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203

[설악산] 용대리에서..

지난주 영동지방에 1m 가량의 폭설이 내리던 날 설악으로 향했다. 어론리까지만해도 전혀 눈이 내리지 않았는데, 신남부터 눈발이 세차게 쏟아지기 시작한다. 인제~원통~용대리~미시령터널.. 속초로 다가갈수록 적설량이 장난이 아니다. 속초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설악동까지 택시로 간신히 들어갔는데, 매표소에서 결국 입산 통제.. 굳이 가려 한다면 우회하면 되겠지만, 적설량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정상적인 산행은 무리였던 듯... 설악동에 80~90cm 가량이면 주릉엔 1m를 훌쩍 넘는 눈이 쌓여있을텐데... 꼭 정상에 올라야 맛인가? 이렇게 폭설 쏟아지는 풍경 속에 엉덩이까지 빠지는 눈속에 포옥 잠겨 있는 맛도 접하기 쉽지 않은 별미이고, 설악 언저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좋은데... C지구 야양장 구석에 자리를..

Sorak/Sorak_Walking 2011.02.21

[설악산] 안산-석황사 ♬

5박 6일간의 산행을 드디어 끝맺음하는 날. 안산 정상에서 오랜시간 휴식을 취하며,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을 맘껏 눈에 담은 후 석황사를 향해 하산을 시작합니다. 능선을 따르며 안산 정상부 암봉들의 멋진 실루엣에 자꾸만 뒤돌아보게 됩니다. 안산 정상에서 20여분을 걸어내려가니 십이선녀탕 하산로가 갈리는 삼거리가 나타나더군요. 삼거리에서 능선길로 보이는 왼쪽길로 무심코 진행하다 왠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주변 지형을 살펴보니 이 능선은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흘러내리는 지릉인 것 같고, 남쪽으로 안산~석황사/모란골 부근으로 길이 이어지는 서북릉의 끝자락이 숲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네요. 왼쪽길은 초반엔 길이 비교적 뚜렷해 보이지만,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흐르는 능선으로 내려가는 산님들은 드물테니 아마 점점 희미해지다 ..

Sorak/Sorak_Walking 2010.10.30

[설악산] 안산의 재발견

설악산 가장 서쪽 구석, 정상부에 검은빛 암봉이 우뚝 솟아있어 설악 어디에서나 뚜렷이 구별되는 안산. 안산 부근은 한계고성을 오르다보면 자연스레 접근하게 되는 곳입니다. 예전에 솜다리를 워낙 좋아해서 3~4년간 봄만 되면 솜다리 찍으러 다니곤 하던 때가 있었는데, 당시에 자주 올랐던 곳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주변만 맴돌았을 뿐 정작 안산 정상은 올라본 기억이 없네요. 산행코스를 구상하다보면 항상 1순위 내지 2순위로 떠오르는 곳이 안산-석황사였는데, 설악의 변두리에 위치한 탓에 다른 코스와의 연계가 애매해져 후순위로 밀리다 번번이 무산되곤 했었지요. 이번에 드디어 아니오니골과 연계로 안산-석황사 루트를 찾아봅니다. 시계는 불량하지만, 아침 노을빛은 참 곱더군요. 가장 뒤쪽 왼편의 산그림자가 소청에서 중..

Sorak/Sorak_Walking 2010.10.28

[설악산] 아니오니골 ②

계곡을 따르던 길은 계곡과 멀어지면서 깊은 협곡 분위기로 바뀌고, 가파른 산허리길을 한참 걸어오르다보면 큰 바위 아래로 이런 석문이 나타납니다. 석문 사이로 햇살이 눈부시네요. 폭포 상단에서 내려다본 풍경. 폭포를 우회하면 갑자기 드넓은 계곡 풍경으로 바뀌고, 지계곡이 하나 나타나는데, 주계곡의 물줄기가 돌더미 아래로 숨어버려 넓은 지대를 횡단하는 이 부근에서 지계곡과 주계곡을 혼동해 자칫 길을 잃을 수도 있겠더군요. 이후 계곡은 별다른 비경이 없는 평범한 계곡으로 바뀝니다. 마른 주계곡의 오른쪽길을 따라 잠시 오르면 다시 물줄기가 나타나고, 평범한 풍경의 계곡을 따라 한참을 오르면 모닥불 흔적이 있는 이런 심마니 모둠터가 나타나더군요. 아래쪽에도 비박터가 있고... 불피우는 건 좋은데, 등산객이라면 흔..

