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203

[설악산] 영시암

새벽에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이 풍경을 볼때면 항상 마음이 푸근해지는 느낌입니다. 영시암은 절이라기 보다는, 시원한 물 한 잔 마시며, 잠시 다리쉼하기 좋은 곳이라는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아침 일찍 백운동을 출발해 수렴동으로 내려가는데, 날씨가 점점 흐려지는 듯하더니, 대피소에 도착했을 땐 하늘이 심상치 않더군요. 라면과 초코파이를 구입하면서 일기예보를 물어보니 비소식은 따로 없지만... 설악산은 알 수가 없는 곳이랍니다. 이른 아침 대피소엔 등산객이 많지 않았습니다. 수렴 대피소. 예전엔 이곳에 머물면서 용아릉을 타고, 가야동으로 가고, 백운동으로 오르고... 내설악의 베이스캠프 같은 곳이었는데... 공단에서 접수하고, 신축한 이후론 이곳에서 숙박해본 적이 없네요. 아니, 숙박이 쉽지가 않을 것 같습..

Sorak/Sorak_Walking 2010.09.25

[설악산] 직백운동

♣ 용대리 ~ 백담계곡 ~ 수렴동 ~ 용아장성릉 ♣ 구곡담 ~ 쌍폭 ~ 쌍폭골 ♣ 직백운동 ~ 백운동 ♣ 구곡담 ~ 수렴동 ~ 영시암 ♣ 곰골 ~ 마등령 ~ 마등봉 ♣ 마등령 하산로 ~ 비선대 ~ 설악동 쌍폭골 산행을 마치면서 운좋게도 목표로 했던 쌍폭골과 직백운동 사이 능선의 정확한 지점으로 올라섰습니다. 만약 그때 암봉쪽으로 올랐다면 말할 것도 없고, 서북릉으로 올랐어도 고생 꽤나 했겠지요. 서북릉으로 오르게 될 때 가장 두려운 것이 검은 너덜을 뒤덮은 빽빽한 측백나무와 넝쿨식물이 가득한 지대입니다. 서북릉이나 북주릉 등 설악 높은 능선의 햇볕이 아주 잘 드는 남사면을 제외하고는 북사면, 북동사면, 북서사면의 능선 마루 아랫쪽엔 거의 예외없이 너덜을 뒤덮은 키작은 측백나무 밀집 지대가 존재합니다. 서..

Sorak/Sorak_Walking 2010.09.24

[설악산] 쌍폭골 ♬

쌍폭 최상단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폭포 너머의 용아 지릉 뒤로 본릉의 부채바위가 살짝 보이는군요. 용아릉이 단순한 하나의 암릉인 줄 알았는데, 어제 다시 보니 용아는 꽤 길고, 많은 지릉을 거느리고 있더군요. 용아의 지릉도 모두 본릉처럼 험한 암릉인데, 우리가 구곡담을 오가면서 실제 보게 되는 암릉과 암벽은 대부분 용아의 지릉입니다. ♣ 용대리 ~ 백담계곡 ~ 수렴동 ~ 용아장성릉 ♣ 구곡담 ~ 쌍폭 ~ 쌍폭골 ♣ 직백운동 ~ 백운동 ♣ 구곡담 ~ 수렴동 ~ 영시암 ♣ 곰골 ~ 마등령 ~ 마등봉 ♣ 마등령 하산로 ~ 비선대 ~ 설악동 쌍폭골. 그 누구도 감히 범접치 말라는 듯 계곡 입구에 거대한 쌍룡폭포(흔히 쌍폭으로 불리는)가 장승처럼 버티고 있는, 설악에서도 높고 깊숙한 곳에 위치한 원시적인 풍광을..

Sorak/Sorak_Walking 2010.09.24

[설악산] 용아장성릉 ② ♬

용아릉은 상단으로 오르면 오를수록 주변 조망도 좀 더 시원해지고, 규모가 더 크고, 매끈하고, 멋진 암봉들이 나타납니다. 용아장성릉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암봉. ♣ 용대리 ~ 백담계곡 ~ 수렴동 ~ 용아장성릉 ♣ 구곡담 ~ 쌍폭 ~ 쌍폭골 ♣ 직백운동 ~ 백운동 ♣ 구곡담 ~ 수렴동 ~ 영시암 ♣ 곰골 ~ 마등령 ~ 마등봉 ♣ 마등령 하산로 ~ 비선대 ~ 설악동 좌측의 암봉도 용아릉을 가본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기억나실 듯합니다. 용아의 이정표로 삼을 수 있을만큼 매끈한 암벽에 주름이 특징이죠. 예전에 부채바위라고 부르곤 했었던.. 쌍폭 최상단이나 백운동의 백운폭포 상단 암반지대에서 바라보면 이 암봉이 정면으로 조망됩니다. 우측으로 쌍폭의 바위면이 하얗게 빛나고 있군요. 이제 용아릉엔 저 혼자밖..

Sorak/Sorak_Walking 2010.09.23

[설악산] 용아장성릉 ① ♬

♣ 용대리 ~ 백담계곡 ~ 수렴동 ~ 용아장성릉 ♣ 구곡담 ~ 쌍폭 ~ 쌍폭골 ♣ 직백운동 ~ 백운동 ♣ 구곡담 ~ 수렴동 ~ 영시암 ♣ 곰골 ~ 마등령 ~ 마등봉 ♣ 마등령 하산로 ~ 비선대 ~ 설악동 용아장성릉. 도보산행객의 영원한 로망과도 같은 곳. 물론 어려운 곳마다 우회로가 다 있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위험한 상단의 암봉군은 거의 다 우회하긴 하지만 용아릉이 장비없이 갈 수 있는 최후의 능선길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변함이 없을 것이다. 특히 암릉에 익숙치 않은 도보 산행객이나 초보 릿지꾼들에겐 공포의 대상일 수도 있을만큼 험하디 험하고, 길고 긴 암릉길. 그러나 설악의 속성이 그렇듯 그 위험 뒤에 숨겨진, 능선에 도열한 침봉들이 어울려 빚어내는 풍경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곳.. 지금까지..

