는데, 마침 올레길이 홍마트와 하모체육공원 사이길로 나 있었다. 노랗게 만발한 유채꽃, 파란 마늘밭과 감자밭. 드넓게 펼쳐진 벌판, 벌판 너머로 성채처럼 우뚝 솟은 산방산과 송악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들판을 가로지르는 맛이 너무도 상쾌하다. 대정(하모)해수욕장. 아주머니 한분이 무언가를 채취하고 계셔서 다가가 물어보니 보말이라고 하신다. 끓여서 다슬기처럼 빼먹으면 맛있다고... 아주머니도 제주에 정착한지 6개월밖에 안된다고 하신다. 바람이 심하..

[제주도] 마라도

♣ 마라도 끝. 더는 갈 데가 없다. 해남 땅끝 마을에서 느끼던 종류의 뭉클함과 먹먹함이 이곳에서 반복된다. 세월이 흘러 이제 조금은 담담해진... 국토 최남단 바위턱에 걸터앉아 멍하니 바라보는 끝도 없이 펼쳐진 망망대해. 저 푸른 파도를 헤치며 남으로 남으로.. 끝까지 내려가면 어디에 닿을까? 전설의 섬 이어도를 지나 광활한 호주 대륙에 닿을까? 아니면 혹시 파푸아뉴기니의 원주민에 붙잡혀 통베바큐 신세가 되는건 아닐까?ㅎㅎ 제주 여행이 시작되었다. 제주 공항을 빠져나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모슬포행 버스를 갈아탄다. 차창 너머로 펼쳐지는 이국적인 제주의 풍광. 제주엔 벚꽃이 끝물이다. 바람결에 난분분~ 난분분~ 눈꽃처럼 흩날리는 하얀 꽃잎들. 한라산 중산간의 도로를 시원하게 내달리며 바라다보이는, 광활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