Sorak/Sorak_Walking 2010.10.27

[설악산] 아니오니골 ①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진부령경유 첫차를 탄 후 백담사 입구에서 하차해 아니오니골 입구 마을인 구만동까지 걸어갑니다. 안개 자욱한 새벽 풍경이 운치있어 홀로 걷기 참 좋더군요. 짙은 안개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 설악의 연봉들, 구만동의 가로수들이 한데 어울려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구만교를 건너자마자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지도대로 오른쪽 길을 따라 걸어들어가니 이런 횟집이 하나 나옵니다. 이곳에서 처음엔 계곡쪽으로 접근했는데, 굳이 초입부터 계곡을 따를 이유가 없겠더군요. 횟집 왼쪽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봅니다. 방가로 쪽으로 되돌아나와 방가로 윗쪽 밭둑을 오르니 계곡으로 진입하는 듯한 밭둑길이 이어지고, 곧 이런 제단이 나타납니다.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네요. 왠지 영험할 듯해 잠시 ..

Sorak/Sorak_Walking 2010.10.27

[설악산] 천불동의 가을

♣ 넷째날, 천불동의 가을 시계가 워낙 극악한 날이라서 신선대에서 사진 두어장 찍고는 일찌감치 천불동으로 철수합니다. 천불동! 달리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설악은 물론 우리 산하의 산악미를 대표하는 계곡. 단풍이 곱게 물든 천불동을 시간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여유있게 내려오니 너무 좋더군요. 일요일인데다 단풍 시즌이라서 그런지 아침 이른 시각부터 천불동엔 등산객이 북적북적... 급할 것 없으니 인파에 몸을 맡긴 채 세월아 네월아 내려옵니다. 하산하다 인적없는 계곡에 들어 며칠간 찌든 때를 말끔히 씻어낸 후, 구름같이 하얀 암반에 누워 낮잠 한 숨 넉넉히 때리고 있으니, 몸은 물론 마음마저도 천불동의 고운 가을빛에 붉게 물들어 가는 듯하더군요.

Sorak/Sorak_Walking 2010.10.26

[설악산] 신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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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rak/Sorak_Walking 2010.10.22

[설악산] 오세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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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rak/Sorak_Walking 2010.10.22

[설악산] 滿秋의 내설악 만경대

용아의 침봉들이 도열한 봉정암 부근과 중청. 만경대에선 각도상 봉정암의 침봉들을 대부분 역광이나 사광 상태로 조망할 수 밖에 없는데, 침봉들의 실루엣을 바라볼 때면 항상 신비스런 느낌이 들곤 합니다. 저 침봉들 너머에 혹시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이 있지 않을까하는 공상을... 그 이상향이 봉정암 불국토인가요?ㅎㅎ 만경대에서 대청은 중청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 셋째날, 내설악 만경대 영시암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애초 계획은 가야동으로 산행을 이으려고 했는데, 수렴동 대피소에서...ㅡㅡ;; "지금 어디 가세요?" 이번 산행에서 정말 기대가 컸던 곳인데, 너무 아쉽더군요. 시간계산 착오의 결과입니다. 전날 귀때기골에선 그 시각이 컴컴한 새벽이었는데, 수렴동은 날이 훨씬 일찍 밝아오더군요.ㅎ 귀때기골이 깊긴..

Sorak/Sorak_Walking 2010.10.22

[설악산] 백운동

백운동의 핵심 비경인 두번째 암반지대에 도착했습니다. 현재시각 16:03. 너무 늦은 시각에 도착했네요. 적어도 오후 2시쯤엔 통과했어야 되는데... 애초 계획은 귀청에서 하룻밤 머무른뒤 점심때쯤 이곳을 통과하려고 했었는데, 그 넘의 버너 때문에 계획이 수정되는 바람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눈부신 백운동을 제대로 담을 수 없다니 아쉬움이 가득하네요. 멀리 용아릉과 공룡릉이 중첩된 풍경이 조망되는군요. 암반미와 더불어 계곡임에도 특이하게 조망이 좋은 아! 백운동. 계곡 우측에 사람 한명의 실루엣이 보입니다. 백운동 암반에 앉아 조망을 감상하고 있는데, 남녀 커플이 올라오시더군요. 이미 꽤 늦은 시각인데, 한계령으로 하산하신다고..... 계곡엔 짙은 그늘이 들어 사진으론 양쪽 모두를 살리긴 불가능하므로 ..

Sorak/Sorak_Walking 2010.10.21