Sorak/Sorak_Walking 2010.09.23

[설악산] 첫날, 수렴동 가는 길

♣ 용대리 ~ 백담계곡 ~ 수렴동 ~ 용아장성릉 ♣ 구곡담 ~ 쌍폭 ~ 쌍폭골 ♣ 직백운동 ~ 백운동 ♣ 구곡담 ~ 수렴동 ~ 영시암 ♣ 곰골 ~ 마등령 ~ 마등봉 ♣ 마등령 하산로 ~ 비선대 ~ 설악동 2010년 여름. 참 유난스러웠던 계절이었습니다. 8월 한달동안 무려 25일간 비가 내렸다더군요. 8월 산행에서 비를 맞지 않았던 때가 한번도 없었던 것 같네요. 아니, 워낙 날씨가 그 모양이었으니, 아예 산행 출발전부터 비를 감수하고 떠나곤 했었지요. 마치 여름산행에선 강우가 당연한 것이기라도 한 것처럼... 덕분에 비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고, 아직도 눈에 선한 홍천 경수골과 인제 아침가리골 산행도 경험할 수 있었으니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유난스러웠던 여름도 계절의 흐름 앞에..

Sorak/Sorak_Walking 2010.09.21

[설악산] 흑범길, 맹수처럼 사납던.. ③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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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rak/Sorak_Ridge 2010.09.02

[설악산] 흑범길, 맹수처럼 사납던.. ②

배경이 환상적이네요. 흑범의 암릉 뒷편으로 유선대와 장군봉, 울산암이 이어집니다. 비선대에서 올려다볼 때는 그렇게 거대하고, 위압적이던 적벽이 다른 암봉들에 비하면 새끼 손톱만큼 작게 보이는군요. ▒▒▒▒▒▒▒▒▒▒▒▒▒▒▒▒▒▒▒▒▒▒▒▒▒▒▒▒▒▒▒▒▒▒▒▒▒▒▒▒▒▒▒▒▒▒▒▒▒▒▒▒▒▒▒▒▒▒▒▒▒▒▒▒▒▒ 등반 초반 컨디션이 극히 안좋아보이시던 헤이즐럿님. 흑범길 바위 감촉을 느끼시자마자 신기하게도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오시더군요. 역시 설악 체질이신 듯..^^ 대장의 코스 설명이 이어지는 듯합니다. 뭐라는 걸까요? 뭐... 듣지 않아도 뻔합니다. 늘 그렇듯.... "별로 어려운거 없어요. 잡을데 다 있어요." 이젠 암두 안믿습니다. 힝~~~~~~~~~!!!!!!!!!! 넘버원의 뒤를 이어 수직..

Sorak/Sorak_Ridge 2010.09.02

[설악산] 흑범길, 맹수처럼 사납던.. ①

'아~~ 조난.....' 흑범길 3단 직벽 등반 완료 후 마지막 왕관봉을 코앞에 둔 지점. 갑자기 종적이 묘연해져버리는 길. 길을 찾아 헤매는 와중 급작스럽게 퍼붓기 시작하는 세찬 폭우. 폭우에 동반한 매서운 칼바람. 피할 틈도 없이.. 서 있기도 힘든, 그 좁고 가파른 암릉위에서 우리는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한 채, 휘몰아치는 비바람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었다. 젖은 몸속을 파고드는 한기, 사시나무 떨듯 몸이 떨려오면서, 서서히 저체온증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우르릉~~꽝!!!" 문득,, 머리위에서 귀청을 찢을 듯한 굉음. 이번엔 천둥번개다. 비와 바람과 천둥번개가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는, 그야말로 완벽한 조난을 위한 삼중주.....ㅡㅡ 어디 몸하나 숨길데 없는 암릉 꼭대기. 우리들 몸에 주렁주렁 ..

Sorak/Sorak_Ridge 2010.09.01

공간 No.1 --- ③

이 코스의 대표적인 포토 포인트. 멋진 적송 가지 사이로 상중단폭의 하얀 물줄기가 쏟아지고, 하단폭의 일부도 보입니다. 이날은 수량이 풍부한 편이 아니라서 조금은 아쉬웠지만 웅장한 면모는 그대로... 이분은 조만간 중국으로 가실 분이므로 대표로...ㅎㅎ 어떤 분이 이곳에서 '저 소나무는 너머(제 닉이 '저산너머') 소나무다'라고 선언하셨지요. 전 얼릉 속초 등기소에 소나무를 등기했고.. 그래서 앞으로 저 소나무를 배경으로 사진 찍으실 땐 꼬~옥 모델료를 지불해 주셔야합니다. 몰래 찍어오면 된다구요? 저 무시무시한 폭포가 항상 지켜보고 있네요. 글을 쭉 읽으시다보면 아마...ㅋㅋㅋ 조심조심 하단폭 아래 와폭구간을 내려서고 있습니다. 이 구간도 만만치는 않은 곳. 고소공포증이 심하거나 릿지 경험이 전혀 없으..

Sorak/Sorak_Walking 2010.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